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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3.21 17:40:03
  • 최종수정2016.03.21 17:45:27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생명에 대한 경외가 사라지고 있다. 남보다 엄마 아빠가 더 무섭다. 가족 잔혹사가 이어진다. 충북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시대

부모가 친자식을 살해하는 사건이 10개월 만에 또 발생했다. 충북 청주에서 벌어진 일명 '청주 4세 여아 암매장 사건'이다. 친모와 계부에 의한 범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이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계부 안모(38)씨를 붙잡아 지난 20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그러나 친모 한모(36)씨는 지난 18일 경찰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씨는 '딸의 죽음이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는 유서를 남겼다.

4살짜리 아이가 부모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피지도 못하고 엉겁결에 당한 참혹한 죽음이다.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는 사건은 연평균 30여건씩 발생하고 있다. 어쩌다가 이 지경의 사회가 됐는지 암울할 뿐이다.

가정 폭력이 나은 살인의 그늘이 자꾸만 넓어진다. 가족 살해는 크게 둘로 나뉜다. 존속살해와 자식살해다. 존속살해는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 살해다. 자식살해는 직계비속 살해다. 부모를 살해하면 존속살해고, 아들이나 딸을 살해하면 비속살해다.

처벌엔 좀 차이가 있다. 존속살해는 엄하게 처벌된다. 반면 비속살해는 비교적 약하다. 그러나 최근 사회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부모의 자식살해가 이어진 탓이다. 존속살인처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간성의 추락은 어디까지 일까. 인간의 정신적 타락이 어디까지 갈지 아주 두렵다. 자식살해란 인면수심의 비극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결코 인간의 행위라고 할 수 없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거의 볼 수 없는 일이다.

가족살해 행위는 인간성 상실에서 비롯된다. 부모 자식 간 천륜까지 무너트린다. 탈선의 도를 넘어선 사회 구조에서 생산된 결과다. 한 마디로 인간정신 이상의 문제다. 가족이란 공동체에 뚫려버린 심각한 구멍이다.

예전의 자녀 교육은 부모 혼자 몫이 아니었다. 가족이나 이웃, 마을공동체 등에서 자연스레 이어졌다. 마을 공동체와 소통하면서 자녀 교육이 진행된 셈이다. 그러나 핵가족 시대로 전환되면서 이웃과 소통도 단절됐다. 동시에 제대로 된 인성 교육도 사라졌다.

자녀 교육의 첫 번째는 누가 뭐라고 해도 부모 몫이다. 그 다음은 주변의 관심이다. 친척이든, 이웃이든, 공직자든 내 주변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게 좋다. 아이들은 주변의 관심을 먹고 자란다.

'한 마을에 불행한 사람이 있으면 마을 전체의 책임이다. 아이 하나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지금의 우리 상황에 딱 들어맞는 아프리카 속담이다. 최근 일련의 가족살해 사건에 경종을 울리는 아포리즘이다.

제1의 교육기관인 가정이 범죄의 온상이 됐다. 준비 안 된 부모가 너무 많다. 자식까지 서슴없이 살해한다. 자식 죽이는 '괴물 부모들'이다. 실종된 아이들이 얼마나 더 주검으로 발견될지 무섭기만 하다.

청주의 초등학생 1명의 소재가 또 장기간 파악되지 않고 있다. 속이 바짝바짝 탄다.

***인간의 본질로 빨리 돌아가야

부모에 의한 자식살해는 말세에나 일어날 법한 엽기사건이다. 그런데 언제 어디서 다시 생겨날지 불안하다. 예사로 일어나는 비극이 된 셈이다. 자식살해에 대한 처벌강화는 당연하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인간성을 회복하는 게 급하다. 자식까지도 '남'이나 '걸림돌'로 인식하는 극단적 개인주의부터 치료해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모든 게 허사다.

인간의 존엄함을 최고 가치로 삼는 사회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런 사회가 돼야 아이들이 소중한 존재로 인식된다. 부모에 의해 학대받고 살해되는 일도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하늘 아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가 된다.

무엇이 문제인가 알았다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 뉴스도 이런 때일수록 관음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사회를 계도해야 한다. 사실보도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질 회복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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