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참으로 무덥고 지루했다. 7, 8월 내내 비는 거의 오지 않았고 태양은 숨이 턱턱 막히는 열기를 쏟아 냈다. 그 기세는 9월 중순까지 이어졌으니 이제 한반도도 봄과 가을은 짧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면서 습하고 더운 아열대기후로 가는 것 같다. 화석연료에 기초해 발달한 인류문명이 이런 기후변화를 자초한 것으로 생각하면 엄정한 업보가 아닐 수 없다. 세계는 이러한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 특히 지구 온도 상승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탄소중립 등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이미 오랜 시간에 걸쳐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들어선지라 쉽사리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아 답답하다. 그래도 인류는 온갖 재난을 극복하며 발달해온 지혜가 있기에 절망하기보다는 반드시 극복해 나가리라 믿는다. 그렇게 힘들었던 여름도 해는 자꾸 뜨고 져 어느덧 간간이 서늘한 냄새를 싣고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풀이 죽어간다. 이른 아침마다 나팔꽃은 진한 하늘색 나팔을 들어 부지런히 가을이 오고 있는 소리를 불어 대고 이에 뒤질세라 아침저녁 귀뚜라미 소리가 애잔하게 들려온다. 여름 뙤약볕에 그렇게 무성했던 감잎은 선선한 가을 기운에 윤기를 잃어가며 감잎 사이로 탐스러운 빨간 감을 드
[충북일보] 충북도가 오는 17일 국정감사를 받는다. 국회 국정감사는 대개 해당 자치단체의 정책부실과 과오(過誤)를 질책하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자신들과 소속 정당이 다른 자치단체장을 겨냥해 더 많은 질타를 쏟아낸다. 충북도는 잘못에 대한 질책을 달게 받아들이면서 이번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적극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확보 등 국회차원의 지원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바람직한 국정감사 대비자세로 받아들여진다. 충북도가 꼽고 있는 주요 도정현안은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트(KAIST)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 예비타당성 면제, 청주국제공항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조기 착공, 출입국·이민관리청 충북유치 등이다. 충북도는 도정 핵심현안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는데 필요한 특별법 제·개정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할 예정이다. 중부내륙특별법 개정안은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부개정안과 같은 당 박덕흠 의원을 통해 발의할 예정인 충북도 개정안 등 2개 법안이 마련돼
[충북일보] 경남지역 현직 경찰관의 경찰청장 탄핵 청원으로 경찰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김해중부경찰서 소속 김건표 경감은 지난 7일 공개된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경찰청장의 탄핵'을 요청했다. 지휘체계가 엄격하기로 소문난 경찰조직에서 보기 드문 상관에 대한 탄핵 청원이어서 파장이 크다. 청원에는 현재 경찰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청원서 공개 6일째인 13일 오후 1시 기준 동의수 4만명을 넘길 정도로 전국 경찰의 관심이 뜨겁다. 이 청원서는 다음달 6일까지 5만명의 동의를 받을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로 전달된다.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 청원은 경찰청이 지난달 26일 지역경찰에 보낸 '지역관서 근무 감독·관리체계 개선 계획'에서 비롯됐다. 이는 지적장애 여성이 지난 8월 경남 하동파출소 진교지구대에 주차된 순찰차 안에서 36시간 갇혀 있다 숨지자 내놓은 경찰청의 대책이다. 감찰을 벌인 경찰은 지구대 경찰관들의 근무태만과 교대근무수칙·순찰차 운영관리규정 위반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청은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가 2시간마다 112순찰차 위치와 정차 사유를 기록하고, 무전으로 위치와 업무 상태를 보고하도록 지역경찰에 공문을 보냈다. 지구대·파출소
