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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0.06 17:57:5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전복

어린이재단 초록우산 충북지역본부장

나의 부덕함으로 인하여 아이 둘을 초등학교에 보내고 6년 가까이 학교에 찾아가 보지 못 해 늘 아이들로부터 자식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소릴 많이 들어 큰 아이의 마지막 초등학교 시절 가을 운동회는 꼭! 참석하리라는 약속을 하였다. 드디어 가을 운동회 날이 왔다. 학교 운동장에는 만국기가 펄럭이고, 흰색 상의와 청바지를 입고 청군, 백군으로 나뉘어 목이 쉬어라 외치는 아이들, 무엇인가· 에 해방된 느낌인지 어떤 아이들은 혼자서 춤을 추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동심의 세계에 온 것 같아 너무 좋았다. 2시간 여 동안 운동회를 지켜보면서 문득 30년 전 나의 철부지 시절 가을 운동회가 떠올랐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은 청군, 백군으로 나뉘어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응원하는 모습, 달리기하여 1등한 친구는 손에 도장을 찍어주고, 학부모와 함께 손잡고 게임하는 등의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특히, 운동회의 최고의 이벤트인 계주 또한 세월이 흘러도 없어지지 않고 우리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아쉬운 것은 30년 전에는 운동회가 아침부터 저녁시간 가까이 진행되다 보니 점심시간에 학교 운동장 근처에 모여 먼지를 벗삼아 엄마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정을 나누었고, 선생님께는 특별하지는 않지만 집에서 흔히 먹기 힘든 계란말이, 김밥, 음료수 등을 드렸다. 한마디로 가을 운동회는 지역주민들의 한마당 잔치였다. 운동회가 끝나면 여유있는 가정의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자장면 한 그릇으로 가족회식을 하기도 하였다. 자장면 한 그릇 먹을 경제력이 없던 나는 자장면 먹으로 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부러워 하며 하늘을 쳐다보며 눈시울 닦고 했던 기억이 난다.

30년전이나 현재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은 가을 운동회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똑같은 것 같다. 사회복지사로 현장에서 근무할 때 한 아이는 유난히도 운동회를 싫어 했다. 반에서 계주 선수로 선발된 자신을 응원해 줄 엄마도, 맛있는 김밥을 사먹을 돈도 없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운동회 날 누구와 함께 올지 고민하다 사회복지사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부탁을 했다. "선생님, 운동회에 와 주시면 안 되나요· 엄마도 계시지 않는데.... 낡고 까만 운동화를 신고 운동장을 달릴 생각을 하니 눈물부터 나요... 선생님 안 오시면 저 결석 할래요." 한 아이의 부탁을 받은 사회복지사는 하얀 운동화와 김밥을 사서 그날 하루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아이에게 처음으로 행복한 가을 운동회를 선물했다.

지금도 가을 운동회를 걱정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새 운동화를 신고 현재의 슬픔을 잠시 잊고 미래를 향해 열심히 달릴 수 있도록 희망 운동화를 선물해보면 어떨까· 아이들의 하얀 마음과 같은 흰색 운동화를 통해 30년전 우리들의 아름다운 운동회 그 추억을 선물해 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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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