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다운 풀이 헤진 짚신에 파고 드는데/ 날 개이니 풍경이 청량하여라/ 들꽃에는 벌이 와서 꽃잎에 입 맞추고/ 살찐 고사리에 비 내려 향길 더하네/ 멀리 바라보니 산하는 웅장하고/ 높이 오르니 의기는 드높아라/ 사양말고 저녁내 바라보시게/ 내일이면 바로 남방으로 떠나갈 것 일세"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金時習). 세조가 단종을 밀어내고 왕위를 찬탈하자 반미치광이가 되어 세상을 조롱하며 전국팔도를 유랑하던 그가 청주에 와서는 비로소 마음을 열었나보다. 상당산성에 이르러 청풍에 취하고 명월에 반해 '유산성(遊山城)'이라는 시를 남겼다. 사적 제 212호로 지정된 상당산성에 오르면 산성 초입 잔디밭에 서있는 김시습 시비가 길손을 맞는다. 지난 2000년 7월, 청주문인협회와 청주시가 공동으로 해 세운 것이다. 오늘날 이 시비 근처에서는 여러 모임에서 벌이는 야유회나 레크리에이션이 날마다 펼쳐진다. 유치원 소풍 길도 여기에서 짐을 풀고, 대학 신입생 MT도 간간이 열린다. 아마도 김시습의 '유산성'을 따라하는 듯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유산성'은 '산성에서 놀며'가 아니라 '산성에서 배우며'로 해석되는 것이니 성의 고즈넉한 역사를 먼저 배우는 것이 순서가 아
세조가 김종서, 황보인 등을 죽이는 계유정난에는 30여명의 무인이 동원된다. 한명회가 이들을 수양대군에게 소개했다. 이중에는 양정(楊汀·?~1466)이라는 인물도 있다. 30여명중 지도자급에 속한다. '한명회가 말하기를, "원컨대 모름지기 조용히 대접해 주시고, 만약 사색(辭色)으로 그들에게 진실하고 정성스러움을 보여 주어서 신의를 굳게 하소서" 하였다. 세조가 말하기를, "좋다" 하니, 한명회가 틈을 타서 먼저 양정(楊汀)을 데리고 와서 알현하게 하고, 다음은 유하(柳河)를 데리고 와서 알현하니, 세조가 충심을 기리어 후하게 대우하여 모두 환심을 가졌다'.(단종실록) 그러자 양정 등은 곧바로 세조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양정 등이 사례하기를, "무부(武夫)는 비천한 사람이지만 공의 말씀을 듣고 오히려 분격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진퇴에 오직 명을 따르고 두 마음이 없을 것을 맹세합니다" 하였다.(단종실록) 양정은 계유정난 2등 공신에 책록, 병조참의에 임명됐다. 이후 양정은 공조판서, 중추부판사 등을 거쳐 중요 외직(지방직)의 하나인 함길도 도절제사에 오른다. 함길도는 여진족의 침입이 잦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시 되던 곳이다. 이 때문인지 세조는
청주지역 상당수의 신축 아파트 시공사가 실내공기질을 각종 편법으로 측정·공고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청주의 경우 이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사직동 푸르지오·캐슬 3천599세대를 비롯, 1만여세대가 넘는 신축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거나 건립 중이어서 이 같은 의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지난 2004년 제정된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따르면 동년 5월30일 이후 사업승인신청이 된 100세대 이상의 신축 공동주택과 다중이용시설은 의무적으로 실내공기질을 측정·공고해야 한다.100세대의 경우에는 3개의 측정 장소를 정해야 하며, 초과 100세대 당 1개의 측정 장소가 추가된다.측정 항목은 발암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해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자이렌, 스티렌 등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각종 유해화학물질이다.시공사는 이를 위해 측정업체를 선정한 뒤 측정결과를 입주 3일 전까지 시장·군수·구청장에 제출해야 한다. 또 입주 3일 전부터 60일 간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입구 게시판과 각 출입문 게시판에 공고해야 한다. 제출·공고를 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현재 국회에 상정 중인 개정안은 더욱 까다롭다. 권고규정이었던 기준치가 세계보
