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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9.19 18:11:56
  • 최종수정2016.09.19 18:24:30
[충북일보] 청주국제공항 MRO(항공정비) 사업 좌초에 따른 논란이 일파만파다. 그러나 '책임진' '책임지는'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다. 때가 늦을까봐 두렵다. 기회마저 잃을까봐 무섭다.

***서로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전상헌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지난달 26일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청주공항 MRO사업 불참 통보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충북의 이익을 고려할 때 부적합하다는 게 이유다.

되레 전 청장에게 다시 기회를 주길 요청했다. 모든 책임이 전 청장에게 있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있다고 했다. 아랫사람을 욕하지 말고 대신 나를 욕하라는 주문이다. 부하 직원의 잘못까지 덮고 감싸는 훌륭한 리더십이다.

그러나 감싼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 않는다. 때론 가혹하리만치 냉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가 있다. 전 청장은 일단 이 지사의 감싸기로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 지사의 눈물겨운(?) 리더십 때문이다.

도민들은 이 지사의 이런 리더십을 원치 않는다. 이 지사에겐 지금 냉정한 리더십이 필요다. 전 청장의 사표 수리는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에라도 하면 된다. 그런데 이 지사가 거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지사는 매우 당당했다. 적어도 정치를 시작하고 나선 실패를 모르고 달려왔다. 행정가로선 '행정의 달인'이란 소리도 들었다. 명예 그 자체를 얻은 셈이다. 그런데 이번엔 영 아닌 것 같다. 도민들의 비판이 전 청장에서 이 지사로 옮겨가고 있다.

청주공항 MRO 사업 실패는 이 지사의 정치 생명을 위협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충북에 중대한 사업이다. 여기에 책임 소재마저 불분명해지면 그 여파가 더 커질 수 있다. 전 청장이 받아야 할 비판을 이 지사가 대신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청주공항 MRO 사업 실패는 이 지사 스타일과 잘 맞지 않는다. 이 지사는 평소 사업 추진에 아주 섬세하고 치밀하다. 그런데 MRO 사업만큼은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전 청장을 너무 믿은 자발적 무리수가 아닌가 싶다.

충북도와 경자청은 2014년 KAI의 MOU(업무협약) 파기 이후 아시아나항공과 손잡았다. 그리고 청주공항 인근 경제자유구역(에어로폴리스)에 MRO단지 조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1년 반 동안 검토만 했다. 결국 지난달 26일 사업 철회를 결정했다.

최악의 결과였다. 물론 청주공항 MRO 사업은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일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지사가 전 청장을 경질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은 두 가지다. 우선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온 측근을 포용할 줄 아는 이 지사의 리더십이다. 아니면 내쳤을 때 벌어질 수 있는 모종의 사태를 걱정했을 수 있다. 어쨌거나 지금 상황으로만 보면 자승자박 형국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았던 간에 전 청장은 지금 이 지사를 궁지로 내모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서로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현명하다.

***이제 마스터키가 필요하다

때는 온다. 그것도 어김없이 오고 만다. 지난여름 지독했던 폭염도 훅하고 갔다. 그리고 가을의 서늘함이 한꺼번에 찾아왔다. 때는 그렇게 갑자기 와 기회를 준다.

이 지사는 정치인이다. 정치인이 때와 기회를 잃으면 모든 걸 잃게 된다. 그래서 '때(timing)는 얻기가 어렵고(難得者時), 기회(chance)는 놓치기가 쉽다(易失者機)'는 말도 있다. 중국 삼국지 속 제갈공명은 분신과도 같던 마속을 벴다. 이른바 읍참마속(泣斬馬謖)이다.

이 지사는 오늘의 변화에서 내일을 꿰뚫어봐야 한다. 최고의 측근에겐 최상의 신뢰가 기본조건이다. 여기엔 인간적인 면부터 업무능력까지 모두 포함된다. 전 청장이 그 모든 조건을 갖췄는지 다시 살펴야한다.

이제는 더 이상 미래를 예측하거나 예상하기 어려운 시대가 아니다. 방문 하나만 열 수 있는 열쇠로는 충북의 희망을 만들 수 없다. 이 세상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가 있어야 한다. 이 지사에게 명견만리(明見萬里)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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