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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관객들이 점점 열에 달뜬다. 음악 소리가 빗속 무대를 뚫고 나간다. 자꾸만 커지더니 관객들의 심장으로 직통한다. 곧바로 가르쳐주고 정확하게 깨닫도록 한다. '직지 아리랑'이 멀리 멀리 퍼진다.

***소리로 직지를 전달한다

2016년 9월4일 오후 7시10분. 청주고인쇄박물관 앞 광장에 비가 내린다. '직지 아리랑'이 그대로 언어가 된다. 소통의 언어로 모자람이 없다.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가 천재음악가를 만났다. 임동창과 인연을 맺고 '직지 아리랑'으로 거듭났다. 덕산 큰스님(혜은사 주지)이 직지의 우수성과 가르침을 노랫말로 담아냈다. 그 위에 임동창이란 음악가가 선율을 얹었다.

'직지아리랑'은 이날 비로소 빗속에서 완성됐다. 청주시민들의 열띤 호응으로 하나가 됐다. 아름다운 음악에 교직된 직지의 가치가 멀리 퍼져나갔다. 빗속을 뚫고 청주를 넘어섰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만방에 전해졌다.

'직지 아리랑'은 직지가 담고 있는 정신을 언어로 담아낸 소리다. 불교에 국한하기보다 인간에게 해당하는 보편적인 가치로 접근했다. 누구나 친근하게 흥얼거릴 수 있도록 했다. 직지의 정신과 가치를 보다 빠르게 전달하고 있다.

임동창은 종교를 떠나 음악으로 직지의 정신을 풀어냈다. 직지가 가진 가치를 온전히 전했다. 서양음악과 국악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직지의 가치와 정신을 소리로 담아내 소통의 언어를 만들었다.

'직지 아리랑'은 이날 빗속 무대에서 청주를 각성케 했다. 세계인들이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노래로 세상을 깨웠다. 직지를 담은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했다. 직지를 아름답게 기억하도록 했다. 소리로 직지를 전하는 소통의 메신저가 됐다.

무릇 예술가들의 괴팍함은 도를 넘기 일쑤다. 일반인들의 인식이라기보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허다하다. 천재급 예술가들의 삶에서 자주 나타난다. 때론 그런 괴팍함이 유명세에 덧칠을 하기도 한다. 때론 멍에가 되기도 한다.

임동창 역시 천재 예술가다. 풍류피아니스트로 아리랑 전도사다. 익숙한 수단인 말과 글로 하는 게 아니다. 소리의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말과 글을 품은 소리의 언어를 재생산 하고 있다. 어쩌면 그게 그의 괴팍함이다.

직업상 나도 글을 통해 내 생각을 전달하고 있다. 매일매일 수많은 생각을 나누고 말을 섞는다. 하지만 생각과 말의 실천에 쓰는 에너지가 절반도 안 된다. 임동창은 다르다. 그가 가진 에너지의 120%를 무대에서 표현한다.

세계인들이 그의 음악에 감동하는 이유는 하나다. 언어 대신 소리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동창은 소리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소리로 사물을 지칭하고 의미를 전한다. 소리로 언어의 개념까지 만들어낸다.

음악은 '세계적 언어' '국경 없는 언어'다. 소리로 모든 걸 연결해 서로의 마음을 알고 전달한다. 세상을 소리로 걸러내는 작업이다. 때로는 세상을 담기도 한다. '직지 아리랑'에도 그런 가치가 담겼다.

***우리 언어로 풀어낸 소리

임동창이 언어로 풀어낸 소리가 바로 '직지 아리랑'이다. 천재의 경험과 훈련의 결과물이다. 음악의 전달력은 언어보다 강력하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직지 아리랑' 공연은 직지를 표현하는 소리의 무대였다. 국악과 서양오케스트라의 만남만으로 이미 충분했다. 판소리와 현대음악, 대금과 피아노의 어우러짐은 소름 돋게 했다. 청주시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관객들의 감동은 직지를 전파하는 힘이 됐다. 폭우에도 굴하지 않은 우중공연은 폭발력을 배가했다. 다시 한 번 직지를 알리는 소통의 언어가 됐다. 깊은 음미의 세계로 이끈 유도장치였다. 큰 감동의 여운을 머물게 한 장소였다.

음악은 몸과 말과 글을 하나로 묶는다. 말은 몸을 통해 소리로 울려 나온다. 음악은 그걸 글처럼 새기며 읽게 한다. 음악과 함께 언어발전이 지속되는 이유다. 언어와 함께 문화가 발전하는 까닭이다.

'직지 아리랑'은 언어에서 나온 소리다. 음악이다. 직지의 본래 소명처럼 곧바로 가르치고 정확하게 깨닫게 한다. '직지 아리랑'이 빗속을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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