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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2.10 17:51:20
  • 최종수정2018.12.10 17:51:20
[충북일보] 새벽닭이 울었다. 하나씩 주고받았다. 서로 조금씩 아쉽지만 그게 최선이었다. 성과를 하나씩 주고받았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상생을 선택했다. 윈윈(WIN WIN) 이었다.

*** 충북의 고교 무상급식 합의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은 지난 8월 말부터 고집스럽게 힘겨루기를 했다. 고교 무상급식비 분담비율을 놓고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자율학교 지정과 명문고 육성도 마찬가지였다. 무려 3개월 넘게 그랬다.

상황이 갑자기 바뀌었다. 충북도의회의 선전포고에 두 사람이 손을 들었다.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도와 도교육청에 합의문 작성·제출을 요구했다. 10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내년도 예산안 보이콧을 예고했다.

으름장은 통했다. 고교 무상급식비 분담비율에 즉각 합의했다. 최근 충북도의회가 한 일 중 최고였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은 10일 '초·중·고·특수학교 무상급식 경비'와 '미래인재 육성'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충북도는 분담비율 50% 마지노선을 거둬들였다. 도교육청이 요구한 75.7%까지 늘리기로 했다. 통 큰 양보로 포장했다. 도교육청은 자율학교 지정과 명문고 육성을 포함한 미래인재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이 지사 요구 사항을 받아들인 셈이다.

도교육청은 '식품비 지원 비율'에서 충북도 등 지자체 양보를 얻어냈다. 충북도는 명문고 유치의 명분을 확보했다. 물론 두 기관 두 사람의 충돌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세부 내용을 놓고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협약 내용은 민선 7기가 만료되는 2022년 말까지 적용된다. 민선 7기가 끝날 때까지다. 민선8기 때 갈등 재발의 불씨를 남긴 모양새다. 아무튼 앞으로 3년 동안은 걱정 없다. 고교생과 학부모들이 급식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한 발 뒤로 한 뒤 두 발 앞으로 가는 건 결국 전진이다. 조금 느리지만 저항 없이 갈 수 있다. 주로 어려운 상황 돌파에 쓰인다. 때론 조금 에둘러 가는 게 빠르다. 벼랑이라도 있으면 더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일상에서 잘 쓰지 않는다.

상대방으로부터 내가 원하는 답을 듣는 건 쉽지 않다. 정치에서 내가 원하는 정답은 별로 없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에서 답을 찾는 게 현명하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이 그런 선택을 했다. 마침내 서로 원하는 정답을 구했다.

두 사람은 소통과 합의를 통해 서로 체면을 세웠다. 앞으로 힘을 합쳐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는 세상이다. 손실보다 이익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애써야 한다. 두 사람의 협력도 같은 이치다.

고교 무상급식은 시대적 과제다. 지자체든 교육청이든 재정이 넉넉지 않다. 모르는 바 아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살림을 꾸려야 하는 지자체와 교육청의 견해 차이는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의 협의와 양보는 훌륭하다.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시행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하지만 좋은 교육 여건 조성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이 공약으로 내건 까닭도 여기 있다.

*** 영광은 늘 고난의 한 가운데

충북교육이 다시 한 번 튼튼해졌다. '너 죽고 나 죽자'는 공멸을 피했다. 대신 '나도 살고 너도 살자'란 상생을 얻었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의 결단 덕이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은 앞으로도 '윈윈'하는 관점에서 행동해야 한다. 가장 먼저 극단적 언어 사용을 피해야 한다. 특히 '절대 ~하지 않는다'식의 언어 사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말이 행동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말은 무슨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행동은 어떤 말을 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생각이 말과 행동을 지배하는 이유다. 반복된 행동은 습관으로 굳어진다. 생각과 말, 행동의 반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일직선의 말로는 일방적인 말 밖에 상상하지 못한다. 유연한 곡선의 사고가 아름다운 말을 만든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은 도민의 삶과 학생교육의 질만 보면 된다. 고교 무상급식은 제로섬게임이 아니다. 모두 지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것이다.

영광은 언제나 고난의 한 가운데 있다. 비로소 두 사람의 가슴에서 새벽닭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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