'세조가 일찍이 정인지와 유교(儒敎)와 불교(佛敎)의 시비(是非)를 논란(論難)하다가 세조의 뜻에 거슬러 부여현(扶餘縣)으로 귀양갔었고, 한 달이 넘어 소환(召還)되어 다시 부원군에 봉해졌다'.(세조실록) 정인지가 취중에 세조와 종교적인 얘기를 하다, 그의 미움을 받아 유배된 적이 있다고 전회에 밝힌 바 있다. 이 부분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배지가 다름아닌 충남 부여다. 당시 정인지의 부친은 부여에 거주하고 있었다. 따라서 정인지의 귀양은 일종의 '특혜성 귀양'이었다. 세조가 정인지를 진심되게 신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무튼 이후의 정인지는 적어도 세조 앞에서 만큼은 말을 조심하게 된다. 세조실록에 이 모습이 포착돼 있다. '화위당에 나아가서 하동군 정인지와 영의정 한명회 등을 불러 술자리를 베풀고 임금이 지리설(地理說)을 논하니, 정인지가 아뢰기를, "지리설과 음양설(陰陽說)은 서로 비슷하니, 비슷하고 또한 가까운 이치입니다. 그러나 매우 심오하고 오묘하여서 신은 능히 아는 바가 없습니다" 하였다. 정인지는 이런 인간적인 약점을 제외하고 여러 분야에 능통했다. 가히 조선초기 최고의 두뇌로, 어문·역사·천문 ·역법·아악·서예 등 여러
유명호(68) 증평군수는 그동안 대과 없이 군정을 추진하면서 군민들에게 큰 신임을 얻어왔다.그렇기에 이번 선거 패배는 그에게 큰 상처와 허탈감을 갖게 하고 있다. 유 군수는 패인의 가장 큰 이유를 충북도내는 물론 전국적으로 불어 닥친 민주당 열기를 꼽고 있다.또 증평군수 초대 선거 때 동반적 입장을 보였던 김두환(69)한나라당 후보의 예기치 못했던 선전도 자신에게 상당히 불리한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하고 있다."일 잘하고 항상 매사에 열심이었다"는 주민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6년여의 임기를 끝으로 서민으로 돌아가는 유 군수에 대해 주민들은 아낌 없는 찬사와 박수를 쏟아내고 있다.유 군수는 지난 2003년 11월 초대 군수로 취임 후 공무원들과의 첫 만남의 시간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중심에 있다" "단점 보다는 우리의 장점을 살려 나가자" 며, 유럽의 피터드러거로 통하는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먼 지먼 교수가 세계 1등을 달리는 세계 500개의 강소(强小)기업을 소개한 책 '히든 챔피언'이라는 책을 소개 했다.이는 증평은 면적이 협소하고 역사가 일천함에 따라 전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의 1등 하나는 해야 겠다는 것이 그의 다짐이고 집념에 불타
김호복 충주시장(62)은 지방선거가 끝난 지난 3일 업무에 복귀한뒤 일상적인 시정업무를 처리하며 민선4기 시장직을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8일오전 시장실에서 만난 김시장은 밝은 얼굴에 편안한 분위기(?)를 보였다. 선거결과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 들인다"며"퇴임하면 백의종군하면서 미력하나마 시 발전에 나의 지혜와 역량을 모두 쏟겠다"고 밝혔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충주시장 후보로 출마한 김시장은 선거인수 16만1522명중 9만4693명이 투표를 한 가운데 45.74%인 4만2446표를 얻어 49.06%인 4만5522표를 얻은 민주당 우건도 후보에게 3076표차로 뒤쳐 재선에 실패했다.당초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10~20% 차이로 앞서던 김시장의 패인에 대해 한나라당은 물론 시민들도 놀란 것이 사실.이에대해 김 시장은 "우선 제가 능력이 부족한데 있다"고 자신을 탓한뒤 "나라 전체적으로 반 한나라당 정서에다 선거기간 내내 저와 관련된 의혹을 보도한 언론, 상대방이 이를 토대로 선거전략을 폈으나 '아니라'고 해명할 기회와 방법이 없었던 것이 요인이 된 것같다"며 "어쨌든 운(運)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애써 태연한 자
