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5.12.09 18:21:22
  • 최종수정2015.12.09 18:27:10
[충북일보] 인터넷과 SNS가 판을 치는 뉴미디어시대에도 선거철만 가까와지면 전국적으로 봇물을 이루는 행사가 있다.

바로 출판기념회다. 이 행사는 예부터 주로 학자들이 낸 책을 기념하기 위해 베푸는 모임을 뜻했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는 언제부터인지 출판기념회가 정치인들이 벌이는 주요 이벤트가 되면서, 대중에게는 부정적 이미지로 비쳐지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각종 매체에 발표했던 기사나 기고문 등 '함량 미달 콘텐츠'를 제3자에게 부탁, 책으로 만들어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저자와 기념회 참석자는 대체로 '갑과 을' 관계다. 그러다 보니 '을' 입장인 참석자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거금을 책값으로 낸다.

최근 사회 문제가 된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청주 흥덕을) 국회의원의 시집 강매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문제가 된 노 의원의 시집 '하늘 아래 딱 한송이'는 하루에만 무려 5천여권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시인이 낸 시집도 몇 년에 1천권이 팔리기 힘든 오늘날 국내 출판시장 현실에서, 대단한 '갑(甲)질 효과'라 아니할 수 없다. 책 판매 당시 노 의원이 위원장이던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산하기관 중 하나인 대한석탄공사는 시집을 신용카드로 구매한 뒤 출판사 명의로 50만원 어치의 전자영수증을 발급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4·13 총선에 출마할 예비후보들이 '출판기념회' 개최 문제로 딜레마에 빠져 있다. 노 의원 사건의 후유증이다. 세종시 예비후보 중 처음으로 새누리당 김동주 변호사가 지난 5일 오후 홍익대 세종캠퍼스 아트홀에서 연 '김동주의 동분서주' 출판기념회에서는 실제 책은 전혀 구경할 수 없는 진풍경이 벌어졌다.새누리당이 소속 당원들에게 출판기념회에서 책 홍보 외에 유료 판매를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이날 저자는 단상에 올라 '클린 출판기념회' 퍼포먼스를 열기도 했다.

그는 "최근 출판기념회 '갑질 사례'가 보도된 것을 계기로 이번에 낸 책은 서점 등에서 일반 판매만 하고, 오늘 기념회에서는 축하금도 사절한다"고 선언했다.

행사가 끝난 뒤 김 변호사는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책 판매는 당론으로 금지됐고, 무상 제공은 선거법에 저촉된다"며 "그렇다고 책을 현장에 전시만 하면 참석자들과의 관계에서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아예 가져오지 않았다"고 했다.

'아이 없는 돌 잔치', '팥소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는 행사가 벌어진 것이다.

국회의원과 같은 막강한 권력자가 사실상의 '책 강매'를 하는 악습은 이제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노 의원으로 인해 수많은 정치신인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자신을 제대로 홍보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 것은 한국 정치의 비극이다. 의정보고회를 열거나 정치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현역의원들과 비교할 때 너무 불공평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기자의 경험이 생각난다.

민선 지방자치단체장 시대가 개막되기 직전인 지난 1995년 4월, 모 중앙언론사 사회부에서 서울시청과 행정자치부(당시 내무부)를 출입하던 기자는 같은 회사 지방주재기자 11명을 이끌고 '작은 나라 대통령들'이란 책을 펴냈다.

전국의 역대 시·도지사 324명의 치적 등을 정리한 '지방행정 분야' 서적이다. 일반인이 읽기엔 다소 딱딱한 데다, 가격이 당시로서는 꽤 비싼 7천500원(470쪽)짜리를 1만권이나 찍었으니 판매 방법을 찾는 게 문제였다. 주위에서는 "전국 기자들을 동원해 출판기념회를 열고, 지자체에 판매 협조 요청을 하라"는 조언도 해 왔다. 이른바 '갑질'을 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자는 달콤한 유혹을 끝내 거부했다.

제대로 된 책이 나오면 기념회를 열고 축하해 줄 일이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갑질 출판기념회'는 이제 이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