"내가 선물 주려고 가져왔어!" 이제 막 등원하는 아이가 현관에 들어서기 무섭게 작은 종이가방을 번쩍 들며 자랑한다. 종이가방 안에는 스낵 한 봉지와 캐릭터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인 카드 엽서가 들어 있다. 편지도 썼냐는 내 질문에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스티커도 왕창 붙였다며 뿌듯해하는 아이의 얼굴에는 상대방을 정말로 좋아한다는 진심이 가득 묻어있다. 입가에는 사랑을 담은 홍조가 피어난다. 오늘은 우리 어린이집 아이들과 숭덕학교 유치부 친구들이 함께 통합나들이를 가는 날이다. 꾸러기들과 교사들이 한 방에 빙 둘러앉아서 오랜만에 만날 숭덕 친구들의 이름을 되새기며, 어떤 놀이가 펼쳐질지 자기만의 계획을 피력해 보기도 한다. 그리고 드디어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출발하는 꾸러기들의 발걸음 뒤로 설렘과 반가움의 발자국이 천진난만하게 찍힌다. 충북 유일의 공동육아어린이집인 '아이들세상'의 꾸러기들은 숭덕학교 유치부의 친구들을 한 달에 두 차례씩 만나서 통합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숭덕학교'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의 다양한 교육적 욕구 충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특수학교다. 터전(공동육아어린이집을 부르는 명칭)과 숭덕학교 유치부 친구들의 인연은 2
-인형처럼 예쁘고 멋진 여인이 계시네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노라입니다. 다들 저를 《인형의 집》 주인공이라고 하지요. 혹시 《인형의 집》 읽어보셨어요? -읽어보았지요, 현실과 쉽게 연결이 안 되네요. 몇 가지 여쭈어 봐도 될까요? 너무 곤란한 질문만 아니면 무엇이든 좋아요. -변호사 남편과 세 자녀, 가정생활에 아무 문제를 느끼지 못했잖아요? 유모와 하녀까지, 그런 유복한 삶에 무엇이 불만이었어요? 남편과의 마지막 날 대화 전까지는 행복했어요. 내 생활이 복 받은 것이고 선택된 은총이라 여겼어요. 남편과 자녀들도 자랑스러웠지요. -그럼, 학창 시절 친구 크리스티네가 와서 문제가 시작된 건가요? 부친 대신 서명해 대출 받은 게 출발이지만, 그게 뭐 큰 잘못인지는 모르겠어요. 남편 위해 대출받고 고생하며 빚 갚은 게 잘못한 걸까요? -친구가 와서 힘든 이야기를 하고 또 댁이 은근 자랑한 결과로 취직을 요청하고 그 여파로 크로그스타드가 일자리를 잃는 것 아닌가요? 그~렇다고 봐야지요. 크로그스타드도 그래서 내게 협박을 했다고 할 수 있고요. 그를 해고 안 되게 하려고 나도 무척 애썼는데…, 예전의 일들이 드러나고 보여준 남편의 반응이
텔레비전의 시사 프로그램을 보노라면 숱한 대학교수가 등장합니다. 정당(政黨)의 조직원으로 소개되던 사람이 며칠 사이 대학교수로 둔갑해 나타납니다. 가만 살펴보면 이들 모두가 정규교원이 아닙니다. 차제에 교수라는 직함에 대해 살펴봅니다.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대한민국에서 대학교원은 일반적으로 전임교원과 비전임교원으로 구분됩니다. 전임교원은 상근교원이라고도 하며 대학의 교원 숫자에 카운트되고, 사립대학의 경우 사학연금을, 국립대의 경우 공무원연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이 전임교원은 다시 정년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정년트랙과 정년 심사가 불가능한 비정년트랙으로 나뉩니다. 좁은 의미의 교수라면 정년트랙에 속하는 전임교원만을 뜻합니다. 종종 타 직급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정교수라고 호칭되지요. 비전임교원은 비상근교원이라고도 불리며, 이름 그대로 대학에 매일 출근하지 않는 교원입니다. 일반적으로 학계에서는 전임교원인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 및 명예교수까지만 정식 교수로 인정합니다. 겸임교수, 초빙교수, 객원교수, 연구교수, 석좌교수, 외래교수, 특임교수 등으로 불리는 직군은 모두 비전임교원으로서 대부분이 명예직이거나 계약직이기 마련입니다. 한 마디로
