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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3.21 18:09:3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윤기윤

前 산소마을 편집장

현재 우리나라의 바둑실력은 중국과 더불어 세계 최강을 자랑한다. 하지만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 최강은 일본이었다. 20년이란 기간에 우리나라의 바둑 실력을 빠른 시간 내에 급성장 시킨 인물은 바로 조치훈과 조훈현이었다. 조치훈이 1983년 일본의 3대 바둑타이틀을 휩쓸어 우리나라의 바둑 붐에 일조했다면, 조훈현은 일본에서 배운 선진바둑을 한국에 전수해준 이였다. 그 당시 조치훈의 스승은 기타니 9단이었고, 조훈현의 스승은 세고에 9단이었다. 두 스승은 일본의 바둑계를 호령하는 양대 산맥이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조치훈의 스승인 기타니 9단은 제자들을 수없이 길러낸 반면, 조훈현의 스승 세고에 9단은 조훈현 한 명만 마지막 제자로 거두어 들였다. 세고에 9단은 유일한 낙은 제자 조훈현을 데리고 맞수인 기타니 도장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세고에 9단은 기타니 도장의 제자들과 조훈현을 대국 시키며 실전을 익히게 했다. 스승 세고에 9단의 지도 덕에 조훈현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그러던 와중 제자 조훈현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한국으로 귀국하자, 세고에 9단은 삶의 의욕을 잃고 그만 세상을 떠나버렸다.

일본의 바둑은 바둑을 예(禮)와 도(道)의 차원으로 승화시킨 나라였다. 오죽하면 '바둑의 미학(美學)'이란 말도 나왔을까. 그만큼 스승과 제자와의 관계는 절대적이었다. 조훈현은 한국에서 불세출의 천재 이창호를 제자로 키워냈다. 또한 조훈현과 수많은 대국을 통해 한국기사들은 넘을 수 없었던 바둑의 경계를 넘어섰다. 한국바둑계는 일본의 선진바둑을 받아들이면서 특유의 생명력을 접목, 새로운 한국바둑을 만들어갔다. 그렇게 성장한 한국기사들은 너도나도 어린 학생들을 발굴하여 연구생 중심으로 육성해나갔다. 연구생들 간의 치열한 무한 경쟁을 통해 배출된 어린 기사들은 컴퓨터처럼 계산력이 탁월했다. 덕분에 인생의 멋과 낭만이 스며있던 '바둑의 미학'은 유명무실해져 버렸다.

현재 한국랭킹 30위 안에 40대 이상 프로기사는 조훈현 기사(29위)가 유일하다. 거의 10대 후반에서 20대 나이의 기사가 타이틀을 휩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제 바둑은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담아내는 그릇이 아니라, 컴퓨터처럼 수치를 입력해 목표 값을 찾아내는 수리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TV 해설가도 나이 든 기사는 이제 찾아 볼 수 없다. 오랜 인생의 경험을 통해 바둑의 이론과 접목해서 구수한 입담을 풀어놓던 노(老) 고수들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얼마 전 한국랭킹 2위 최철한(26) 9단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스릴이 좋다. 위험한 돌을 살리면 상대는 잡으러 오고 그때 승기를 잡을 수 있기에 살리는 쪽을 택한다."라고 말한다. 기원마다 걸려있는 '위기십결(圍碁十訣)'중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는 '사소취대(捨小取大)'도 이제 바꿔야 할 판이다. 바둑이 인생의 축소판이란 말도 이제 옛 말이 되어버렸다. 멋과 낭만은 사라지고 승부만 남아있는 세계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그렇다고 일본의 '바둑 미학'만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른과 스승이 사라져버린 바둑 세상이 씁쓸할 뿐이다. 바둑이 이제 예와 도의 차원이 아니라, 스포츠로 규정되어 버린 까닭을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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