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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5.22 15:44:32
  • 최종수정2017.05.22 17:47:20
[충북일보] 5월 중순 동네 앞 느티나무가 둥근 숲이다. 이팝나무 꽃도 졌다. 진달래와 개나리는 어느새 푸르다. 들녘에선 모내기가 한창이다. 봄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 쌀의 기원 자긍심을 지키자

요즘 원조(元祖)란 말이 흔하다. 지역의 명물 음식점을 찾다 보면 더 자주 느낀다. 어느 집이 정말 원조인지 헷갈린다. 외지인들이 받는 느낌은 거의 비슷하다.

쌀의 원조는 어디일까. 결론부터 밝히면 한국이다. 중국이 아니다. '청주 소로리 볍씨'가 발견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원조가 뒤바뀌었다. 한국이 중국보다 4천년이나 앞선다. 다시 말해 쌀의 기원이 한국에 있다.

한국의 소로리 볍씨는 세계 최고미(最古米)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고고학 입문서에도 기술돼 있다. 국내에선 '현대 고고학의 이해(Archaeology)'로 번역·출판됐다. 세계적인 고고학 개론서다.

소로리 볍씨는 1998년과 2001년 10월 2차례에 걸친 발굴 조사를 통해 발견됐다. 탄소연대 측정 결과 1만3천~1만5천 년 전의 볍씨로 인정됐다. 세계 학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공인받았다.

소로리 볍씨 발견은 소로리의 기적이다. 영국의 BBC방송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널리 보도 됐다. 소로리 볍씨는 미국 콜롬비아 대학 등에서 고고학 자료로 쓰고 있다. 벼의 기원과 진화 연구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로리 볍씨의 문명사적 가치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날로 그 가치가 커지고 있다. 이제 유전공학적 차원에서도 가치 발현을 앞두고 있다. 소로리 볍씨의 유전자 분석을 통한 세계화가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로리 볍씨는 특히 후기 빙하기의 기후와 식생 연구에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충북대 조용구 교수(충북대 식물자원학과)의 연구는 값지다. 유전자발현 제어기술을 이용해 최고 식미의 쌀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이미 '소로리 품종'으로 등록해 소로리 볍씨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고(最古)의 볍씨로 세계 최고(最高)를 만들려는 시도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볍씨의 기원과 진화과정을 밝히는 연구다.

소로리 볍씨는 이제 그냥 볍씨가 아니다. 충북이 세계에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문화유산이다. 정말로 몇 안 되는 소중한 유산이다. 청주가 '쌀의 원조'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켜 주는 생명의 표식이다.

소로리 볍씨는 우선 학술적으로 아주 중요한 자료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화와 생명의 자긍심이다. 존재 자체가 그대로 자산이 되고 있다. 청주의 위상을 만방에 선포하는 귀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5천년된 경기도 고양시의 '가와지 볍씨' 여섯 톨의 부가가치가 600조 원이라고 한다. 물론 몇 해 전 고양 시장이 한 말이다. 그렇다면 네 톨 남은 1만5천년된 청주 소로리 볍씨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말하기 쉽지 않다.

문화유산의 가치는 지키려는 사람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만큼 소중히 여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 헤리티지 마케팅에 나서자

모내기철인데 가뭄이 심하다. 비가 내려도 쥐 오줌 만큼이다. 대신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남은 논물마저 잦히고 있다. 그래도 농업용수가 확보돼 모내기에는 별 지장이 없다.

1억5천만 년 전 선조들은 어땠을까. 청주 옥산면 소로리 주민들은 어땠을까. 인근 미호천이 그 때도 있었을까. 있었다면 농업용수를 어떻게 확보했을까, 못했을까.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구는 점차 더워지고 있다. 엘리뇨로 인한 극심한 가뭄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바닷물의 역류로 인한 염해도 매년 생기고 있다. 가뭄과 염해를 견딜 볍씨 개발이 필요해졌다. 그 중심에 지금 소로리 볍씨가 서 있다.

소로리 볍씨는 세계 볍씨의 기원이다. 인류문화와 생명의 유산이다. 청주시의 관심이 중요하다. 생명의 소리는 쌀에서 나온다. 거기서 생명의 문화가 자리 잡는다. '헤리티지 마케팅(Heritage marketing)'을 권한다.

5월 장미가 붉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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