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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1.22 14:34:11
  • 최종수정2025.01.22 15:17:48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음성군 금왕읍 금석리에 '바디실'이라 부르는 마을이 있다. 금석리(金石里)는 본래 충주군 금목면의 지역이었는데 고종 광무 10년(1906년)에 음성군에 편입되었으며 1914년 행정구역폐합에 따라 석우리(石隅里), 반의리(班衣里), 금곡리(金谷里) 일부를 병합하여 금곡(金谷)과 석우(石隅)의 이름을 따서 금석리라 한 것이다.

'돌모링이, 돌모루'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 '석우(石隅)'이고, '쇠실'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 '금곡(金谷)'인데 이들은 소리는 다르지만 같은 의미를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바디실'은 한자로 '반의(班衣)'라 표기하였는데 '반(班-나누다)'은 유사한 소리만이 아니라 바디의 좁게 갈라진 모양까지 나타내고 있으며, 바디가 옷을 짜는 틀이기에 음과 의미가 유사한 '의(衣)'로 표기한 것을 보면 우리 조상님들이 지명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지명에 대하여 얼마나 깊은 생각과 의미를 부여해 왔는지를 알 수가 있다.

예전에는 베틀이 가정의 필수품이요 여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베틀에 앉아 베를 짜며 보내야 했다. 따라서 '도투마리, 눈썹노리, 잉앗대, 바디, 북, 말코, 비거미, 사치미, 뱁댕이, 용두머리, 꾸리' 등등 베틀의 부속품을 부르는 이름들은 여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늘 쓰는 말들이기에 한자어가 아닌 순우리말로서 옛 고어들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언어의 보고라고 할 수가 있으며 비슷한 지형의 지명에 이 말들이 많이 쓰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예를 들면 도투마리란 베를 짤 때 날실을 감는 H자형의 널빤지로 된 틀을 말하는데 집의 구조로 보아 가운데에 부엌이 있고 양쪽으로 방을 만든 집을 그 모양이 베틀의 도투마리를 닮았다 하여 도투마리집이라 불렀으며, 지명에도 전남 구례군 지리산 자락의 도투마리골, 전북 순창군 쌍치면 금평리의 도투마리재,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도투마리암 등이 있다.

또한 옛날에 모시를 짤 때에 엮어 짜는 실을 잉어실이라 부르므로 지명에서 두 지형지물의 사이를 길게 연결하는 지형에는 잉어실, 잉어배미, 잉어들, 잉어재라는 지명이 생긴 것이다.

베틀의 부속품 중에 바디라는 것이 있는데 날에 씨를 쳐서 짜는 구실을 하는 것이다. 베를 짤 때에 배 모양으로 생긴 북 속에 씨실로 사용하는 실꾸리를 넣은 다음 북바늘로 눌러서 실뭉치가 솟아 나오지 못하게 막으면서 씨실을 날실과 교차시킨다. 이때 날실을 고르며 북의 통로를 만들어 주고 씨실을 쳐주는 것이 바디인데, 이 바디는 흔히 가늘고 얇은 대오리를 참빗살같이 세우고 단단하게 실을 얽어서 만든 것이다.

'바디'의 모양을 빗대어 만들어진 말을 찾아 보면 잎이 퇴화되어 포처럼 변한 잎이 베틀의 '바디'를 닮았다고 해서 바디나물이라 불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지명에서도 바디의 형태와 닮은 지형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쓰인 예가 많이 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서부리에 있는 성산(筬山, 368m)은 정상부에 기장산성(機張山城)이 있는데 산성산(山筬山)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성산(筬山)의 이름은 기장(機張)이라는 마을의 형태가 베틀[織機]을 차려[張] 놓은 형국이라 하여 붙은 이름으로 풍수상으로 옥녀 직금형(玉女織錦形-옥녀가 비단을 짜는 모습)이며 성산(筬山)은 베틀 바디[筬]에 해당하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나 이는 '기장(機張)'이라는 지명의 한자 풀이를 가지고 유추한 민속어원설이라 할 수 있으며 실제로는 '성산(筬山)'의 지형이 산줄기가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있는 구조, 즉 바디의 모양이라서 '바디산'이라 부르다가 한자로 '성산(筬山)' 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바디실'이란 마을에 집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있는 구조이거나 산의 줄기가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있는 구조의 형세가 바디의 모양이라서 '바디실'이라 부른 것으로 추정할 수가 있으며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기암리의 '반드실', 제천시 덕산면 성암리의 '반드실골' 들도 '바디실'에서 변이된 것으로 보는 것이 지명의 유래를 설명하기에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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