일반적으로 노인들도 젊은 환자들과 같은 종류의 응급상황으로 고통 받는다. 그러나 질환이 더 심각할 수도 있고, 합병증은 더욱 그러할 것이며, 전형적인 징후와 증상은 없거나 변화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더욱이 노인들의 스트레스에 더욱 악영향을 받기 쉽고 청장년의 성인들보다 더 빠르게 상태가 악화된다. 호흡기 응급상황은 노인들이 119를 호출하거나 응급치료가 필요한 흔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호흡기 장애가 있는 대부분의 노인 환자는 주된 증상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한다. 그렇지만 기침, 쌕쌕거림(천명음) 등도 흔히 나타나는 주 증상이다. 호흡기 장애의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는 흔한 질환은 폐렴이다. 폐렴은 폐 감염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하지만 흡인성 폐렴은 삼키기가 어려워 발생했을 수 있다. 폐렴은 노인에게 심각한 질환이다. 현재 사망 원인 3번째이며 20세 이후 10세 증가할 때마다 10% 식 더 많이 발생한다. 미국의 경우 노인 부검 시 최대 60%까지 발견된다. 노인들에게 폐렴이 더 빈번히 발생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특히 폐에 염증이 생기는 폐렴은 국내 호흡기 사망 원인 1위이며, 폐에 면역 반응 감소, 폐 기능 약
비봉산* 정상에서 갈빛 김명자 충북시인협회 제천·단양지회장 청풍호반에 붉은 해 솟아오르면 비봉산 자락에서 조잘대며 밤샘을 한 새들이 날개깃 털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한껏 물오른 오월 초록은 물 맑은 청풍호에서 유영한다 산 꿩 울음소리 우레와 같이 들려오고 솜사탕 같은 구름 떼 몽실몽실 피어오르면 목매기송아지 울음소리 꿈결처럼 들려오고 잔잔한 청풍호반에 황금빛 파도가 산처럼 밀려온다 심장 뛰는 소리 승전고처럼 들려온다 말갛게 물 젖은 해님이 배시시 웃음을 건네고 살금살금 다가오는 청풍호의 바람은 오늘 또 비봉산 정상에 혼을 심는다 영원히 머물고 싶은 지금, 이 순간! 그대와 나 가슴 뛰는 사랑을 뜨겁게 엮는다 대 우주의 파라다이스 제천! 비봉산 정상에서.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호반에 둘러싸여 있는 산
충청북도는 현재 청주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충주와 북부권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런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충북 전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충북도청을 충주로 이전하는 것은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우고 균형발전을 실현하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충북대와 교통대의 통합시 교육 균형 전략을 함께 고려한다면, 충북도는 인구 200만 시대를 위해 전반적인 경제·사회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충북도청은 원래 충주에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 당시 외세의 행정 편의성에 의해 청주로 이전됐다. 이 과정은 외부 강제로 이뤄진 역사적 왜곡의 산물이었으며, 이를 바로잡는 일은 충북도의 역사적 정의를 회복하는 상징적 조치가 될 수 있다. 충북 북부지역 주민들은 도청이 청주에 이전되면서 상실된 지역적 자부심과 정체성을 되찾는 기회가 될 것이다. 충북도청의 충주 환원은 단순히 상징적 의미를 넘어 충청북도의 균형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 수단이다. 청주 중심의 발전으로 인한 지역적 격차는 북부 지역의 소외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행정, 경제, 사회 모든 측면에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도청이 충주로 이전된다면,
