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추석은 농사의 결실을 보는 절일로 그동안 농사를 잘 하게 해준 것을 감사하는 농공감사일이기도 하다. 보름달은 알이 꽉찬 곡물의 모습을 닮았다. 추석이 다가오며 들녘이 황금색으로 물들고 있다. 농부들의 일년치 수고를 머금은 벼들이 수확을 기다린다. 여느 해보다 조금 이른 추석을 맞아 '진천임가네쌀'을 운영 중인 청년 농부 임기훈 대표를 만나봤다. '진천임가네쌀'은 다소 독특한 유통구조를 거친다. 기훈씨가 진천에서 농사지은 벼를 도정해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8년 전부터 시작한 생산 판매는 현재 청주와 진천 등 100여개의 식당과 700여 가구에 배달된다. 쌀에 생산지와 자신의 성을 붙인 '진천임가네쌀'이라는 이름은 투박하지만 간결해 기억에 남는다.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것은 무게가 꽤 나가는 쌀의 특성을 고려한 서비스이자 직접 생산한 쌀에 대한 자신감이다. 임 대표가 어렸을 때부터 농사를 지어오신 아버지는 일손이 부족할 땐 늘 장남만 찾으셨다. 친구들은 뛰어놀기 바쁜 시간, 논으로 부르는 것이 싫었다. 투덜대면서 아버지를 도왔지만 농사일을 시작한 뒤에는 어깨너머로 봤던 작업들이 귀한 밑거름이 됐다. 농사를 직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동화 속 그림 같다. 교통량이 엄청난 도로 옆 번잡한 길의 끝에 있지만 단연 눈길을 끈다. 하얀 외벽과 넓은 창 위로 작은 해와 달의 가운데 '오후의 과자점'이라고 쓰였다. 작은 글씨지만 누구나 돌아볼 법하다. 디저트를 먹는 시간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그것을 정한다면 오후일 확률이 높다. 점심 식사가 끝난 나른한 오후, 달달한 디저트 한 조각이 생각날 때다. 축 처진 몸과 마음이 맛있는 한 입으로 저녁까지 버틸 힘을 얻는다. 맛 뿐 아니라 예쁜 모양과 영양 균형까지 맞췄다면 더할 나위 없는 간식이다. 박영선 대표가 운영하는 타르트 전문점 오후의 과자점은 그런 디저트를 내놓는다. 영선씨는 어렸을 때 과자를 좋아했다. 7남매의 경쟁 속에 과자 하나를 차지하면 행복한 날이었다. 몰래 숨어 한 입씩 아껴 먹던 그 시절의 향수를 과자점이라는 이름에 슬쩍 담았다. 제과 제빵을 시작한 후로는 줄곧 직접 구운 과자만 입에 닿는다. 알고 먹으니 그 이상 맛있는 과자는 없어서다. 요리에 흥미를 느낀 건 계절마다 제철 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해주시던 어머니 덕이다. 끝까지 파고드는 영선씨의 성격은 단순히 요리를 좋아하고 식품영양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으레 삼겹살집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몇 가지 반찬과 고기 불판, 손바닥만 한 쌈 채소 한 접시다. 그런데 이곳은 다르다. 삼겹살보다는 쌈밥집에 가까운 그림이다. 아니, 어지간한 쌈밥집보다 훨씬 많은 쌈 채소가 등장한다. 주문과 동시에 식탁 위가 풍성해진다. 텃밭을 통째로 옮겨오기라도 한 듯 십여 가지의 쌈 채소가 묵직하게 등장한다. 상추, 치커리, 깻잎 등 흔히 볼 수 있는 쌈 채소부터 셀러리, 케일, 당귀, 적치, 비트잎 등 다소 귀한 대접을 받는 채소들은 물론 이름 모를 낯선 채소도 몇 개나 더 있다. 봄이나 가을처럼 풍성한 계절에는 30가지 종류에 달하는 쌈 채소가 나오기도 한다. 직접 키운 것이 아니면 내지 않는다. 고향축산물불고기는 20여 년 전부터 쌈 채소로 유명했던 삼겹살 가게다. 고향축산물 쌈 채소 농장이라는 이름으로 직접 농장을 운영했기에 사계절 신선한 쌈 채소 제공이 가능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아침을 열고 가게 운영 외의 시간은 농장 운영에 힘쏟는다. 김주일 대표는 육거리에 본점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뒤를 이어 3년 전 용담동에 직영점을 열었다. 