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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10.23 15:26:48
  • 최종수정2022.10.23 18:29:09

송용섭

농업미래학자 교육학박사

지난 늦여름 폭우에 태풍까지 겹치면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고환율로 수입 농산물 가격마저 오르면서 최근 '못난이 농산물'이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과일이나 채소의 경우 외형이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농가와 유통업체는 크기와 모양, 색이 고르지 않거나 흠집이 있는 농산물을 솎아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못난이 농산물은 신선도, 맛, 영양 등 품질면에서 이상이 없지만, 유통규격에서 등급 외로 분류되며 통상적으로 'B급 농산물'이라 불린다. 못난이 농산물은 시중에 유통되는 농산물과 똑같은 곳에서 같은 생산과정을 거쳐 재배되었지만, 외형 때문에 소비자를 만날 기회마저 잃게 된다.

2020년 서울신문이 농림축산식품부에 의뢰해 27개 농산물을 대상으로 전국 128개 산지농협에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생산량 중 등급 외 발생 비율은 평균 11.8%였다. 품목별로는 당근 19.6%, 배추 17.0%, 양파 12.6%, 풋고추 10.2% 등 채소류가 10%대였으며, 배 27.0%, 복숭아 26.0%, 포도 21.8%, 사과 14.1% 등 과일류는 평균 22.2%로 채소류보다 높았다. 농업인들은 농협 등 산지 유통업체에 넘기지 않는 물량도 많아서 실제 등급 외 발생률은 더 높다고 말한다. 이같이 다량의 농산물이 유통업체가 정한 크기와 모양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판매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버려지거나 헐값에 처분되고 있어 경제적 손실은 물론 폐기로 인한 환경오염원이 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환경단체들은 식량 폐기물을 줄이는 것이 기후 위기를 막는 핵심 전략 중의 하나라고 강조하고 있다. 2019년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먹지도 않고 버려지는 농산물의 양은 1년에 약 13억 t에 이르며, 이는 세계 식품생산량의 3분의 1이나 된다. 농식품의 손실, 폐기에 따라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발생량의 6~10%로 추정되며, 이는 2015년 UN 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합의한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식품 폐기량 감축이 포함된 배경이기도 하다.

못난이 농산물은 별도의 유통 판로가 존재하지만 단가가 낮아 판매하더라도 농가에 큰 소득을 가져다주지 못할 뿐 아니라 인건비도 남기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못난이 농산물로 주스나 잼, 스낵과 같은 가공식품을 만들게 되면, 규격 외로 외면받고 차별받던 농산물이 새로운 상품으로 변신할 수 있다.

또한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는 등 유통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어, 유연한 가격 협상을 통해 가치소비 문화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고 농업인들은 추가 소득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못난이 농산물의 소비는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2014년부터 못난이 농산물 유통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고, 관련 스타트업들이 대형 유통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판매를 활성화하고 있다. 프랑스 슈퍼마켓 체인 인터마르셰는 '부끄러운 과일과 채소'캠페인을 벌여 유럽 전역에 못난이 농산물 소비 운동을 촉진했으며, 네덜란드의 크롬코마는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과일, 채소 수프 전문 유통업체를 출범했다. 미국은 못난이 농산물 전문 온라인 쇼핑몰 임퍼펙트 프로듀스가 등장했으며, 어글리 컴퍼니는 못난이 과일을 건조하여 스낵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전문회사로 성장했다.

최근 국내에도 못난이 농산물을 모은 생산자 협력 브랜드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못생겨도 맛만 좋은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살 수 있고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을 도와줄 수 있다는 윤리적 소비를 내세우고 있다. 이달 초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가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B급 상품 구매 경험 및 소비 의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65.9%가 실제 최근 6개월 이내 B급 농산물을 구매한 경험이 있으며, 55.5%가 고물가 사태가 B급 농산물 구매수요 증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국내외 못난이 농산물의 소비 활성화 추세에 발맞추어 고물가 시대에 B급 농산물의 가치를 재발견함으로써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와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직거래 판로를 개척하고 산지 가공 활성화를 통해 농가소득을 창출하는 역발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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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