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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8.06 18:11:34
  • 최종수정2023.08.06 18:11:34
[충북일보] 대한민국 다중이용시설이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과거와 달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건 잇단 살인 예고다. 무차별 살인을 예고한 글이 계속되고 있다. 추가 모방범죄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살인 예고글 작성자 30명을 검거했다. 중학생을 비롯한 미성년자도 여럿이다. 게시 장소는 유명 인터넷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등 게시 장소는 다양하다. 경찰은 현재 작성 경위와 범죄 혐의점 등을 조사 중이다. 나머지 게시물에 대해 IP 추적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지난 5일 A(30대) 씨를 협박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전날 오후 7시 15분께 SNS상에 퍼지고 있는 '칼부림 예고지역 목록'에 청주지역 2곳의 장소와 시간 등을 추가해 단체 채팅방에 유포했다. 자신이 유포한 글이 SNS로 확산되자 이날 밤 경찰에 자수했다.·충북경찰청은 A씨 외 살인 예고글을 작성한 5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살인 예고 게시자들에게 협박,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특수협박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 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또 살인이나 상해를 구체적으로 준비한 정황이 확인되면 살인예비나 상해예비 혐의도 적용할 방침이다.

평소 SNS 등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많다. 일반 사람들은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살인 예고글 같은 건 다르다. 우려하면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 일부 게시자들을 부추기는 요인인 셈이다. 대부분 타인의 관심을 끌고 싶은 욕구가 큰 사람들이다. 다시 말해 관종이다. 이들은 내용이 좋든 나쁘든 많은 다수의 반응에 흥분한다. 자기 글에 반응하는 자체를 즐긴다. 결국 살인 예고글까지 올리고 사회적 불안을 조성한다. 글을 올렸을 때 사회적 파장 등 심각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평소 사회에 대한 불만을 글을 통해 표출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언어의 유희를 즐기는 사이 시민들의 일상은 매우 불안해졌다. 같은 유형의 범죄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걱정하고 있다. 안전 사회는 국가의 최종 목표다. 국가가 시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충분히 투자해야 한다. 먼저 양극화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나친 엄벌주의가 모방범죄를 잠깐 막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정부는 시민의 안전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잇단 묻지마 칼부림 사건은 대한민국 치안의 수치다. 더 이상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권력을 총동원해 강력 대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엄격한 법집행과 관련 시설 보안·경찰 현장 대응능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본다. 단기적으로는 경찰이나 시민의 정당방위를 좀 더 광범위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 공공장소에서 폭력이 발생했을 때 경찰에게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더 주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현장에서 위험성을 판단해 테러방지법을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 분풀이 종류의 사건은 한 번 터지면 감염속도가 빠르다. 온라인상에 올라오는 살인예고 글 등에 대해선 엄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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