태종 이방원은 정인지(鄭麟趾·1396~1478)의 사람됨을 금방 알아봤다. 아들 세종대왕에게 정인지를 소개하는 장면이 실록에 실려 있다. '태종이 명하여 (정인지를)앞에 나오게 하고 말하기를, "내가 그대의 이름을 들은 지 오래였으나, 다만 얼굴을 알지 못하였을 뿐이다" 하고, 머리를 들게 하고서 자세히 본 뒤에 태종이 세종에게 말하기를, "나라를 다스림은 인재를 얻는 것보다 더 먼저해야 할 것은 없는데, 정인지는 크게 등용할 만하다" 하였다'. 정인지는 뒤를 이은 세종에게 대표로 훈민정음 서문을 써서 바친다. '계해년 겨울에 우리 전하께서 정음(正音) 28자를 처음으로 만들어 예의를 간략하게 들어 보이고 명칭을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 하였다. (…) 그런 까닭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게 된다. 어디를 가더라도 통하지 않는 곳이 없어서, 비록 바람소리와 학의 울음이든지, 닭울음소리나 개짖는 소리까지도 모두 표현해 쓸 수가 있게 되었다'.(세종실록) 82살까지 산 정인지는 7명의 임금을 모셨다. 세조도 포함돼 있다. 계유정난 거사를 앞둔 세조가 정인지 같은 인물을 놓칠리가 없다. '세조가
남상우(65·사진) 청주시장도 재선을 허용하지 않는 청주시장 선거의 관례(?)를 깨지 못했다.그는 이번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한범덕 후보에게 6만8천여표 차로 뒤져 재선에 실패했다. 남 시장은 가장 큰 패인으로 '세종시 문제'를 꼽았다. 그는 "청주시민을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했던 것이 선거운동기간 동안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고백했다.주변의 시각도 비슷하다. 패배의 직접 원인은 '반 한나라당 정서'였다는 게 일반적인 평. 남 시장이 못해서 낙선한 것이 아니란 얘기다. 한범덕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 사이에서조차 "일 하나 만큼은 정말 열심히 하는 시장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남 시장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강한 체력을 앞세워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스타일이었다. 폭설이 내리는 날에는 새벽 4시부터 제설작업에 앞장섰고, 산불이 날 때면 외손녀를 업고 현장에 뛰어갔다. 예산 확보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그는 2006년 6천423억원이었던 청주시 예산을 2010년 1월 1조51억원으로 증액, 청주시 최초로 예산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또 중앙부처를 수시로 방문, 청주시 역점 사업을 일일이 설명하며 국비확보에 앞장섰다. 그 결과 2006년 896억원이었
신숙주(申叔舟, 1417~1475)의 영정은 전국적으로 3개 존재하고 있다. 우리고장 청원군 가덕면 인차리 구봉영당(보물 제 613호), 낭성면 관정리 묵정영당(충북도 유형문화재 제 108호),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고잔리(도향토유적 제 6호) 등이다. 3개의 영정은 일종의 母子 관계에 있다. 묵정영당과 평택 고잔리 등 나머지 2개 영정은 구봉영당 것을 모사했다. 따라서 구봉영당 영정이 일종의 '원본'인 셈이다. 신숙주 영정은 단순한 초상화가 아닌, 시대적 정보를 담고 있다. 우선 조선시대 초상화 가운데 흉배(胸背)가 처음 보이고 있다. 흉배는 조선시대 왕, 왕세자, 문무백관 관복의 가슴과 등에 장식한 표장(表章)을 일컫는다. 이 문양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정해졌다. 대군은 기린, 문신 1품은 공작, 2품은 운학(雲鶴), 3품은 백한(꿩과 비슷한 새)을, 무신 1 ·2품은 호표(虎豹), 3품은 웅표(熊豹)의 표장을 붙이도록 했다. 따라서 3품(당상관) 이상만 가슴(흉)과 등(배)에 표장을 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신숙주 영정에 등장하는 흉배의 문양은 구름과 기러기, 즉 운안(雲雁)이다. 이로 미뤄 문관 2품 때의 문양임을 알 수 있다. 신숙주가 문관 2
