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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8.15 19:16:1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김일손(金馹孫·1464∼1498)이 사관(史官)이 됐고, 이때 스승 김종직의 조의제문을 사초(史草)에 실었다. 이것이 발단이 돼 일어난 것이 조선시대 첫번째 사화인 무오사화(연산군 4년·1498)다.

김종직은 단종을 죽인 수양대군 세조를, 의제(초나라 회왕)를 죽인 항우(項羽·bc232~202)에 비유해 세조를 은근히 비난했다.

스승 김종직의 시신이 무덤에서 꺼내져 부관참시됐고, 사관 김일손은 "파당을 만들고 세조를 무고했다"는 죄로 연산군에 의해 능지처참됐다. 김일손은 성격이 강한 것으로 구전되나 낭만적인 모습도 많이 발견된다. 그가 우리고장 남한강 물길을 따라 내륙여행에 나섰다.

'한 고개를 넘어 단양 지경에 들어서면 장회원이 된다. 그 아래에서 말고삐를 늦추면 점점 아름다운 지경으로 들어가는데, 홀연히 쌓인 돌무더기가 우뚝 솟고 총총한 봉우리가 첩첩이 푸르러 좌우가 아득하고 동서로 현혹되어 아무리 교력(巧歷)이라도 셀 수가 없다.'-<신증동국여지승람>

장회원은 지금의 장회루를 말한다. 이곳에 서면 구담봉, 옥순봉, 단구협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구담봉은 기암이 거북을 닮았다고 해서, 옥순봉은 희고 푸른 바위들이 힘차게 솟아올라 마치 죽순과 같다하여 불여진 이름이다.

단구협(丹丘峽)은 언뜻 와닿지 않는다. 구협은 골짜기의 좁아진 곳이라는 뜻이나, 한자 '붉은 丹' 자는 의외다. 단구협은 본래부터 존재하던 지명이 아닌, 특정인에 의해 작명된 지명이다. 바로 김일손이 지었다.

'내가 그 앞에 말을 세우니 연기와 안개에 길이 희미하여 어렴풋이 도끼 자루 썩힐 생각이 난다. 절경(絶境)이 명칭이 없음을 아깝게 여겨 처음으로 단구협(丹丘峽)이라 이름하였다.'-<〃>

김일손이 단양 경치에 푹 빠졌다. 격찬으로 치닫는다. 특히 정적인 풍경을 동적으로 표현하는 재주가 가히 일품이다. 김일손은 기개뿐만 아니라 문재(文才)도 지닌 인물이었다.

'협(峽)을 거쳐 동쪽으로 가니, 산은 더욱 기이하고 물은 더욱 맑다. 10리를 가다가 협이 다 되어 머리를 돌리자 가인(佳人)을 이별하는 것 같아서 열 걸음에 아홉 번 돌아보았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나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나게 한다. 그의 남한강 여행기는 '화산(花山) 권경유(權景裕) 등은 모두 공자를 배우는 사람이다. 드디어 서로 힘쓰고 또 뒤이어 오르는 자를 영원토록 권면하노라'로 끝을 맺는다.

그의 이번 여행 목적은 권경유의 집을 방문하는데 있었다. 권경유는 우리고장 제천 인물로, 무오사화 때 김일손과 함께 능지처참됐다. 당시 두 사람은 함께 사관으로 근무하던 '직장동료'였다.

다음은 두 사람을 능지처참 시킬 때 연산군이 내뱉는 말이다. 제천에서 지진이 일어난 탓을 두 사람에게 돌린다.

"일손(김일손 지칭) 등을 벨 적에는 백관으로 하여금 가보게 하라. 근일 경상도와 제천(堤川) 등지에서 지진이 일어난 것도 바로 이 무리들 때문에 그런 것이다. (…) 이 무리가 비록 문학이 있다 할지라도 소위가 이러하니, 도리어 학식이 없는 사람만 못하다."-<연산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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