같은 일을 하지 않았으면 했던 부모님의 뜻을 따라 서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문을 열지 않아도 향기가 새어 나온다. 여러 가지 향이 섞였지만 그대로 좋다. 수제비누와 향초, 디퓨저, 석고 방향제 등이 각각의 향기를 내뿜는 곳은 청주 성화동에 있는 '비누베이커리'다. 내부로 들어서면 한편에 진열된 제품들이 빼곡하다. 비누는 물론 샴푸와 린스, 주방세제나 화장품, 모기퇴치제와 코 스프레이 등 실생활에 가까이 쓰이는 모든 제품은 천연 재료로 만들었다. 이 계절 가장 인기 있는 건 제라늄, 티트리, 유칼립투스 등을 이용한 모기퇴치제다. 간혹 모기를 죽일 수 있냐고 묻는 손님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체 무해한 벌레 퇴치 용도라는 것을 알기에 믿고 구매한다. 시중 제품을 사용하기 부담스러운 어린아이들을 위해 만든 모기퇴치밴드도 찾는 이들이 많다. 이창화 대표가 비누베이커리를 운영한 것은 벌써 10년 차다. 처음 본인의 극건성 피부와 첫째 아이의 아토피 때문에 건전한 취미로 골랐던 비누 만들기다. 가벼운 취미로 시작했지만 자격증을 하나둘 취득했고 기회가 닿아 공방 자체를 넘겨받게 된 뒤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10년 경력의 전문가가 됐다. 천연 제품이 좋다는 말에 무작정 시작했지만 본인의 피부에 맞는 재료를 찾고 효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그야말로 초록, 그 자체다. 커다란 온실을 연상케 하는 통유리 2층 건물 안으로 초록이 비친다. 도심 속 아스팔트 위에 있지만 '자연'이다. 유리창 조차 연둣빛으로 보일만큼 식물들로 가득한 이곳의 문을 열면 숲 속에 온 듯 상쾌한 식물의 기운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계단 옆 높은 천장에 닿을 듯 시원하게 뻗은 한 무리의 대나무부터 야자수를 비롯한 각양각색의 대형 식물들이 가득하다. 작은 선인장이나 수경식물, 다육식물도 선반에 놓였다. 곳곳을 차지하고 있는 식물이 그 자체로 훌륭한 장식이 되는 '플랜테리어'의 정석이다. 커다란 화분에 숨겨지기라도 한 것처럼 이질감 없이 배치된 테이블은 피서를 즐기는 듯한 편안한 표정의 손님들이 채웠다. 비오는 습한 날씨에도 실내에는 산뜻함만 감돈다. 청주 2순환로 LF몰에 문을 연 가드닝카페 '센티에레'는 순식간에 입소문이 났다. 한여름 무더위나 쏟아지는 빗줄기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모여든다. 전에 본 적 없는 규모의 실내 정원에서 날씨와 무관한 청량함을 즐기고 싶은 이들이다. 센티에레를 책임지는 오하나씨는 가드닝카페의 표면적인 장점 외에도 맛있는 커피까지 자부한다. 몇 년 전 직장을 다니다 인
[충북일보] 가끔 먹는 간식 정도로 치부되던 빵의 위상이 달라진지 오래다. 밥만큼이나 빵을 많이 먹는 이들도, 오직 빵 맛을 보기 위해 '빵지순례(전국 유명한 빵집을 찾아다니는 일)'를 떠나는 이들도 늘었다. 30여 년째 빵을 만들고 있는 김주현 대표는 이 같은 변화가 반갑다. 고객들의 취향은 속속 변하지만 늘 연구하고 노력하는 그에게는 그또한 즐거운 일이다. 처음 빵을 시작한 건 8살 터울 형님의 제안이었다. 우유식빵 하나의 가격이 짜장면 가격과 맞먹을 때였다. 슈퍼에서 파는 빵은 대중화 돼있었지만 당시 제과점 빵은 부잣집에서나 먹을 수 있는 고급 음식이었다. 지금은 흔히 먹는 케이크도 가족 중 누군가의 생일에나 한번 구경할 수 있을만큼 생소했다. 매일 새벽 일어나 반죽을 하고 빵을 굽는 일은 늘 좋다. 적어도 하루 서너개씩, 30년 세월을 따지면 수 만개의 빵을 먹었지만 여전히 새롭게 맛있다. 경기도 지역에서 일을 배우고 빵집을 운영하다 결혼을 하면서 충청도에 발을 들였다. 시기에 맞춰 기회가 닿아 음성 금왕에 있는 마트 오픈과 함께 김주현베이커리의 문을 열었다. 15년 째 운영 중인 가게를 두고 혁신도시에 새로운 가게를 연 것은 지난해 가을이다
