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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8.18 15:24:37
  • 최종수정2016.08.18 15:57:24

김민선

세명대학교 교양과정부 조교수

대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는 이맘때가 되면 전 학기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위해 상담소를 방문한다. 학생들이 꺼내놓는 학사경고의 원인은 학기 중 과도한 아르바이트, 가정 사정, 심리적인 어려움, 대인관계 갈등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전공 부적응'과 '출석'으로 귀결된다.

심리학적으로 두 원인의 기저에는 '고질적 미루기(procrastination)' 행동이 존재한다. 미루기 행동은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성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고,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미루기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들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며, 마감일 하루 앞까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자책감과 막연한 걱정에 시달리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미루기 행동을 하며 살지만 상담에서 '문제'라고 명명하는 경우는 그런 미루기 행동으로 인해 중요한 과제를 하지 못하거나 계약에 차질을 가져오고, 미루고 회피하는 행동을 반복해 학업과 일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도 심각한 손실을 가져오는 경우이다.

학사경고를 받는 학생들은 고질적 미루기 행동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결단을 내리고 목표에 맞는 행동을 해나가기를 미룬다. 그런 행동은 대학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반복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고 싶은 일은 마음 한편에 있고 거기에 대한 동경도 꽤 높지만 그걸 시작하기 위한 행동을 하기 보다는 '성적'과 '부모의 의견'에 맞춰 대학에 들어온다. 학교에 들어와 공부를 하더라도 항상 하고 싶은 것을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과 전공에 대한 불만족, 자신의 행동에 대한 회의와 자책감은 현실에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 그렇다고 딱히 하고 싶은 것을 위해 어떤 걸 계획하거나 시도하지는 않는다.

출석의 문제도 마찬가지로 한번 성적이 잘 안 나올 것 같다고 느끼면 바로잡기 보다는 그 과목 자체를 포기하고자 하는 정서가 행동을 더 크게 지배한다. 이런 학생들은 상담에 와 성적뿐만 아니라 인생을 '초기화(reset)'하고 싶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인생은 초기화할 수 없다. 이전까지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적절히 책임지고, 다른 태도로 자신(self)과 세상을 대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미루기 행동을 가져오는 성격적인 특성 중 하나는 '완벽주의(perfectionism)'이다. 완벽주의가 높은 사람들은 강박적인 정도의 에너지를 자신의 행동을 완수하는데 쏟을 것 같지만 실제로 완벽주의가 높으면 결과를 직면하는데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완벽주의자들은 자신이 완벽해야 한다는 비합리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결과를 직면하지 않을 수 있는 수많은 핑계들을 대며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야기하고 행동의 결과를 환경이나 상황의 원인으로 돌리게 된다. 결국 행동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성찰하고 재시도할 기회들을 잃어버리게 되며 '고정된 삶의 패턴'으로 미루기 행동을 가지되는 것이다.

살다보면 누구나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은 미루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낀다. 때로는 그러한 심리적 기제가 우리에게 건강하게 작용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달콤함에 너무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부정적인 삶의 패턴으로 미루기 행동이 고착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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