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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3.06 14:56:39
  • 최종수정2016.03.06 14:56:42

김동수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원장

예전에는 집집마다 지붕에 TV안테나가 있어 바람이라도 세차게 불면 TV전파를 잡기 위해 지붕에 올라가 틀어진 안테나를 이리저리 돌려야 했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불편은 난시청 문제 해소를 위한 유선방송의 출현과 더불어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 후 케이블TV가 1995년 본 방송을 시작하게 되면서 이제는 그런 모습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케이블TV는 지상파 난시청 해소와 다채널 방송서비스 제공을 통해 가입자를 늘려갔고, 지상파방송은 케이블TV를 통해 방송 커버리지를 확대함으로써 방송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갈 수 있었다. 케이블TV에 이어 2002년 위성방송, 2008년 IPTV와 같은 전국 규모의 경쟁사업자가 방송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지금은 국내 유료방송시장이 본격적인 경쟁구도로 접어든 상황이다.

케이블TV는 한때 시장의 독점적 사업권을 부여받으면서 급성장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다가 현재는 강력한 후발주자인 IPTV의 등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7년간 1천2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급성장한 IPTV 역시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채 케이블TV의 단순 대체재로 인식되면서 통신상품과의 결합판매를 통해 방송상품의 저가화를 고착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사업자간 경쟁은 일견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은 과잉마케팅과 저가 출혈 경쟁을 통한 가입자 확보 경쟁은 수익성 악화와 함께 방송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재투자 및 방송채널사업자(PP)에 대한 적정한 수신료 배분을 불가능하게 만들면서 국내 방송산업 전체를 악순환의 늪에 빠뜨리고 있다.

더욱이 케이블TV를 대체할 수 있는 신규 방송플랫폼의 등장은 한동안 공생관계를 유지해 온 지상파와 케이블TV가 갈등과 대립의 관계로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 지상파가 출범 초기 가입자 확보가 절실한 IPTV에 재송신료를 요구하고 IPTV가 이를 수용하자 케이블TV에도 동일한 비용 부담을 요구하면서 현재까지 지루한 재송신 관련 분쟁 및 법정 공방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지금 전 세계 방송시장은 스마트기기 보급 확대와 인터넷 기술 발달에 따른 스마트미디어 시대 도래에 따라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다. 그토록 견고해 보이던 북미 방송시장에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유료방송 해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국내에서도 스마트폰(46.4%)이 기존 TV(44.1%)를 제치고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방송매체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보고서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방송산업이 저성장의 고리를 끊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방송산업을 전통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고 투자산업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내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세계 최초로 UHD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면서 IoT와 같은 신사업에 진출하고, 지상파가 제작한 프로그램의 해외 판권 수익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는 국내 방송산업에 가뭄에 단비와 같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유료방송사업자는 좁은 국내 방송시장에서 기존의 가입자 뺏기식의 제로섬 경쟁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품질 경쟁으로 전환하고, 지상파 방송사는 무리한 재송신료 인상 요구 대신 유료방송업계와 힘을 합쳐 UHD와 스마트미디어 서비스 분야에 대한 협력과 한류 콘텐츠 확산을 위한 노력에 힘써야 한다.

또한, 정부는 방송시장의 공정 경쟁 및 시장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의 완화, 법제도 정비를 서두르고 국내 방송업계가 지상파 재송신 분쟁과 같은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상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중재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금년부터는 지역 방송사에 대한 정부의 프로그램 제작 지원 규모가 대폭 확대되고 온라인을 통한 콘텐츠 해외진출 지원도 본격 시행된다니 기대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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