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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8.07 16:38:35
  • 최종수정2017.08.08 09:23:58
[충북일보] 영화 '택시운전사'의 열기가 뜨겁다. 영화는 5·18민주화운동을 다루고 있다. 37년 전 광주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관객들의 분노를 키우고 눈물샘을 자극한다. 감정이입도 많다.

*** 진실은 감추려 해도 드러난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흥행세가 무섭다. 수작이 아닌데도 성적이 좋다. 개봉 일주일 만에 전국 43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첫 '천만영화'가 될 거란 예측도 나온다. 역사와 실화가 영화를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영화 속 만섭(송강호 분)은 한 '이방인' 기자를 서울에서 태워 광주까지 간다. 영화는 전형적인 생계형 택시 기사 만섭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외지인' 만섭의 눈으로 보는 광주의 참상이다. 이런 참상을 취재하는 이방인 기자의 이야기다.

나는 현직 기자로서 취재를 위해 이 영화를 봤다. 배우들과 감정이입을 되풀이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날 때까지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만약 내가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죽기를 각오하고 취재에 나섰을까.

위르겐 힌츠페터(Jurgen Hinzpeter)는 독일 제1공영방송 기자였다. 다시 말해 외신기자였다. 그런데도 이역만리 이국에서 벌어진 부당함에 집중했다. 진실을 알리려 죽기를 각오했다. 기자의 본분을 다하려 애썼다.

그는 잔혹하고 철통같은 통제를 뚫고 갔다. 그리고 마침내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 사실을 외부에 알렸다. 광주의 참상을 전 세계에 보도했다. 시대의 어둠에 진실의 불을 밝혀줬다. 그가 광주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지 못했다면 어찌됐을까.

역사에서 만약은 없다. 힌츠페터는 이른바 '광주 비디오'를 존재케 한 실존 인물이다. 그 때 그가 광주의 중심에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역사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게 해줘 정말 고맙다.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전두환 회고록 논란이 어떻게 전개됐을까.

현직 기자라면 이 영화를 좀 달리 봤으면 한다. 영화에서 그의 기자정신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가능하면 감정이입까지 해보면 더 좋다. 그는 당시 일본에서 취재활동 중이었다. 한국 소식의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된다.

그는 곧바로 서울로 날아와 광주로 갔다. 당시 광주 금남로는 국군이 쏜 총으로 피바다였다. 조준 사격에 의한 끔찍한 주검이 거리를 메웠다. 무장한 군인이 민간인을 무참히 살해하는 믿기 힘든 장면도 있다.

여자와 아이들까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그는 이런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영상을 찍었다. 살상의 장면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았다. 목숨을 건 취재였다. 그의 열정과 사명감 덕에 광주의 비극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5·18 광주의 진실을 기록했다. 대한민국 한 시대의 잔혹사를 기록한 '푸른 눈의 목격자'였다. 민주화의 밑거름을 뿌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제 그는 가고 없다. 하지만 그가 기록한 광주의 진실은 영원하다.

사회 곳곳에 왜곡된 진실은 아직도 많다. 비단 광주뿐만이 아니다. 그러나 진실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드러난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 기자는 진실을 파헤치는 사람

언론이 권력과 당당히 맞서는 방법은 한 가지다. 진실 보도를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 진실 보도에 타협이 있을 수 없다. 최선을 다한 진실보도만이 펜을 검보다 강하게 한다.

기자의 관심은 가슴이 되고 관찰은 머리가 된다. 둘의 관계를 이어주는 게 튼튼한 다리다. 부지런한 다리품이 좋은 기사를 만든다. 진실에 다가가 정확히 쓴 기사는 힘을 갖는다. 쓰는 기자의 고통이 읽는 독자에게 행복을 선물한다.

"나는 그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를 모두 들었다. 너무 슬퍼 눈물을 흘리면서도 나는 기록했다. 한국 언론에서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진실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난, 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내 필름에 기록된 모든 것들은 내 눈앞에 일어났던 일, 피할 수 없는 진실이기 때문이다."

고(故) 힌츠페터의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기자는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리포터다. 진실을 파헤쳐 글을 쓰고 전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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