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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설 풍경

"남한에서 맞는 첫 번째 설… 가족이 그리워"
관절염·당뇨병 탓에 고된 생활
중국에 두고 온 남편생각 '간절'

  • 웹출고시간2011.01.31 19:42:5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새터민 이옥금(가명)씨가 중국에 두고 온 남편의 사진을 쓸쓸히 바라보고 있다.

ⓒ 임장규기자
"벌써 설이네요. 남편은 어떻게 지내는지…."

지난해 7월부터 청주시민이 된 새터민 이옥금(여·50·가명)씨. 그녀의 소원은 하나다. 통일 같은 거창한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가족과 명절을 보낼 수만 있다면….

설이 다가올수록 중국에 남겨두고 온 조선족 남편 정모(50)씨가 사무치게 그립다. 둘은 중국에서 만나 5년을 같이 살았다. "남편이 남한 행을 심하게 말렸어요. 붙잡힐까봐. 밤에 도망치듯 나왔는데, 인사를 못한 게 마음에 걸리네요."

이 씨는 지난 1999년 처음으로 북한을 탈출했다. 잡혀 죽으나 굶어죽으나 매한가지였다. 90년대 중반 이후 극심한 식량난을 견디기 어려웠다. 그녀가 살던 함경북도는 뼈와 살을 에는 강추위까지 겹쳤다.

설 풍경은 갈수록 삭막해졌다. "설 음식이라곤 만둣국이 전부였어요. 만두 속은 밭과 들판에서 뜯은 배추·풀로 채웠죠." 배라도 고프면 인정(人情)이라도 느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통행증이 없는 친척들은 한 집에 모일 수 없었다.

이 씨의 부모는 건강 악화로 지난 1998년 숨졌다. 북의 남편과는 사이가 멀어졌다. 자식도 없이 외롭게 지내던 이 씨는 결국 탈북을 감행했다.

중국 생활은 처절했다. 공안과 북한 탈북자 체포조의 눈을 피해가며 숨어 지냈다. 탈북자 신분을 눈치 챈 한족(漢族)들은 그녀를 마구 부렸다. 하루 종일 그들의 밭을 매고 끼니만 채웠다.

이마저도 사치였을까. 그녀는 탈북 4년 만인 지난 2003년, 중국 공안에 발각돼 북으로 압송됐다. 밀고한 한족은 땔나무 한 다발을 받았다.

8개월 동안의 수용소 생활은 지옥 같았다. 온갖 고문과 노동에 시달렸다. 북의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포자기 심정으로 이듬해 두만강을 다시 건넜죠. 그러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난 거에요."

하지만 불안감은 더 커졌다. 당시 북한은 두 번 이상 탈북한 사람을 무조건 사형했다. 예외는 없었다. 붙잡힌다면 그녀 역시 목숨을 보장하기 어려웠다.

남한 행을 택했다. 남편에겐 미안했지만 일단 살고 봐야 했다. 지난 2009년 크리스마스 이브, 남편 몰래 집을 나왔다. 이듬에 2월 방콕을 거쳐 남한에 입국했다. '자유다'.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기대와 달랐다. 남한에서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에서 생긴 무릎관절염 탓에 직장생활을 할 수 없었다. 그 사이 지병인 당뇨병은 점점 악화됐다.

이 씨는 생활보호대상급여 40여만원으로 한 달을 꾸린다. 약값과 방세만 30여만원이다. 자유는 얻었지만, 돈의 구속을 받았다.

그녀는 중국에 남겨둔 남편을 '혼인초청' 형식으로 데려오길 바란다. 남편도 남한 행을 바라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수백만원이 든다. 절차도 복잡하다. 이 씨가 감당하기 벅찬 부분이다.

3일은 그녀가 남한에서 맞는 첫 번째 설이다. 알고 지내는 새터민들과 떡국을 끓여 먹을 생각이다. 그래도 빈 가슴은 채워지지 않는다. "원래 명절은 가족과 보내는 거잖아요. 내년 설에는 남편과 꼭 보내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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