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6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설특집]외국인이 바라본 미호천 일원

네팔·중국·인도 3개국 유학생
청주 작천보·정북동 토성·진천 농다리 등 미호천 일원 탐방
고국과 다른 이색 풍경에 감탄 절로

  • 웹출고시간2018.02.13 20:48:45
  • 최종수정2018.02.13 20:48:45

취재진과 유학생들이 함께 농다리를 건너며 농다리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충북일보] 미호천은 음성에서 발원해 진천·청주 및 세종을 거쳐 남서류하며, 백곡천·보강천·무심천·천수천·조천 등 지류와 만나 부강 서쪽에서 금강에 합류한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그래 왔다.

익숙함에 젖은 우리는 관광자원으로서 미호천을 볼 때, 단편적인 면만 볼 여지가 있다.

이방인이 바라본 미호천은 어떤 모습일까.

'미호천'이란 이름조차 생소하다던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지난 8일 답사를 떠났다.

이날 탐방은 충북대학교 화학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아노트(Maharjan Anoth·29·네팔)·아르티(Aarti Deshmukh·29·인도)씨와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는 구예로(24·중국)씨와 함께 했다.

미호천 탐방은 문암 매립장 앞 자전거도로 광장에 설치된 미호천 유래비 답사로 시작됐다.

미호천을 처음 찾은 이들의 관심은 미호천의 자연환경과 자전거도로에 집중됐다.

특히 네팔에서 온 아노트씨의 말이 많아졌다.

그는 "네팔은 산이 많은 탓에 깊은 협곡 사이로 흐르는 하천이 많다. 얕고 잔잔하게 흐르는 미호천이 이색적으로 보인다"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고산지대가 많은 네팔에서 볼 수 없는 하천변 자전거도로와 운동기구가 매우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네팔은 우리와 달리 하천을 중심으로 도시가 발달하지 않았고, 하천의 쓰임새 또한 다르다고 한다.

고지대에서 발원한 하천은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빠른 경우가 많으며, 깊은 협곡 사이를 흐르기 때문이다.

네팔은 히말라야산맥 뿐 아니라 강과 하천 또한 관광자원으로써 성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아노트씨는 테코강을 성공사례로 소개했다.

테코강은 ㎞당 15m라는 기울기를 가진 가파른 지형적 특징을 활용해 래프팅과 카약을 즐기는 명소가 됐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청주 문암동 미호천 유래비에 적힌 설명을 읽고 있다.

ⓒ 신민수기자
다음 방문지는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작천보였다.

홍수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작천보 관련 설명을 들은 구예로씨는 한국과 중국의 하천은 닮은 점이 많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나의 고향인 항저우는 쌀농사가 발달했다. 농사에는 많은 물이 필요한 만큼,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예로부터 하천을 끼고 도시가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저우의 전당강은 심한 조수간만의 차이 때문에 바닷물의 역류로 인한 홍수문제가 심각해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한국과 홍수의 이유는 다르지만 작천보를 보니 두 지역 모두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항저우의 전당강은 총 길이가 599.73㎞인 큰 강으로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 수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9·10월이면 조수(潮水)의 장관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조수는 항저우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 됐다.

작천보 주변에 조성된 공원은 듬성듬성 난 풀과 휑한 공간 탓에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이곳이 공원이라는 설명이 무색할 만큼 유지관리가 미흡해 보였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미호천 상류에 위치한 진천 농다리(지방유형문화재 28호)를 찾았다.

진천 농다리는 미호천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힌다.

돌로 만든 다리를 방문한다는 말을 듣고, 교각형태의 다리를 생각한 학생들은 멀리서 농다리를 보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농다리에 가까이 다가간 그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르티씨는 얼음 덮인 하천과 처음 본 돌다리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그는 "인도 도시지역의 강은 오염된 곳이 많은데 미호천은 깨끗하고 주변 환경이 아름답다. 또한 안전하게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탈 수 있어 사람들의 건강한 삶에 도움을 줄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인 농다리가 정말 매력적이다"며 "봄에 꽃이 피면 인도 친구들과 다시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인도의 강과 하천은 종교적인 의미가 강하다.

그 중 갠지스강은 힌두교의 가장 신성한 강 중 하나로 수백만 인도인들의 생명선이자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갠지스강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강 가운데 하나이며, 관광 인프라가 상당히 열약하다.

하지만 갠지스강 유역의 힌두교 성지인 바라나시는 인도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역이 됐다.

