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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2.12 16:39:20
  • 최종수정2020.02.12 17:07:2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라 불리는 중국 '우한(武漢) 발 우환(憂患)'에 지구촌이 떨고 있다.

이웃 나라 한국은, 눈도 거의 내리지 않은 올 겨울이지만 설상가상(雪上加霜) 지경이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 파리 날리는 식당이 늘어간다.

시장이나 백화점에서도 사람 구경하기 힘들다.

2월 8일 정월 대보름엔 달이 어느 해보다도 예쁘게 떴지만 민속행사는 줄줄이 취소됐다.

아침마다 수영장을 오가는 길에서 얼굴을 거의 다 덮는 흉칙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봐야 하는 게 필자에겐 고역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밤거리를 활보하는 '검은 마스크족'도 늘었다.

원래 한국인은 한 곳에 정착해 사는 농경민족이었다.

대대로 이웃마을 사람과 결혼해 자식 낳고 살다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자동차나 비행기가 없으니 장거리 여행을 통해 '몹쓸 병'에 걸릴 이유가 없었다.

나라 전체에 사람이 고루 흩어져 살다 보니 큰 역병이 발생해도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위험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발달한 교통통신이 인간을 신체나 정신적으로 위협하는 '흉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비행기와 인터넷으로 인해 세계는 거미줄처럼 얽힌 '네트워크 사회'로 바뀌었다.

네트워크에서는 한 부분에서 생긴 사고가 주변에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번 폐렴으로 2월 11일 현재 세계 28개국에서 발생한 확진환자가 4만3천여명,죽은 사람도 1천명이 넘는다.

역사·지리적으로 한국인은 중국인과 가까이 하지 않을 수 없는 숙명을 가진 민족이다.

싫든 좋든 중국 사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이 나라에 물건을 팔아야 하고, 관광객을 받아들여야 먹고 살 수 있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해 대다수 지방대학은 중국인 유학생이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매일 밥상에 오르는 각종 식재료부터 컴퓨터 등 첨단제품까지,한국인은 이제 값싼 중국 제품이 없으면 생활하기 어렵게 됐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한 수산물 시장에서 팔린 박쥐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국인들은 한국이나 다른 선진국 사람들과 달리 각종 희귀한 동물을 먹는 습관이 있다. 필자도 몇년 전 방문한 베이징의 한 야시장에서 거미·전갈·지네 같이 징그러운 벌레들이 꼬치음식으로 팔리는 것을 보고 기겁한 적이 있다.

우한 폐렴 통계를 보면 중국과 가깝고, 교류가 많으며,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서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높다.

전 세계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싱가포르·일본·태국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2월 11일 기준 전체 확진환자 28명 중 대다수가 사람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인구밀도가 낮거나 백화점·대형마트·지하철 같은 다중이용시설이 적은 지방에서는 이 병에 걸린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 11월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사스(SARS)'로 인해 세계에서 774명이 희생됐다. 이번과 달리 당시 한국에서 확진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매년 반복되는 '중국 발 미세먼지'도 봄이 되면 또 다시 온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다.

병이나 미세먼지가 무섭다고 중국과 교류를 끊을 수는 없다. 하지만 무리하게 하는 해외여행은 국내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자제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질병 확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수도권 인구 집중을 억제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작년말로 수도권 인구 비중이 전국의 50%를 넘어선 것은 '국가적 재앙의 전조'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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