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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6.12 20:56:3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공룡의 등뼈를 연상시키는 험봉들이 연이어 솟아있는 공룡능선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산중미인'설악산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산이다. 또한 세계적 명산이다. 거기에 있는 어느 능선, 어떤 계곡에 가더라도, 또 어떤 계절에 찾더라도 그에 걸맞은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어느 코스가 괜찮고 또 어떤 계절이 좋은지 따져보는 것 자체가 부질없다. 그럼에도 굳이 따진다면 능선으론 공룡을, 계곡으론 천불동을 첫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
지난 6일 무매주 산행을 통해 우정을 나누는 지인들과 함께 무박 2일로 설악산 공룡능선을 다녀왔다. 걱정과 설렘을 안고 새벽 5시 간단한 스트레칭 후 출발했다.

설악동~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무너미재~희운각~양폭~비선대~설악동 21.6km, 12시간의 고된 산행이었다. 그러나 피라미드 같은 삼각봉과 기이한 첨봉들의 퍼레이드에 모두 넋을 잃었다.

비선대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금강굴 가는 길을 따라 가파르게 이어진 산길을 3시간10분 정도 오르면 마등령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설악산신은 우리가 설악을 찾은 날 마등령에 오를 때까지 설악의 비경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바람은 거칠었고 구름은 춤췄다.

마등령을 지나면서 설악산신은 모처럼 나선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었다. 바람도 잠잠했고 구름도 자취를 감췄다.

공룡능선은 이제 설악산 산행을 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 있게 ‘다녀왔노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산행코스로 자리 잡았다.

공룡능선은 그 이름처럼 공룡의 등뼈를 연상시킬 만큼 험봉들이 연이어 솟아 있다. 내·외설악을 가르는 분수령으로 암봉과 나무들의 어우러짐이 근사하다. 그리고 내·외설악을 조망할 수 있는 자연 전망대가 곳곳에 있어 힘든 만큼 감동도 크다.

나한봉 암릉

사위의 모든 것이 감탄이었다. 가장 돋보이는 1275봉을 비롯해 나한봉, 노인봉, 신선대의 위용은 산행 길의 만만찮음보다 기쁨을 크게 했다.

나한봉을 지나 1275봉까지 숲길을 따라 오르내리며 숲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설악의 아름다운 자태는 산행의 고단함을 잊기에 충분했다.

1275봉과 노인봉 안부를 거쳐 연거푸 오르내리다 가파른 산길을 힘들여 오르면 1184봉에 닿게 된다. 이곳에서 전망은 어느 곳보다도 뛰어나다.

지나온 발자취를 따라 마등령에서부터 암릉을 더듬어 오면 눈길이 머무는 곳이 1275봉과 천화대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범봉이다. 천화대는 노인봉에서 비선대쪽으로 뻗어 내린 약 20여개의 바위연봉을 말한다.

1184봉을 지나 숲속의 능선 우측으로 길을 따라가면 신선암(1210m)에 닿게 된다. 신선암의 전망대라 할 신선대에서는 대청봉(1708m)과 희운각대피소, 죽음의 계곡이 잘 보인다.

오른쪽 아래로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곧 무너미고개에 닿는다. 무너미고개에서 오른쪽 아래로 가야동계곡으로 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는 천불동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직진하면 10분 정도 거리에 희운각 대피소가 있다.

5시간20분에 걸친 공룡능선 산행을 마치고 무너미고개에 도착했을 때 오후 1시가 넘었다.

천불동 오련폭포

서둘러 천불동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 길 내내 감탄의 연속이었다.

이 세상 어디가 이만큼이겠는가. 이 나라 이 강산에는 어디든 산이 있고 숲이 있다. 그러나 설악은 그 중 뛰어났다.

천불동 계곡은 설악골 계곡으로도 불린다. 설악산에 있는 대표적 계곡의 하나이다. 비선대에서 대청봉으로 오르는 7 km 코스의 중간 계곡이다.

설악의 산악미를 한곳에 집약하듯, 와선대를 비롯해 비선대, 문주담, 이호담, 귀면암, 오련폭포, 양폭, 천당폭포 등 유수한 경관들이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천불동이라는 호칭은 천불폭포에서 딴 것이라고 한다. 계곡 일대에 펼쳐지는 천봉만암(千峰萬岩)과 청수옥담(淸水玉潭)의 세계가 마치 천불의 기관(奇觀)을 구현한 것 같다고 일컬어지고 있다.

천불동은 우리가 하산하던 그날 파란 하늘과 초록 나뭇잎, 그리고 하얀 폭포와 기묘한 절벽이 기막히게 어울리고 있었다. 다시 찾기 전까지 한 참은 그리울 것 같다.


/함우석 논설위원

설악산 등산 주의사항

암봉과 나무들의 어우러짐이 멋진 공룡능선 서쪽 내설악.

설악산 산행은 주의할 점이 많다. 공룡릉이나 용아릉 산행은 더욱 그렇다. 여름철 맑은 날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날씨가 궂거나 기온변화가 심할 때 능선횡단은 자칫 씻을 수 없는 과오가 될 수 있다.

어느 산이든 등산로를 엮을 때 우선 고려할 점은 동행자들의 산행 경험과 체력 조건이다. 여기에 계절별 하루 낮의 길이와 배낭의 무게 등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체력 문제는 일행 중 가장 처지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 배낭의 무게 역시 중요하다. 설악산은 급경사인 길이 많기 때문에 배낭이 무거우면 걸음이 매우 느려진다.

설악산에서 당일 산행 코스는 극히 한정돼 있다. 그래서 대청봉 등행을 포함한 모든 코스는 기본적으로 1박2일이 가장 적절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토요일 새벽 집을 출발, 아침식사는 음식점에서 해결하고 산행을 시작하면 외설악의 설악동, 내설악의 용대리, 남설악의 오색 어디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도중에 크게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는 한 설악산 최고봉 대청봉 근처의 대피소까지 올라갈 수 있다.

설악동에서 출발했다면 희운각 대피소까지, 오색에서라면 중청대피소까지 무난히 올라갈 수 있다. 해가 짧은 겨울철이라도 출발을 좀 당기고 시간을 아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설악동에서 마등령을 넘는 코스가 가장 무난하다. 비록 설악산 대청봉을 밟지는 못하지만 공룡릉의 장관이 한눈에 펼쳐져 만족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2박3일 코스로 서북릉과 공룡릉을 연결하는 코스도 좋다. 어찌됐든 설악산 산행은 산행에만 꼬박 하루 이상의 시간이 든다. 그래서 적어도 산행 전날 설악산 기슭의 산행 기점에는 가 있어야 한다. 가능한 한 가장 가까이 올라가 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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