이웃집 아낙이 텃밭에서 깻잎을 따고 있다. 창호지마냥 얇은 잎을 하나하나 포개놓는다. 주인집 아저씨는 뒤꼍에서 땅콩을 캐는 중이다. 눈을 들면 온통 황금벌판에, 물들기 시작하는 산자락이 그림처럼 곱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들에 하늬바람까지 상쾌하다. 어릴 때 같으면 곳곳에 허수아비가 가을을 지키고 있었다. 명색은 참새를 쫓는 것이었으나 풍경에만 팔리지 않았을까. 직무유기라고 책망할 수도 없다. 봄 여름에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농군도 가을이면 신선처럼 한가로웠다. 날씨까지 맑고 신선하다. 하늘이 높고 바람까지 시원해서 어르신들 팔 다리 저린 것도 가라앉는다. 서늘한 가을밤은 등불 밑에서 글 읽기 좋은 계절이다. 어느 하룬들 소홀히 할까마는 여름에는 나방이며 하루살이 등 온갖 벌레가 덤빌 테니 글공부에 적당치 않다. 달 밝은 가을밤에는 훨씬 더 일취월장했으리. 독서의 계절로 회자된 것도 이해가 간다. 후텁지근한 여름과는 달리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 추야장장 기나긴 밤에 글을 읽으면서 등화가친이라는 예쁜 말도 나왔을 것이다. 가을은 모든 잎이 꽃으로 다시 피는 두 번째 봄이다. 독서로 얻은 지식을 가다듬는가 하면 낙엽을 모으듯이 추억도
외출에서 돌아온 남편이 아파트 관리실에 알려야겠다며 전화부터 했다. 곁에서 들으니 '에어컨이 고장 난 승강기 안의 게시판을 한 번 봐 달라'는 내용이었다. 의아해하는 내게 들려주는 남편의 얘기에 터져 나오는 폭소를 참을 수 없었다. 한바탕 웃음이 무채색의 공간을 밝은 빛으로 채웠다. 곡선으로 날아가 과녁에 명중한 언어유희가 유쾌했다. 덕분에 웃음꽃이 곁들여진 저녁 식탁이 풍요로웠다. 올여름 더위는 가히 기록적이라 할만했다. 9월 중순이 지나도록 불볕더위가 뭉그적거렸다. 연일 기세등등한 폭염 때문에 냉방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었다. 문명의 이기에 길든 육신은 폭서에 무력했다. 현관문을 나서기가 무섭게 온몸의 땀샘이 열리는 것 같았다. 언제부터인가 한쪽 승강기의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후덥지근한 공기가 금세 온몸을 휘감았다. 35층을 오르내리는 2~3분이 길게 느껴지곤 했다. 며칠 뒤 승강기 안의 게시판에 '에어컨 수리 중'이라는 안내문이 한 장 끼워졌다. 외출할 때면 '이젠 정상 가동을 하겠지' 하는 기대로 탔다가 이내 손부채를 부치기 일쑤였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웃들을 만나면 '오래도록 에어컨 수리가 안 되는 걸 보
우리는 요즈음 정치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언론과 미디어의 정치 관련 보도가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지만 혐오도 커지고 있다. 종전의 국가권력과 다른 의미의 정치적 행위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정치 과잉이 논의되기도 한다. 통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다양한 정치권력이 새로운 위험을 대폭 증가시키고 있으며 기업과 개인은 다양한 형태의 위험 속에 놓이게 되었다. 곤돌리자 라이스와 에이미 제가트는「정치가 던지는 위험(Political Risk)」에서 2013년 개봉된 블랙피시라는 탐사보도 형식의 적은 제작비를 들여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가 씨월드를 초토화시킨 사례를 소개한다. 여기서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든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이러한 정치적 위험을 관리하는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제 휴대전화, 인터넷, 소셜미디어가 확산한 초연결사회에서는 사회활동가 뿐만 아니라 개인도 SNS 시위에 자발적으로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만이 아니라 개인, 지방조직, 중앙정부, 다국적 집단, 국제기구 등 모두가 위험을 발생시키는 주체가 될 수 있고 그 위험은 지정학적 사건, 내부갈등, 정책변화,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