[충북일보] 무심천변을 따라 달려온 두 대의 자전거가 나란히 발길을 멈춘다. 자전거에서 내린 남녀가 들어서는 곳은 화덕피자와 파스타 전문점 '타볼라'다. 안순봉 신수옥 대표는 서로 다른 시작으로 이탈리안 요리에 빠져지냈다. 영양사가 되길 원하셨던 부모님 몰래 대학 진학 후 학과를 바꿔 요리를 시작한 수옥씨와 고등학교 때부터 조리사자격증을 하나하나 취득해 나가던 순봉씨는 한참 험하게 일을 배우던 현장에서 서로를 소개 받았다. 시간을 쪼개 겨우 만난 두 사람의 첫 만남도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다. 대화가 시작되자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식사를 위해 시켰던 메뉴 이외에 서너개의 음식을 더 시켜먹으며 깊은 대화가 이어졌다. 결혼을 결심하는데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몇 달간의 연애와 결혼, 출산과 육아까지 병행한 세월동안 주방 경력은 늘어갔고 욕심도 생겼다. 부부가 꾸리는 둘만의 가게를 구상했다. 메뉴를 고심하고 자리를 결정하는데 1년 여의 시간을 보냈다. 오랜 의견 조율 끝에 수옥씨의 고향인 청주로 마음을 굳혔다. 부동산이 있던 무심천 변 2층의 조망에 빠져 다른 가게는 보이지도 않았다. 그렇게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렸다. 타볼라에 들어서면 가
[충북일보] 아름다울 미(美)와 맛 미(味)를 합친 '미미(美味)'는 유명한 요리 만화에서 극적인 맛을 표현할 때 쓰여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소설가 박완서는 '닮은 방들' '휘청거리는 오후' 등의 작품에서 좋은 맛을 '미미'로 적기도 했다. 미미당은 이런 좋은 맛을 일컫는 '미미'와 쌀 미(米)를 사용한 '미미(米味)'의 중의적 표현이다. '미미카츠'와 '미미당'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당(堂)'을 선택한 것은 맛좋은 집으로 손님들을 초대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가벼운 한끼 식사라도 자랑할만한 재료로 만들어 대접하고 싶었다는 배명덕 대표의 가게 '미미당'은 예쁜 외관과 깔끔한 내부를 자랑한다. 미미당이 사용하는 우리나라 쌀로 만든 생면 쌀국수는 글루텐이나 방부제가 없어 며칠을 내리 먹어도 속이 편안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을 들이는 손님들이 많은 이유다. 여기에 제주산 청정 생등심으로 만든 수제 돈카츠가 함께 한다. 쌀국수와 돈카츠는 흔히 볼 수 있는 식사 메뉴지만 이 둘이 함께하는 미미당의 메뉴 구성은 조금 낯설다. 미미당에서 판매하는 것은 여느 쌀국수 가게나 돈카츠 집에서 봤던 메뉴가 아니다. 쌀국수는 신선한 야채가 듬뿍 담긴 샐러드쌀국수를 비롯해
[충북일보] 첫사랑의 싱그러움이 가득하다는 '애쁘르과수원'이 지난해 농업회사법인 '애쁘르팜'으로 거듭났다. '애쁘르'는 윤보근 정은혜 부부가 운영할 사과 과수원의 이름을 고심하다 '애플'을 빨리 발음한 귀여운 어감으로 선택받았다. 미원에서 나고 자란 보근씨와 20여년 전 부모님의 귀농으로 미원에 발을 들인 은혜씨는 초등학교 동창이다. 어려서부터 똑부러진 성격을 자랑하던 은혜씨는 새까만 개구쟁이 보근씨의 첫사랑이었다. 추억 속의 초등학교 친구로 남을 뻔했던 이들은 대학 시절 동창회를 통해 다시 만났다. 이번엔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한 보근씨가 은혜씨의 마음에 들어왔다. 이들에게 농업은 필연적인 무엇이었다. 부모님의 과수원을 잇고자 미래를 계획하던 보근씨는 농업고등학교를 거쳐 한국농수산대학에서 과수학과를 전공하고 있었다. 은혜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농업기술원에서 인턴 생활 중이었다. 다시 만난 이들은 6개월만에 결혼을 결심했고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24살 어린 나이에 함께 미원에 정착했다. 보근씨의 부모님이 심어두신 사과나무가 이들의 현재이자 미래가 됐다. 3천평 규모의 과수원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했다. 청년 농부들이 그린 신혼의 단꿈은 함께 사
