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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2.21 16:26: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송년회 술자리가 잦아지고 있다. 이런 술자리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이른바 '건배사(乾杯辭)다. 건배(乾杯)는 잔을 말린다는 뜻으로 잔을 비우자라는 청유형 언사다. 중국어로는 '깐뻬이'로 발음한다. 건배는 서양에서 비롯되었다. 유목민들이 이곳저곳을 떠돌며 낯선 사람과 만나 술을 마시려면 술잔에 혹시 독(毒)이 들어있지 안 나를 함께 마시는 건배를 통해 확인했다.

영어로는 가장 흔히 쓰이는 건배사가 원샷(One Shot)이고 기분을 내라는 치어 업(Cheer Up, Ceers), 바닥을 비우라는 바틈 업(Bottoms Up), 토스트 빵 조각을 술잔 바닥에 띄워 술맛을 냈다는 토스트(Toast)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애수(哀愁)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상영된 추억의 명화 '워털루 브리지'에서 남녀 주인공인 로버트 테일러와 비비안 리는 공습을 피해 들어간 퍼브(Pub)에서 이런 건배사를 주고받는다.

독일에서는 프로스트(Prost, Prosit).이라고 한다. 잔을 눈높이까지 들었다가 왼쪽 가슴에 대고서 상대방을 바라보며 술잔을 다시 눈높이로 가져갔다가 마시는 동작이다. 프랑스에서는 '당신의 건강을 위해'라는 뜻으로 '아보뜨르 상떼'(Avotre Sant)를 외친다. 아프리카의 스와힐리어로는 '하쿠니/마타타'라고 하는데 이는 '괜찮아, 걱정하지 마'라는 뜻으로 영화 '라이언 킹'에 등장한다.

여러 송년 모임에서 건배사가 길면 재미없고 분위기가 썰렁해진다. 건배사는 되도록 짧아야 하고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위트가 있어야 인기를 끈다. 그전에는 '진달래'(진실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하여), '얼씨구절씨구 지화자 좋다' 등의 건배사가 흥미를 끌었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건배사는 진화하고 수많은 변종을 생산해 낸다. 숫제 논문을 쓸 정도로 건배사가 많아졌으며 인기 있는 건배사가 인터넷 공간을 나돈다.

청주 일원에서는 박영수 딩아돌하 이사장이 자칭 타칭 건배사의 일인자다. 그는 끊임없이 건배사를 확대 재생산해 낸다. 시 전문계간지 '딩아돌하'이사장을 맡으며 거기에 걸맞는 건배사를 만들어냈다. 건배 제의자가 '딩아돌하'하고 선창을 하면 모인 사람들이 '얼쑤얼쑤'하고 화답을 하는 형식이다. 선창자가 '건'하고 매기면 참석자들이 손바닥으로 배(복부)를 쓰다듬으며 '배'하고 답하는 형식도 있는데 간단하기는 하나 좀 썰렁하다.

건배사는 모임의 형식과 취향에 맞아야 인기를 끈다. 모임의 성격에 맞지 않는 건배사를 제안하면 오히려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얼마 전까지는 '개나발'(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등이 유행했는데 어감이 좀 그렇다. 어떤 건배사는 외설스럽고 민망할 때도 있지만 대다수 건배사는 건전하고 짧은 멘트로 분위기를 돋운다. 최근에는 '마당발'(마주앉은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고 감사'(고생했소, 감사하오, 사랑하오), '변사또'(변함 없는 사랑으로 또 만나자) 등이 유행하고 있다.

노년층에서는 단연 '구구팔팔 이삼사'(9988 234: 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이틀만 앓고 사흘째 죽자)가 인기를 끈다. 이 건배사는 노년층 건배사의 고전이다. '재건축'은 '재미나고 건강하게 축복받으며 삽시다'라는 뜻이 있다. 이외에도 건배사는 수두룩하다. '해당화'(해가 갈수록 당당하게 화려하게)', '나가자'(나라와 가정과 자신을 위하여), '사우나'(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오징어'(오래도록 징그럽게 어울리자), '주경 야독'(낮에는 약하게 밤에는 독하게 마시자) 등이 있다.

'보나성'은 '보다 낳은 성생활을 위해'라는 뜻으로 다소 외설스럽지만 건강한 에로티시즘으로 해석한다면 그리 흉할 것도 없다. 동창회 모임에서는 '반갑다'하고 선창하면 '친구야'로 화답하는 건배사가 분위기에 어울린다. 최근에는 '오바마' 시리즈가 인기를 끈다. '오빠가 바라다 주면 많이 마실게' '오케이 바라지 말고 마크해' 정도로 해석하는데 어느 사회단체 인사가 '오빠 바라보지만 말고 마음대로 해'했다가 분위기가 썰렁해 졌다. 건배사는 순간 웃어넘기는 것이지만 정도를 넘으면 오히려 분위기를 깬다. 분수에 맞는 음주와 분위기에 맞는 건배사를 택해야 할 것이다. 건배가 있는 송년회 풍경, 그 건전하고 발전적인 건배사가 이뤄지는 새해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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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