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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2.29 15:34:52
  • 최종수정2017.12.29 15:34:52

목련회 회원들이 뜨개바늘과 실을 잡고 저개발국가 신생아들을 위한 털모자를 뜨개질 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올해 초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타지키스탄 아이들은 따뜻한 체온을 전달 받았다.

먼 나라의 어른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만든 기적의 털모자 선물 덕분이다.

이번 연말에도 어른들은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뜨개바늘과 실을 손에 잡았다.

충북도청 소속 6급이하의 여직원들로 구성된 목련회의 봉사활동 이야기다.

목련회는 지난 2013년부터 캠페인의 일환인 털모자 뜨기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국제구호개발 NGO(비정부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에서 운영하는 '신생아 살리기 캠페인'에 참여중이다. 지금까지 에티오피아, 타지키스탄, 잠비아의 신생아들에게 털모자를 보냈다.

올해 만들어진 털모자는 말리와 타지키스탄으로 전달된다.

'털모자가 하나가 어떻게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을까'

UN산하 단체들의 합동 조사기구(UN Inter-agency Group for Child Mortality Estimation)의 지난 2015년 통계조사 결과, 매년 전 세계에서 생후 한 달 안에 목숨을 잃는 신생아가 270만 명이고 이 중 100만 명이 태어난 그 날 사망한다.

충북도청 여직원들의 모임인 목련회 회원들이 저개발국가 신생아들에게 보낼 털모자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김태훈기자
털모자가 전해지는 말리에서는 신생아 1천 명 중 38명, 타지키스탄에서는 1천 명 중 21명의 신생아들이 생후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다.

신생아들이 사망하는 주요 원인은 저체온증이나 호흡곤란 등 조산 합병증(35%)이 가장 많고, 비전문적이고 비위생적인 분만 환경 등으로 인한 분만 중 합병증(24%)과 감염(16%)이 뒤를 잇는다.

이들 중 70% 이상은 임신과 출산 과정을 지켜줄 조산사와 보건요원 양성, 탯줄을 자를 소독된 칼, 엄마의 가슴으로 아기를 감싸 안고 모자와 담요 등으로 아기의 체온을 높이는 캥거루케어(Kangaroo mother care)와 같은 손쉬운 조치로 막을 수 있다.

캥거루케어는 신생아를 엄마의 체온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고 털모자를 씌워 아기의 체온을 2도 정도 높이는 방법이며, 체온이 1도 오르면 면역력은 5~6배 증가한다.

인큐베이터 등 값비싼 의료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개발국가에서 저체중, 저체온으로 조산합병증의 위기를 겪는 신생아를 살리는 효과적인 방식이다.

신생아 살리기 캠패인을 통해 지난 15년 동안 5세 미만 영유아 사망자는 연간 970만 명에서 590만 명으로 39% 감소했다.

목련회는 올해 회원 100명이 참여해 털모자 250개를 만들 예정이다.

모자를 만들기 위해 먼저 봉사기관으로부터 모자 뜨기 키트를 구입한다.

한 키트에는 세 개의 실타래가 있는데 실타래 하나로 1개의 털모자를 만들 수 있다.

털모자를 완성한 뒤, 만든 사람의 이름과 휴대전화번호를 적어 봉사기관에 털모자를 보낸다.

모자가 현지에 전달되면 도착 여부와 국가명이 봉사자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려진다.

신은숙 복지정책과 주무관은 '모자 뜨기 사업부장'으로 불린다.

실을 구매하고 배분하는 일부터 완성된 모자를 모아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을 도맡기 때문이다.

신 무주관은 "처음 일을 맡았던 2014년만 해도 일일이 찾아가서 실을 나눠 줄때가 많았지만 지금은 먼저 실을 가질러오는 회원들이 많아졌다"며 "해가 거듭될수록 회원들의 참여가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모자 하나를 만드는데 며칠이 걸린다.

초보자들은 털모자 군데군데 구멍을 만들기도 한다.

그럴 때면 솜씨 좋은 회원들이 구멍을 꿰매거나 그 부분에 단추를 달아준다.