관광 여건은 부족하지만 오랜 세월 지속된 현지 주민의 삶과 그들의 삶이 존중되는 모습에는 충분한 문화관광적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농다리를 최고의 방문지로 일컬으면서, 대중교통 접근성 향상과 편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더했다.

청주 정북동 토성을 찾은 충북대학교 외국인 유학생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인도의 강과 하천은 종교적인 의미가 강하다.

그 중 갠지스강은 힌두교의 가장 신성한 강 중 하나로 수백만 인도인들의 생명선이자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갠지스강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강 가운데 하나이며, 관광 인프라가 상당히 열약하다.

하지만 갠지스강 유역의 힌두교 성지인 바라나시는 인도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역이 됐다.

관광 여건은 부족하지만 오랜 세월 지속된 현지 주민의 삶과 그들의 삶이 존중되는 모습에는 충분한 문화관광적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농다리를 최고의 방문지로 일컬으면서, 대중교통 접근성 향상과 편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더했다.

진천 농다리를 떠나 정북동 토성(사적 415호)으로 향했다.

정북동 토성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 학생들은 이곳을 잔디가 잘 정돈된 나들이 장소로 생각했다.

아노트씨는 "청주에서 9년 동안 생활하면서 정북동 토성은 오늘 처음 알았다. 미리 알았다면 분명 왔을 것이다"고 말했다.

토성은 미호천 변에 있지만 미호천과 단절된 느낌이었다.

학생들은 토성을 미호천과 연계해 공원의 기능을 더 하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개발되지 않은 미호천을 두고 비전문가인 외국인들이 미호천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우리에겐 낯익고 익숙해서 특별하지 않은 것들을 그들의 눈을 통해 볼 수 있었다.

각 국가에서 하천이 갖는 의미는 달랐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관광자원이 된 모든 하천에는 자연과 전통에 대한 존중이 있었고, 개발의 중심엔 주민과 지역사회가 있었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

인터뷰-김혁수 교수

관광산업을 빼놓고 충북의 미래 먹거리를 이야기할 수 없다. 충북이 세계로 도약하기 위해 미호천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관광자원으로서 미호천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최근 수변·생태 관광에 관심을 갖고, 논문을 여러 편 집필해 온 김혁수(사진) 청주대학교 관광호텔경영학부 교수(전 한국호텔외식관광경영학회 회장)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본보가 제시한 미호천 시대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미호천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은.

"미호천은 1급 청정수에서 자라는 '미호종개'가 최초 발견될 만큼 청정 지역이었지만 현재는 생태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이에 기본적으로 생태복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생태 복원의 비용이 책정·집행될 때 사전 투입비용과 산출된 편익의 사업 타당성 검토를 병행하고, 투자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미호천의 생태복원 및 이용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먼저 집중해야 하고, 나아가 관광자원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등 선진 청정 생태 관광국들을 보면 그들의 청정한 삶의 터 자체가 고급화된 관광자원이 된다."

◇하천 관광자원화 사업에서 유의할 사항은.

"먼저 전문가(환경보호론자, 생태학자, 관광학자 등)들의 사업타당성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이후 종합적 검토와 사업시행 및 예산 구상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생태복원은 관광자원 이전단계에서 기본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다만 계획수립단계에서 관광자원도 미리 접목해 준비할 필요는 있다. 또한 사업의 필요성 및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이때는 사업의 계량적 직접적 산출 편익(금액) 외에 비계량적 삶의 질 향상과 중장기적 생태관광자원 확보 등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최근 세계적인 여행트렌드로 공정여행이 부상하고 있다.

"공정여행(착한여행)은 지역주민과 관광객, 지역사회가 모두 참여해 함께 공유하고, 향유하는 선진국형 지속가능한 관광의 한 모습이다. 미호천의 생태자원을 복원 후, 관광자원으로서 미호천의 가치를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공정하게 누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공정여행과 밀접한 개념인 '지역밀착형 관광'도 주목해야 한다. 미호천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자원들이 관광자원으로 활용돼야 한다. 지역민이 관광사업의 주체가 되고, 관광으로 인한 혜택이 지역주민과 사회에 온전히 스며들 수 있어야 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앞으로의 여행트렌드와 충북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미 성공한 선진 세계 생태관광국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기존 단체관광이 아닌 생태관광, 지속가능관광, 대안관광, 체험관광, 공정관광, 착한관광, 녹색관광 차원의 개별관광(FIT) 시대에 들어섰다. 충북도 당연히 이 추세에 맞춰 미호천 중심의 생태관광에 주목해야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