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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6.15 18:10:2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붉은 악마(Red Devils)가 다시 돌아왔다. 2002한일월드컵을 계기로 태동한 '붉은 악마' 응원단은 어느덧 한국 응원단의 대명사로 불린다. 지난 12일 밤,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2010월드컵 첫 경기에서 태극전사들은 당초 우려를 잠재우기라도 하는 듯 유럽의 강호 그리스를 2대0으로 통쾌하게 물리치고 목표치인 16강으로 순항하고 있다. 이정수에 이은 박지성의 골이 터지자 TV를 시청하던 한국 국민들은 초 여름밤의 더위도 잊은 채 환호했다.

현지로 간 붉은 악마 응원단은 경기장을 붉은 물결과 함성으로 물들였고, 서울 광장, 청주종합운동장 등 전국 곳곳에서도 100만여 명에 달하는 응원단이 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4년 전, 월드컵 당시 나는 길거리 응원전에 나섰다가 승용차가 망가지는 낭패를 당했다. 환호하는 응원단이 승용차 위로 마구 올라갔다. 말릴 새도 없었고, 결국 차는 깡통이 되었다. 차량 수리비가 솔찮았지만 쓴 웃음으로 넘길 수밖에 없었다.

온 몸 곳곳을 태극기로 치장하고 두 손가락을 치켜들며 외치는 "대~한민국"이나 "오~필승 코리아"는 붉은 악마 응원단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고, 그런 모습은 해외로 퍼져나가며 응원전의 한 트렌드가 되었다. 이제는 월드컵 못지않게 붉은 악마들의 거리 응원전이 볼거리의 기쁨을 국민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2002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은 4강 진입이라는 신화를 일궈냈지만 기실 이것보다도 더 값진 것은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 · 붉은색 기피증)를 극복해냈다는 점이다.

우리는 냉전시대에 그 열정의 색깔을 공산국가에 빼앗겨 빨간색을 사용하는데 위축되거나 그 기피증의 미로를 헤맸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에도 청군, 홍군 하지 않고 청군, 백군으로 나눴다. 청군에 상응하는 팀을 색깔로 보면 마땅히 홍군이어야 하는데 홍군은 '홍위병'이나 '붉은 군대', 즉 '빨갱이'를 연상케 함으로 이를 쓰지 않고 엉뚱하게도 백군이라 불렀다. 백군에 상응하는 팀이라면 청군이 아니라 흑군으로 불러야 맞지 않은가. 레드 콤플렉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상점의 간판이나 플래카드에도 과도한 붉은색은 쓰지 못하게 했다.

사실 빨간색은 청동기 시대부터 널리 써온 우리 고유의 색깔이다. 청동기 시대 대표적인 유물인 고인돌을 발굴해 보면 무덤방에 마사토류의 붉은 흙을 뿌려 놓은 점이 발견된다. 이 붉은 흙은 영생(永生)과 벽사(·邪·사악한 것을 물리침)를 의미하는 주술적 행위의 흔적이다. 제천 황석리, 충주 조동리 청동기 유적에서는 토기의 표면에 붉은 유약을 바른 '붉은 간토기(紅陶)가 출토되었는데 이도 비슷한 의미이다. 역사시대에도 붉은색은 같은 의미를 띠며 생활주변에서 자주 등장했다.

사내아이를 낳으면 청솔가지와 붉은 고추를 새끼에 달아 금줄을 쳤다. 동지팥죽을 해먹는 다든지, 팥죽을 집안 곳곳에 뿌리는 행위 또한 사악한 것의 범접을 막는다는 뜻이다. 가정에서 장독대는 신성한 공간이다. 장을 담그며 붉은 고추를 띠우는 것은 우선 장맛에 있지만 이런 주술적 의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장독 주변에는 맨드라미나 채송화, 봉숭아 등 붉은 꽃잎 계통의 꽃을 심었는데 이는 주술적 의미와 더불어 뱀의 침입을 막는 효과도 노린 것이다. 산행을 할 때에 붉은색 계통의 옷을 입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며 부적의 글씨를 붉은 색으로 쓰는 것 또한 악귀의 접근을 차단하는 주술적 효과가 있다. 납량영화에서도 귀신을 가둘 때는 붉은 글씨의 부적을 써서 봉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즉 퇴마록의 단골 메뉴가 붉은 색 부적이었다.

음양오행에서 오방색은 빨강, 파랑, 흰색, 흑색, 황색을 일컫는다. 파랑(木)은 동쪽이고, 흰색(金)은 서쪽이며 빨강(火)은 남쪽이고 흑색(水)은 북쪽, 한 가운데는 황색(土)이다. 황색은 곧 황제를 의미하므로 황제 외에는 이 색깔로 옷도 못해 입었다. 빨강은 만물이 무성한 남쪽을 의미하면서 태양, 불, 생성, 창조, 정열, 애정, 적극성, 벽사 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때마침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곳이 지구의 남쪽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먼 남쪽에서 정열의 킥으로 16강, 8강, 4강의 고지를 필히 오르길 바란다. 태극전사와 더불어 붉은 악마 응원단의 함성 또한 지축을 울리며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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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