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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9.15 16:23: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의약서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이 있다. 세종의 명에 의해 1433년 노중례, 유효통, 박윤덕 등이 편찬했다.

내과·전염병·외과·이비인후과·안과·산부인과·소아과·치과 등 각종 임상을 망라적으로 다루고 있어 종합 의약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향약집성방의 모든 내용이 독창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에 앞서 편찬된 향약제생집성방(鄕藥濟生集成方跋)이라는 의약서를 꽤 많이 인용했다.

향약제생집성방은 권중화, 김사형, 김희선, 조준 등이 지은 것을 제생원(濟生院)에서 편찬했다. 당시 실력자인 권근(權近)이 이 의서의 발문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제생원의 향약집성방은 이 백성에게 혜택을 주기 위하여 지은 것이다. (…) 예천백 권상(權相) 중화仲和)와 더불어 그가 일찍이 저술한 향약방을 가지고 다시 수집을 더하여 전서의 판각을 완성하니, 장차 중외에 반포하고 영원히 전하여, 보는 자로 하여금 모두 그 거주하는 곳에 따라 약을 구할 수 있고, 병중에 따라 치료할 수 있음을 알게 하고…'-<동문선>

찬자 4명중 한 명인 권중화(權仲和·1322∼1408)는 개인적으로 황당한 경험을 한다. 그는 고려의 사신으로 명나라에 들어갔다. 그러나 명나라에서 돌아와 보니 나라가 바뀌어 있었다. 1392년 8월의 일로, 조선이 개국됐다.

'고려의 사은사였던 영복군 왕격과 정당문학 권중화가 중국 서울로부터 돌아와서 말하였다. "황태자가 4월 25일에 세상을 떠나니, 황제가 황태자의 아들 윤문을 세워 황태손으로 삼았습니다"'-<태조실록>

실록이 '고려의 사은사인'이 아닌, '고려의 사은사였던'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때문이다. 태조 이성계는 집권 2년차를 맞으면서 개경의 구귀족을 혁파하기 위해 남쪽으로의 천도를 적극 추진했다.

계룡산 천도는 이때 등장했고, 그 발단은 이성계의 태실을 어디에 설치하느냐로부터 시작됐다. 이때 책임자 위치에 있던 인물이 바로 권중화였다. 그는 태실을 정한 후 계령산 일대의 지도까지 작성, 이를 이성계에게 바쳤다.

'태실 증고사 권중화가 돌아와서 상언하기를, "전라도 진동현(珍同縣)에서 길지를 살펴 찾았습니다" 하면서, 이에 산수형세도를 바치고, 겸하여 양광도(楊廣道) 계룡산의 도읍 지도를 바쳤다.'-<태조실록>

이성계는 계룡산의 지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했다. 태조의 남행이 시작됐다. 중도에 '아내인 현비(顯妃)가 발병했고, 또 황해도와 평안도에 초적(草賊)이 출몰하여 개경이 위험하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이성계는 남행을 감행했다. 이때 왕이 된 이성계가 우리고장 청주를 통과한다. 실록에 청주고을 백성들의 환영 모습이 눈으로 보듯 묘사돼 있다.

'청주에 이르니 목사 진여의(陳汝宜)와 판관 민도생(閔道生) 등이 나례(儺禮)를 갖추어 북교(北郊)에서 맞이하고, 부로(父老)들은 노래를 불러 올리면서 어가(御駕) 앞에 절하였다.'-<태조실록>

권중화는 본래 경상도 예천 사람이나 우리고장과의 인연이 7백년을 훌쩍 뛰어넘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가 지은 향약제생집성방이 음성 한독의약박물관에 보관·전시돼 있다. 보물 제 1235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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