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겨울 사이 안창남 충북시인협회 나는 네 에 서 있건만 너는 먼곳을 보고 있구나 네가 내게 올 때 이미 떠난 것을 알았지만 그동안 정들어 떠나보내기 막연하다 구름처럼 훨훨 왔다가는 너이지만 너를 의지하며 살아온 세월 앞에 나는 자꾸만 작아지는 구나 붙잡지도 못하고 달랠 수도 없는 멀어져가는 네 마음 가을바람 황량해 겨울바람 되는 구나 또 다시 봄이 되면 다시는 꽃을 사랑하지 않으리 내 마음 빼앗겨 돌아서 울지 않으리 긴 겨울 동안 슬픔에 잠긴 나를 달래고 혹독한 추위를 견뎌 내며 또 한번 성숙기를 겨울로 맞는다
인삼박사 정진헌 건국대 교수 아버지는 인삼박사 자연이 준, 아니 고달픈 외길 인생이 준 학위일 것이다. 아버지는 평생 인삼 농사를 업으로 삼았다. 수해를 입어도, 인삼 값이 형편없어도 다른 작물을 심을 법도 한데, 늘 한결같다. 아버지의 작은 키만큼만 땅에 통대를 박고 인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그늘을 내렸다. 아버지의 굽은 허리만큼만 자라도록 약을 주고 인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잡초를 뽑으셨다. 아버지는 항상 자연이 주는 겸손함을 기다리셨다. 봄날에 피어나는 새싹을 사랑했으며, 여름날 무더위에 힘들어 하는 잎들을 사랑하셨다. 가을날 고개 숙인 줄기를 사랑했으며, 한겨울 추위에 숨죽인 뿌리를 사랑하셨다. 정년이 없는 아버지의 인생길 칠순 중반을 넘은 그 길에 언제부턴가 효도라디오가 외로움을 달래 줄 동반자가 되었다. 정겹게 들려오는 한 많은 인생 노래, 바람이 되어 인삼밭에 울려 펴지면 오늘도 아버지는 흥얼거리시며 소주 한잔에 남은 생을 위해 굽은 허리를 펴신다. 해를
활터 한상우 충북시인협회 드문 발길 어깨에 걸고 옛 동무 사대에 올라 보니 낡은 사진만 네온 불에 흔들립니다 저녁부터 걸어온 비는 밤이 깊도록 과녁을 내려 놓지 못하고 나뭇가지 끝에 걸어 화살에 싣습니다 숲길 넉넉히 흐르던 옛 웃음이 낙엽 속으로 바스락 젖어 들어 알게 모르게 피고 진 이끼가 돌탑이 됩니다 웅웅 거리던 도시 불빛이 한적하게 기울어 길어져 가는 그림자가 고개 숙여 뒤 따릅니다 마지막 화살 가만히 내려놓습니다
단풍 김순녀 단양문인협회 당신께 말 한마디 못하고 붉어진 얼굴 숱한 상념에 젖은채 잠 못 이룬다 온몸으로 전하는 이 절규를 어찌 모른다 하시나요 피를 토하며 열반에 이르는 연서 그대 향한 내 전부입니다.
