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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7.08 18:37:1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921년 출간된 현진건의 '술권하는사회'에는 일제강점기 지식인의 고뇌가 잘그려져 있다. 동경유학까지 마치고 왔지만 마땅한 일거리 없이 술로서 세월을 보내는 남편은 아내의 타박에도 자신이 술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사회의 탓으로 돌렸다. 참다 못한 아내는 어느날 만취해 돌아온 주정뱅이 남편을 향해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 고"라고 중얼거리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남편은 인텔리인 자신이 일제식민치하에서 적응할 수 없었던 현실을 개탄하면서 술로서 울분을 달랠 수 밖에 없다고 절규한다.

이처럼 소설속에 비친 술은 삶의 애환을 달래는 술이었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그 고비고비마다 술은 인생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흔한 말로 좋아서 한잔하고 기분 나빠서 한잔, 또 화나서 한잔, 기분좋다고 한잔 하는 것이 술이다.

삶의 여백을 촉촉히 적셔온 술은 그래서 인생의 벗이라고 예찬하는 사람도 있다.

몇년전 유명 연예인이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펼친 술 예찬론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는 "세상에 술만큼 좋은 친구란 없다. 때론 슬픔도 잠시나마 잊게 해주고, 기쁠땐 더 기쁘게 해준다. 또 어떨땐 보고싶은 사람의 얼굴을 살짝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게 내속으로 들어간 술은 또 내가 보고 싶다면 다시나와서 얼굴을 보여준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청소년 여러분 좋은 친구란 반드시 만나야 할 시간과 장소가 있다. 너무 일찍만나면 좋을 수도 있지만 해가 될수도 있다. 바로 술이 그렇다"고 말했다.

의미를 새길수록 공감이 되는 술예찬론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삶과 함께 온 우리의 음주문화는 이상 야릇한 음주 문화로 변질되고 있다.

인생의 반려자로서 즐기기 위한 술이 아니라 술과 사생결단이라도 낼 듯 전쟁을 하는 것이 요즘의 술문화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모든 것이 속전속결로 끝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술문화도 그렇게 변질된 것인지는 몰라도 요즘의 술문화는 도대체 이해가 되질 않는다.

폭탄주도 모자라서 일명 '상끌이주'니 '딩동댕주'니 하는 이름도 생소한 주법이 난무하고 있다.

폭탄주가 돌아가는 주석에서는 으레껏 술잘마시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고, 술을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들러리가 되는 이상한 술풍토가 생겼고, 그러한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만연돼 있다.

이처럼 과시적인 기성세대의 술문화는 그대로 젊은층에 유입돼 각종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는 지경에 달했다.

얼마전 괴산경찰서는 지난 4월 말 충북 증평군의 한 대학 환영식에서 술을 마신 뒤 숨진 채로 발견된 새내기 여대생 사망사건과 관련, 술을 강요한 학생 5명을 불구속 입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경찰은 대학생들이 동료 학생이나 새내기 후배들에게 술을 강요하는 등의 피해를 주는 음주문화의 폐해에 대해 형사처벌키로 한 것이다. 사건발생후 2개월이 넘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경찰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자유의사에 반해 술을 억지로 마시게 했다면 몰라도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술을 권한 것이 과연 처벌 대상이냐 하는 법적인 판단이 남아있지만 젊은 세대들의 비뚤어진 음주문화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경찰이 확고한 의지가 엿보인다.

비단 대학생들의 음주사고는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해마다 신입생환영회나 MT 등에서 과다한 음주로 인해 아까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비일비재했다. 그럴때마다 젊은세대의 잘못된 음주문화를 지탄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언제나 그 순간일뿐 해마다 악순환의 고리는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잘못된 음주문화를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짧은 생각이지만 각종 예법을 가르치는 기관 등에서 주도에 대한 예의도 지도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예부터 술은 아버지한테 배워야 탈이 없다는 말이 있다. 술과 관련된 예법에 대해 충분한 사전교육을 받는다면 그릇된 음주문화를 바로 잡고, 안타깝게 생명을 잃는 경우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아울러 술에 대해 지나치게 관용적인 사회적인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 술에 취해 한 행동에 대해 단순히 '술 먹고 한 것인데…'하는 관용적인 태도는 잘못된 술문화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점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한다.

인간사에서 술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 술을 삶의 윤활유로 삼자. 이 땅의 애주가 여러분, 더이상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 고"라는 소설속의 독설은 듣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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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