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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2.17 17:47:31
  • 최종수정2018.12.17 17:47:31
[충북일보] 보수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미래진행형이 될 수도 있다. 보수가 진보의 실패를 기다리는 건 그저 미망(迷妄)이다. 좋은 가치를 지키고 나쁜 가치를 버려야 한다. 시대상황이 그렇다.

*** 보수의 새 가치 찾아내야

자유한국당의 '인적청산안'의 뚜껑이 열렸다. 보수 몰락의 중심에 있던 TK정치인도 포함됐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는 지난 주말 현역 국회의원 21명을 물갈이 했다.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하거나 향후 공모대상에서 배제시켰다. 하지만 문제를 일으킨 많은 국회의원들이 살아났다.

물갈이 대상 의원들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공천 받을 수 없다. 공천 대상에서 원천 배제되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최근 2년 동안 한 일 중 가장 강력한 조치였다. 옥석을 제대로 가렸는지는 나중에 따져볼 일이다.

어찌됐든 물갈이 조치는 잘한 일이다. 살아남은 의원들도 면죄부를 받은 게 아니다. 지난 과오를 망각하면 '도로아미타불'이다. 한국당은 최근 문재인 정부의 실책 반작용 덕을 보고 있다. 한국당 지지율이 살짝 오르고 있다.

물론 즐길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 착각은 금물이다. 과거 영화시대로 돌아가긴 어렵다. 누구나 다 안다. 한국당은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 변화 상황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당은 자칭 보수의 본진이다. 그런데 제 역할을 못했다. 친박과 비박, 잔류파와 복당파 등으로 갈려 허송세월했다. 대오각성하고 반성해야 한다. 더 이상 무능하게 보여선 안 된다. 제1야당의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

한국당은 스스로 보수의 가치를 정립하지 못했다. 집권여당 시절 참혹한 수모를 당하고도 뭔지 모르는 듯하다. 철저한 자기반성이 전제돼야 보수회복이 가능하다. 국가를 경영할 지식과 열정을 갖췄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사회주의자가 정권 장악에 성공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회주의는 목표 달성에 성공한 적이 없다. 국민을 빠짐없이 고루 배부르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100원에 사들여 80원에 파는 기업은 없다. 망하기 때문이다.

정치에선 다르다. 100원의 세금을 걷어 120원어치 복지를 베풀곤 한다. 그런 정치인이 성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결과는 참혹하다. 세계사를 조금만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정치인 대신 나라가 망해 갔다.

한국당은 하루아침에 무너진 게 아니다. 지난 세 차례의 총선(18대, 19대, 20대) 공천 실패가 쌓이고 쌓여 위기를 불렀다. 하루아침에 재건이 불가능한 까닭도 여기 있다. 2020년 예정된 21대 총선을 염두에 두고 혁신을 진행해야 한다.

결국 관건은 2020년 총선에서 '공천'이다. 공천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졌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당은 일단 잘했다. 물갈이 인사에 대한 재공천 원천 배제 원칙은 작은 혁신이다. 보수의 기틀을 다시 세울 기회다.

정치의 힘은 가치와 명분에서 나온다. 한국당은 이 점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으면 된다. 우선 시대에 걸맞은 보수의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 고도의 창의력 발휘해야

자칫 여기서 잘못하면 궤멸의 길이다. 보수의 가치부터 돌아봐야 한다. 보수는 전통과 질서를 존중하면서 신중하게 변화를 모색하는 이념이다.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이다. 민생안정은 백만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치적 진화의 대가는 고통이다. 모든 게 사라지면 모든 게 드러난다. 하지만 그 땐 이미 늦다. 한국당은 뒤를 보지 말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국민 속으로 가 그들과 놀아야 한다. 그래야 모든 세대가 공유할 프레임을 찾을 수 있다.

한국당은 보수 본진으로서 역할에 실패해 무너졌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보수의 정신을 되찾아 시민사회 질서의 근원을 마련해야 한다. 피해의식을 버리고 자성의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게 살길이다.

열매 맺으려는 꽃잎은 반드시 떨어져야 한다. 싹 틔우려는 씨앗은 파묻혀야 한다. 탄생과 죽음은 이렇게 한 몸이다.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야 살 수 있다. 고도의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필사즉생 필생즉사 (必死則生 必生則死). 영광은 언제나 고난의 길 한 가운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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