그 해 겨울처럼 난초 이난희 충북시인협회 동그랗게 번지는 입김에 손톱으로 톡톡 긁어낸다 얼어붙은 아침 햇살이 가슴 안으로 파고드네 회색하늘위로 어지럽게 흔들리는 눈꽃송이를 홀로 남겨진 그 발자욱처럼 내 마음을 그리네 괜시리 언젠가 다시 올 봄바람을 위해서
발산천 이승애 충북시인협회 밤길을 나섰다 갈대 우거진 발산천 둑 자박거리며 먹이 찾던 왜가리 한 마리 어둠에 젖은 채 서있고 덤불 속 놀란 고라니 줄행랑친다 숨었던 어둠도 따라 도망친다 풀섶에 앉은 채로 살아가는 바위 하나 열아흐레 달이 내려다보고 있다 개울물은 달빛을 밀며 가만가만 흐르고 개구리 합창소리에 들고양이 한 마리 풍덩, 다 잡은 달을 놓치고 빨래터 물속으로 찾아든 별무리 발산천이 가족처럼 품고 살아가는 이유다
홍시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하늘 빛 그리운가 높이 달린 홍시 우리 엄마 생각 난다며 애달픈 눈물 주르르… 그 날 따라 내 엄마에게 유난히 관심 쏟던 남자 대수롭지 않은 표정에 그리 이별 할 줄 몰랐네 달콤한 홍시 그리워 석양빛에 잠든 남자 오늘도 엄마 품 그리운가 홍시로 물들었네
이유 정남 충북시인협회 초승달 땅에서 솟아났으면 어딘가에 부딪혀 상처를 안고 살았을지도 몰라 나뭇잎 운명으로 탯줄을 감고 태어났더라면 변함없이 뜨고 지는 행복의 의미를 놓고 있었을지도 모르고 바라보는 순간마다 살아있음이 행복임을 깨닫게 되는건 그대의 한결같은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 잊고 살만한 사연이 아니라면 잊혀짐이 서럽지 않음으로 위로받고 가슴 가슴마다 맺혀진 매듭 있다면 자연스런 순리로 위로 받으면 되는 것 초승달 모서리없는 보름달로 채워지듯이 삶 또한 그러할지니
청미래 가을 박 별 충북시인협회 이삭은 땅에 누이고 높은 열매 시나브로 떨구어내고 나무마다 고운 빛깔 입혀 바람길 따라 떠나보내는 가을 내려놓음으로 하늘은 새파라니 높아지고 가득 가득 가을의 이름 마음의 거짓도 덜어내어라 치솟는 번민도 그만 하여라 가을이 말없이 우리 곁에 선다 하나 또 하나 옷을 벗어 그대와 나 어깨에 걸어둔다 청미래 붉디붉은 그 좁다란 혈관 그대와 나 심장에 꽃필 때까지
멈추지 않는 발걸음 안광석 충북도시인협회장 산을 오르며 갸우뚱 맞바람이 차다 한 때 안락의자 시절을 비워내느라 비바람이 화살처럼 꽂히는 날에도 내 몸 위해 앞으로만 당긴다 어느쪽으로 치우치기에도 지난 세월 굼뜬 발걸음보다 몇발 앞선 눈빛은 반반한 이마에 주름이 섰다 구멍 숭숭 뚫린 가슴팍에도 머릿속은 언어를 주워모으는 멈추지 않는 발걸음으로 산처럼 물처럼 살리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불법 도축 농장에서 식용으로 길러지다 구출된 개들이 미국의 각 가정으로 입양된다. 청주시와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Humane World for Animals)는 구조 후 관리 중이던 개들을 8일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입양 보냈다. 이날 51마리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6개월령 이하로 아직 너무 어려 해외 입양이 불가한 강아지와 어미 개 등 17마리는 4~5개월 가량 더 보호한 후 연말께 주인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이 개들은 지난 2월 구출됐다. 당시 한 동물보호단체가 청주지역의 한 농장에서 불법 도축의심 정황을 포착하면서 구조가 이뤄졌다. 이날 출동에 동참한 청주시 축산과 동물보호팀이 본 당시의 상황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발견 당시 이 농장에는 68마리의 진도 믹스 견들이 도축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 발견자들의 설명이다. 농장에서는 어린 강아지부터 임신한 개와 성견, 노견 등이 확인됐다. 좁은 우리에 60마리가 넘는 개들이 칸칸이 갇혀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 중에는 이 우리에서 태어나 한 번도 땅을 밟아보지 못한 강아지도 있었다. 농장 개들은 제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충북도가 민선 8기 들어 도정 역량을 집중하며 공을 들이는 일부 핵심 현안 사업의 추진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각 정당의 충북 지역 대선 공약으로 반영됐거나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지원을 약속하면서다. 8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건설 사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약에 담거나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청주국제공항 확장, 사통팔달 광역교통망 구축'이란 비전으로 제시한 공약에 CTX를 적기 착공하겠다고 명시했다. 지난 1일 충북도청을 방문한 김 후보는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당시 그는 "대전과 충남, 세종, 충북 4개 광역시·도가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이지만 나눠져 있다"며 "통합 행정구역으로 발전하고 경제구역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 철도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도 차량 개발과 신호 체계 등이 다 돼 있기 때문에 이제 철로만 깔면 신속하게 건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된 충청권 광역급행철도는 오는 2034년 개통을 목표로 대전 반석∼세종청사∼오송∼조치원∼청주도심∼청주국제공항(60.8㎞)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