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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7.21 18:12:2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기축옥사(1589·선조22)는 학문적으로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다만 기존의 주장을 따를 경우 주인공 정여립은 모반준비 단계에서 도참사상을 교묘히 이용했다.

'전날에, "목자(木子=李)는 망(亡)하고 전읍(奠邑=鄭)은 흥(興)한다"는 동요가 떠돌아 다녔는데 여립이 이것을 옥판(玉板)에 새겨서 중 의연(義衍)을 시켜 지리산 석굴 속에 감추어 두게 한 후, 뒤에 산 구경 갔다가 우연히 이것을 얻은 것처럼 꾸몄다.'-<연려실기술>

그는 계룡산을 구경하고 어느 폐암(廢庵·중없는 절)에서 시 한 수를 지어 벽에 붙여놓기도 했다. 정감록은 '이씨의 한양 도읍 몇백 년 다음에는 정씨의 계룡산(鷄龍山) 도읍 몇백 년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정여립은 이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도 정씨 성을 가졌다. 다음은 그 문제의 시다.

'남쪽 나라 두루 다녔더니( 客行南國遍) / 계룡산에서 눈이 처음 밝도다(鷄岳眼初明) / 뛰는 말이 채찍에 놀란 형세요(躍馬驚鞭勢) / 고개 돌린 용이 조산(祖山)을 돌아보는 형국이니(回龍顧祖形) / 아름다운 기운이 모였고(蔥蔥佳氣合) / 상서로운 구름이 나도다(··瑞雲生) / 무기(戊己) 양년에 좋은 운수가 열릴 것이니(戊己開亨運) / 태평 세월을 이룩하기 무엇이 어려우리요(何難致太平)'-<〃>

계룡산은 산세가 톱니 모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그 이름도 닭벼슬을 뜻하는 계룡이다. 그러나 정여립은 '뛰는 말이 채찍에 놀란 형세'라고 표현했다. 정적인 풍경을 동적으로 환치하는 문재(文才)가 일품이다.

정여립은 달아나다 자결했지만 후속 수사는 무려 2년 동안 진행됐다. 그 결과, 동인 1천여명이 귀양가거나 처형되는 등 집단적인 화를 입었다. 기축옥사에 대한 선조 임금의 반응이 신경질에 가깝다.

"영중추부사 노수신은 정원에 재직하던 갑신년에 어진 선비를 추천하라는 명을 받고 김우옹·이발·백유양·정여립 등을 추천했다. 이 추천서를 펴보니 나도 모르게 머리털이 곤두선다. (…) 국가의 흥망에 관계되는 바인 만큼 대신을 엄호하여 덮어줄 수는 없다"-<선조실록>

노수신은 충주 인물이고, 김우옹은 청주와 어느 정도 연고를 갖고 있다. 그러나 왠지 정여립과 함께 거명됐다는 것이 불안하다. 결국 노수신은 정여립을 천거했다는 이유로, 그리고 김우옹은 정여립과 조식 밑에서 동문수학했다는 이유로 둘 모두 귀양가야 했다.

'김우옹을 특명으로 회령에 귀양보내고 전교하기를, "우옹은 여립과 극히 친밀하여 결탁하고서 (…) 그 정상이 마치 쥐새끼와 같다. 함경도 육진지방으로 정배하라" 하였다.'<연려실기술>

그는 1592년 임진왜란으로 유배지에서 사면됐고, 그 귀로에 조헌을 만났다. 이때 김우옹은 "공론(公論)은 뒷세상에 가서 정해질 것이다. 어찌 한 때의 형벌을 겁낼 것인가"라는 말을 한 것으로 연려실기술은 적었다.

그는 고령으로 사직하고 인천에서 한거하다 이듬해 청주로 이주, 우리고장에서 죽었다. 그의 위패가 상당구 월오동 봉계서원에 봉안돼 있었다. 그러나 흥선대원군 때 훼철된 후 지금은 주춧돌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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