[충북일보] 청주 방서지구에 문을 연 지 2달 남짓 된 닭강정 가게 '국민닭강정'에는 자칭 오래된 단골이라며 문턱을 넘는 손님들이 많다. 여기에만 있는 독특한 닭강정 맛에 빠졌다며 찾아오는 손님이 여럿인 이유는 '빨강트럭' 덕분이다. '빨강트럭'은 국민닭강정을 운영하는 김도예 대표와 김도은 대표의 부모님이 7년 전 진천과 청주 등지에서 시작한 닭강정 푸드트럭이다. 닭 다리 살로만 튀겨내 비법 소스를 더한 닭강정은 플리마켓이나 장터를 주기적으로 찾으며 곳곳에 단골을 만들었다. 지금은 4대의 '빨강트럭'이 전국을 달리며 손님을 찾아가고 있다. 국민닭강정을 운영하는 도예씨와 도은씨는 자매다. 6살 터울이지만 단짝 친구 못지않은 호흡을 자랑한다. 도예씨와 도은씨는 각자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함께 머물며 직장 생활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자영업에 종사하신 부모님은 한 번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셨지만 자매의 눈에는 어느덧 나이든 부모님이 보였다. 동생 도은씨가 먼저 직장을 그만두고 부모님의 푸드트럭을 따라나섰다. 미술과 만들기, 요리 등 손으로 하는 것은 모든 자신 있던 도은씨였다. 6개월간 부모님을 따라다니며 아버지의 반죽과 튀김 기술 등을 배웠다. 같은
[충북일보] "Fine, thank you. and you?" 대한민국에서 영어 교육을 받은 이들이라면 뇌리에 박혀있을 영어 문장이다. 수제과일청 전문점 '파인땡큐레몬'은 이 문장을 살짝 비틀어 과일과 접목시켰다. 박송이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레몬을 붙여 농담처럼 나누던 부부의 대화는 송이씨의 첫 사업자명이 됐다. 어느덧 10년차 주부 내공을 뽐내고 있는 송이씨가 처음 청을 담그기 시작한 것은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다. 가족력 때문에 당뇨나 신장질환을 늘 염두에 뒀던 송이씨는 '하얀 가루'를 의도적으로 기피했다. 아이들이 태어난 뒤에는 더 단호해졌다. 백설탕 대신 매실청이나 오미자청, 과일 등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원재료의 GMO, 방사능 등도 꼼꼼히 따졌다. 가루가 꼭 필요할 때는 유기농 비정제원당을 활용했다. 송이씨의 입맛에 길들여진 남편도 바깥음식은 잘 먹지 않는 만큼 건강을 자신했다. 그들의 믿음을 뒤엎은건 '음료'였다. 비교적 마른 체형의 남편이 건강검진에서 '마른 비만'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일 하면서 무심코 마셨던 믹스커피와 탄산음료가 문제였다. 기본 7~8잔씩은 마신다는 남편의 말에 송이씨는 건강한 음료를 생각하게 됐다. 계절
[충북일보] #청주이자카야 #쿠라이 #숙성회맛집 #가성비끝판왕 '이자카야'는 술과 요리를 제공하는 일본 음식점을 말한다. 청주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몇몇 이자카야가 영업을 시작한 것은 7~8년 전부터다. 전에 보지 못했던 인테리어와 메뉴 구성을 선보인 이자카야는 횟집으로는 아쉽고 일식집으로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젊은 층부터 사로잡았다. 숙성회와 함께 나가사키 짬뽕, 생선구이, 튀김, 샐러드 등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장소였다. 낯선 가게가 순식간에 전 연령층을 사로잡게 된 데는 맛과 가격을 만족시킨 가성비에 멋스러운 분위기가 더해진 것이 주효했다. 청주 청원구 율량동에 위치한 이자카야 '쿠라이'를 운영 중인 조영빈 대표는 식당일로 잔뼈가 굵었다. 100평에 가까운 호프집에서 일을 시작해 조개 전문점과 참치 전문점에서 일을 익혔다. 주방 보조로 철판과 바닥을 닦는 일부터 세 번째 음식점 메뉴판에 적힌 모든 메뉴를 다룰 수 있게 되기까지 몇 년의 시간을 보냈다. 눈 뜨자마자 뛰어다녀 일을 마치면 쓰러져 잠들기 바쁜 시간이었다. 그간 혼자 밥을 차려 먹는 수준이었던 음식 솜씨는 누구 앞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가 됐다. 영빈씨는 중학교
[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