정우택 충북지사정우택 충북지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이시종 후보에게 3만6천여표 차로 뒤져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선거전까지만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 그의 재선을 의심하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로 끝났다. 선거패인에는 세종시, 4대강 사업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한나라당에 돌아선 민심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 지사 입장에서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탄핵 후폭풍으로 당선 일보직전에서 분루를 삼킨 후 두번째 쓴잔을 마신 셈이다.정 지사 본인도 지난 3일 선거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 문제를 중심으로 반 한나라당 정서가 강했던 것 같다"며 "세종시 수정안인 나오면서 충청권의 정서를 자극해 강한 바람이 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런 그의 낙선을 두고 지역에서는 안타깝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그가 지난 4년간 '경제특별도'라는 기치아래 열정적으로 추진해 왔던 투자유치사업이 동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실제로 지난 4년간 충북은 23조 유치라는 어마어마한 투자유치실적을 거뒀다. 일각에서는 숫자놀음일 뿐 피부에 와닿지 않는 공허한 얘기라고 폄하하고 있지만 민선 출범 이후 충북에
성삼문, 신숙주, 박팽년, 하위지, 이개 등이 집현전 학자로 선발됐다. 세종은 이들을 국가두뇌로 키우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책이 간행되면 이들에게 먼저 지급하며 '학문만을 오로지 일로 삼아 종신토록 계속하라'(專業學術 期以終身)고 말했다. 신숙주와 성삼문은 집현전 '동기' 중 유난히 친했다. 신숙주가 1417년, 성삼문이 1418년생으로, 나이가 한 살 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신숙주와 성삼문은 계유정난 관련, 각각 2등과 3등 공신에 올랐다. 그러나 이들이 공신에 책록됐다고 해서 정난에 직접 가담한 것 같지는 않다. 사료에는 이들의 활약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모든 대신들은 내칠 수 없는 만큼 무언의 지지자도 공신에 올린 것으로 여겨진다. 신숙주와 성삼문은 여기까지만 같은 길을 걷는다. 이후부터는 신숙주는 수양대군의 사람, 성삼문은 단종의 사람이 돼 각기 다른 길을 걷는다. 수양대군이 명나라 사은사(謝恩使)로 가는 길에 신숙주가 서장관(書狀官)으로 수행한다. 그것은 수양대군이 신숙주에게 명나라 동행을 강력히 청한 결과였다. 사은사는 부정기적으로 보내는 사신을, 서장관은 일행에 포함된 외교 실무자를 일컫는다. 이 부분이 실록에 기록돼 있다. '마침
대청호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의 근간을 이루는 산줄기중 북벽을 이루는 것이 팔봉지맥이다. 팔봉지맥은 한남금북정맥 줄기에서 분기하여 피반령을 거쳐 팔봉산과 은적산을 일으켜 세운뒤 황우산을 끝으로 금강에서 맥을 다하는 46.6km의 산줄기이다. 몇해전 거의 알려지지않은 미개척 산줄기였던 팔봉지맥을 종주하였을땐 주어진 여건이 거의 오지탐험 수준이었다. 숫자적인 정확한 자료도 선답자들의 경험적인 안내서도 없이 달랑 나침반과 지도 한 장 그리고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감각과 촉각 곤두세운채 의욕은 하늘을 찌를듯 앞섰지만 막상 부딪쳐 마주한 현실은 예기치않은 일들로 우리를 당황케 했다. 이미 사람사는 세상과 눈높이가 같아져 버린 마루금은 도로도 지나가고 골프장도 차지하고 공장도 들어서고 과수원과 밭들에게 잠식당한 곳이 많아 독도에 어려움이 따랐고 가시덤불과 잡목으로 산행 또한 여의치 않았다. 피동의 학습 자동의 틀을 벗어난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에서 겪게되는 숱한 시행착오는 우리를 더욱더 강하게 만들었지만 가장 자연스러움이 가장 자연스러울 수 있음을 역행하는 일련의 세태들이 안타깝기도 했다. 팔봉지맥 종주시 한창 건설중이었던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는 닿지않는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