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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주

교통대 항공서비스학과 교수

주말에 외출할 일이 있어서 약속 장소까지 어떻게 가야 할지 길찾기 검색을 해 보았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가장 빠르고 편한 동선인 경우가 많다. 먼저 버스를 타고 그 다음에 지하철로 갈아 타고 이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을 나섰다. 지하철역에 도착해서보니 날씨는 덥고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지하철역에 도착한 다음 꽤 많이 걸어가야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 전날 늦은 퇴근으로 인해 아직도 피로감이 남아 있는데다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면서 걸어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나 스스로를 설득하기 시작했고 갑자기 택시를 타고 가는 것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지하철역에서 택시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방금 전에 했던 결정을 매우 후회하면서 '왜 그렇게 바보같은 생각을 했을까' 자책감이 밀려왔다. 주말 점심 시간이라 모든 도로가 꽉 막혀서 도저히 앞으로 나아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약속 시간까지 도착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였다.시간이 지체될수록 '앞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주말에는 반드시 지하철을 이용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강하게 하면서 막히는 도로 한가운데에서 약속 시간까지 도착하겠다는 계획과 의지를 자포자기하며 내려놓기 시작했다.

우리는 삶의 모든 순간순간 많은 결정을 하면서 살아간다. '무엇을 살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이런 일상적인 결정에서부터 집, 재산, 가족, 관계들에 대한 크고 중요한 결정까지 삶의 매 순간이 결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떤 대안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 될지 파악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알아보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친다.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결정을 통해 자기만족을 극대화하기를 원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 많은 대안들을 놓고 비교하기도 한다.

수많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우리는 간혹 스스로가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내린 결정들을 되돌아보면 정말 과연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한 것일까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퇴근 후에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내 안의 두 마음이 갈등을 거듭한 결과, 술집으로 향하기도 하고, 밤 늦은 시간에 먹는 야식이 몸에 해롭다고 생각하지만 그 시간 TV에서 반복되는 치킨과 맥주 광고를 보면서 얼른 치킨을 배달시키기도 한다. 힘들고 고단한 일상 끝에 나를 위한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카드값을 지불하면서 고생할 생각은 잠시 뒤로 하고 엄청나게 비싼 물건을 사기도 하고 때로는 예쁘다고 생각하는 옷을 고르고 골라서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비슷한 옷이 있기도 하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렇게 효용과 효율적인 측면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에는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요인들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즉, 인간의 행동이 반드시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만은 않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은 어떤 상황이나 문제 앞에서 감정, 직관, 본능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하는 경향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를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감정적이고 심리적인 요인으로부터 받는 영향은 우리의 충동구매나 과시소비, 중독구매 등 우리의 소비 생활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이해할 수 없는 판단과 잘못된 결정을 통해 '멍청 비용'을 지불하고 나서도 나 자신을 질책하고 통제하기보다는 스스로를 옹호하고 합리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방금 전에도 마트에서 같은 종류의 음료수 중에서 무엇을 살까 비교하면서 '프리미엄'이라는 문구가 붙은 음료수에 더 많은 마음이 가는 나를 보게 된다. 도대체 왜 프리미엄인지, 왜 웰빙인지, 무엇을 기준으로 최고인지 알지 못하지만 그런 문구 하나에도 쉽게 마음이 동하는 걸 보면 사람은 정말 이성보다는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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