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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4.17 13:32:18
  • 최종수정2018.04.18 12:38:25
[충북일보] 영국의 유명 작가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1817년)의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오스틴은 6남 2녀 중 7번째이자 둘째 딸로 태어났다. 정규교육을 받은 것은 겨우 11살까지에 불과하지만 15살부터 단편을 쓰기 시작했다.

1796년, 첫사랑에 빠진 오스틴은 남자 쪽 집안 반대로 결혼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으면서 '첫인상' 집필에 몰두했다. 이 책이 1813년 '오만과 편견'으로 개작된 뒤 빛을 보게 됐다.

시장 논리 무시한 국토부

영국의 시골 롱본(Longbourn)에 사는 베넷 일가의 딸들이 배우자를 찾는다. 베넷 씨가 죽으면 롱본에 재산을 상속시킨다는 계약에 따라 다섯 자매와 베넷 부인은 재산을 모두 잃을 처지에 놓였다.

베넷 일가 상속 계약에는 여자에게 상속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었다. 이럴 경우 친척인 목사 콜린스가 재산을 상속하게 된다. 베넷부인은 그런 사태를 걱정해 딸들에게 빨리 배우자를 찾아주려 필사적이었다.

그러나 베넷 씨는 부인과 달리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도 경제적 사정이야 어찌됐든 사랑을 위해서만 결혼하려 결심했다.

그녀의 소망은 친절하고 아름다운 언니 제인이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면 함께 살고 싶은 것이었다.

옆 마을 네더필드 파크에 젊고 부유한 신사 빙글리 씨가 이사를 왔다. 베넷 부인은 빙글리 씨에게 딸들을 시집 보낼 목적으로 무던히 노력했다.

한 무도회에서 맏딸 제인은 빙글리와 인상적인 만남을 갖는다. 둘째 엘리자베스는 빙글리의 친구 다아시가 자신의 가족을 경시하는 말을 듣고, 그의 오만함(Pride)을 느꼈다.

이후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의 지성과 위트에 점차 매력을 느꼈지만, 엘리자베스는 나쁜 첫인상에 대한 편견(Prejudice) 때문에 그와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만과 편견'이 200년을 넘는 긴 세월 동안 젊은 남녀들의 필독서(必讀書)로 자리 잡은 것은 우리에게 계층과 돈으로 옥조이는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방감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오만과 편견'은 비단 남녀 간 애정과 관련된 의미만 던져 준 것은 아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회현상에서도 '오만과 편견'이 수시로 드러난다.

최근 몇 년간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찬 국토부의 정책결정이 시장(市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국토부는 청주공항 항공기정비센터(MRO)를 약속했다. 당초 시범지구 조성이 정권이 바뀌자 전국 공모로 바뀌었고, 충북은 결국 경남에 MRO를 빼앗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청주공항 거점 저비용항공사(LCC) 유치를 약속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토부는 지난해 말 청주·양양공항 LCC 면허를 불허했다.

청주와 양양은 신규면허를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 그럼에도 기존 LCC 업계가 반발하자 승인 조건을 강화하는 법 개정 후 재심사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자유로운 경쟁 보장해야

무려 1년 이상 취항이 늦어지면 항공업체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 취항이 늦어질수록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항공 산업 분야 취업을 준비하던 청년 대학생들은 큰 좌절에 빠지게 된다.

때문에 국토부의 불허는 당연히 '오만과 편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언론은 당시 면허 불허 상황을 '짜맞추기 심사'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국토부는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소비자 권리보장은 눈에 보이지 않나 보다. 신규업체를 막아야 기존 업체가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은 지독한 오판이다.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어떤 권력도 시장의 흐름을 역행하면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설령 정권의 실세가 국토부를 뒤에서 움직인다고 해도 시장의 관점은 지켜져야 한다.

시장의 관점을 무시한 정책 결정은 '오만과 편견'이다. 권력이 시장의 흐름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오만과 편견'은 언제든지 적폐(積弊)로 몰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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