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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8.05 21:00:00
  • 최종수정2024.08.05 18:06:32
[충북일보] 충북의 아들 김우진이 대한민국 양궁 역사를 새로 썼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한국 양궁사상 올림픽 금메달 5개 모두를 휩쓰는데 큰 힘을 보탰다. 올림픽 개인전 첫 금메달을 차지하면서다. 남자선수로는 사상 처음 올림픽 양궁 3관왕이다. 통산 5번째 올림픽 금메달이다. 동계와 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역대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선수로도 기록됐다. 한국 선수단에는 이번 올림픽 10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금메달 13개를 수확한 2012년 런던대회 이후 12년 만에 이뤄낸 두 자릿수다.

김우진은 지난 4일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을 슛 오프 접전 끝에 6대 5로 물리쳤다.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선수단이 사상 처음 올림픽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쓸어 담은 쾌거(快擧)다. 두 선수는 5세트까지 5대 5를 기록하는 진땀 승부를 펼쳤다. 과녁 정중앙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쏜 화살 한발로 승자를 가리는 슛 오프에 돌입했다. 김우진과 엘리슨의 화살은 모두 10점과 9점을 가르는 선 안팎에 떨어졌다. 김우진이 선 안쪽, 엘리슨이 바깥쪽이었다. 화살이 꽂힌 지점부터 과녁 정중앙까지 거리는 김우진 55.8㎜, 엘리슨 60.7㎜이었다. 김우진과 엘리슨의 승부는 4.9㎜ 간발(間髮)의 차이로 갈렸다. 김우진이 지금까지 이뤄내지 못했던 첫 올림픽 개인전 우승과 한국 양궁역사를 새로 작성하는 순간이었다.

김우진의 양궁실력은 독보적이다. 역대 최고의 선수를 일컫는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10년 가까이 세계 최고의 궁사로 인정받으며 주요 국제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했다. 그러나 올림픽 개인전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16년 리우대회 32강에서 탈락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대회에서는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우진의 이번 파리올림픽 대기록 작성은 결코 운이나 우연이 아니다. 김우진의 정신력과 대한양궁협회의 엄격한 실력위주 대표선수 선발 시스템이 일궈낸 큰 성과다. 김우진은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 금메달에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양궁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김우진은 충북 옥천 이원초 출신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친형을 따라 양궁에 입문했다. 양궁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충북 소년체전정상에 섰다. 충북체고 학생 신분으로 출전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단체·개인전 2관왕에 올랐다. 2011년에는 토리노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단체·개인전 2관왕을 차지했다. 청주의 주성대학(현 충북보건과학대)을 졸업했다. 2011년부터 청주시청 양궁선수로 뛰고 있다. 충북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한 번도 충북을 벗어난 적이 없다. 토박이 충북의 아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SNS를 통해 김우진 선수를 특별히 언급하며 파리올림픽 양궁 3관왕과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 5개 획득을 축하했다. 김우진의 고향 옥천에서도 마을주민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황규철 옥천군수는 김우진의 고향집에서 김우진의 부모, 마을주민들과 함께 응원했다. 김우진은 대한양궁협회의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이 한국 양궁의 대기록을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김우진의 이번 파리올림픽 쾌거를 계기로 충북의 양궁에 새바람이 일기를 기대한다. 청주의 김수녕 양궁장처럼 옥천에 '김우진 양궁장' 건립도 구상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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