숙련자들은 4~5시간 만에 모자하나를 만들 수 있다.

목련회 회원들은 최은 관광항공과 주무관을 모자 뜨기 최고의 실력자로 꼽았다.

최 주무관은 회원들에게 뜨개질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선생님으로, 직원들이 끝내지 못한 모자를 마무리하는 든든한 지원군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초창기에는 실이 남을 때도 있었지만 직원들의 뜨개질 솜씨가 좋아지면서 지금은 실이 부족할 정도다.

털모자는 생명을 살릴 뿐 아니라 회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임명순 의회사무처 주무관은 "전자결제가 도입되면서 다른 부서 직원들을 만날 기회가 적어 서로 알기가 어려웠다"며 "함께 털모자를 만들면서 많은 직원들과 가까워 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봉사활동과 달리 털모자 뜨기는 집에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녀들이 봉사에 함께 참여하는 교육적인 효과도 있다"며 "아이들과 함께 털모자를 만든 뒤 봉사기관에서 봉사확인증을 받으면 5시간의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자 뜨기는 업무와 가사노동의 스트레스를 잊는데도 제격이다.

회원들은 "뜨개질을 하는 동안에는 명상을 하듯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권은희 여성정책관실 주무관은 "모자를 만들 때면 잡념이 모두 사라져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바쁜 업무 와중에도 틈틈이 뜨개질을 하지만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뜨개질은 집에서도 이어진다.

각자 맡은 양의 모자를 만들다보면 취침시간이 새벽 1시를 넘길 때가 많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회원들은 "작은 털모자가 가장 큰 생명의 가치를 지킬 수 있기에 즐겁다"고 답했다.

바쁜 연말 일정 가운데 이들이 뜨개바늘을 놓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지구촌 가족으로서 다른 나라의 어린 생명을 구한다는 사명감을 이야기 했다.

또한 한 아이의 엄마로서 가장 위대한 사랑인 모성애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

오숙영 목련회 회장 인터뷰

오숙영 목련회 회장

도청 공무원들의 연말은 유독 바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결산보고서 등 업무가 많기 때문이다. 목련회 회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이들이 연말 틈틈이 시간을 내 익숙치도 않은 털모자를 뜨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숙영 목련회 회장(건축문화과 주무관)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목련회는 어떤 단체인가

"목련회는 충북도 본청직원과 소속기관의 6급 이하 여직원들로 구성된 친목 단체다. 6급 이하의 직급이 가입 기준이 된 이유는 목련회 창설 당시 6급 보다 높은 직급의 여직원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1975년 10명이던 회원이 현재 436명이 됐다. 목련회는 도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도청 내부에 노동조합과 동아리, 연구단체 등 여러 단체들이 있지만 유일하게 모든 여직원이 당연직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친목도모 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자 한다."

◇목련회에서는 어떠한 봉사활동을 하나

"해마다 다르지만 봄에는 생산적 일손봉사에 참여해 농가의 일손을 돕고,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을 한다. 김장철에는 김치를 담가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고 겨울이 시작되면 연탄배달을 한다. 작년의 경우 5월에 청주 중앙공원에서 어르신 500여 명을 대상으로 '사랑의 점심 나누기' 행사를 가졌고, 11월에는 김치를 담가 어린이 재단에 전달했다. 또한 올해와 마찬가지로 신생아 살리기 캠페인에 참여했다. 올해는 조기 대선과 전국체전 등 많은 행사가 겹치면서 봉사활동을 하지 못해 회원모두가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많은 봉사활동 가운데 털모자 뜨기(신생아 살리기 캠페인)에 참여한 이유는

"아프리카에는 더운 지역이 많지만 심한 일교차 때문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신생아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털모자 하나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어린 아이들이 죽어간다는 사실이 목련회의 모성애를 자극했다. 또한 털모자 뜨기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회원들의 유대감이 깊어 질 것이라 기대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 점도 선택의 이유가 됐다."

◇연말을 맞아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려운 경제상황 탓에 도민들의 삶이 힘들다. 낙심하지 않고, 서로의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누면 좋은 미래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목련회가 도민들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함께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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