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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수 영화감독의 연예가산책 - 배우는 예술가인가?

  • 웹출고시간2014.05.15 14:10:15
  • 최종수정2014.05.15 14:10:10
세 번째 작품의 주연배우 캐스팅을 1년 가까이 하면서 문득 '배우가 예술가일까?'하는 의문에 빠졌다. 영화감독이 예술가일까 혹은 영화가 예술일까에 대한 논쟁과 담론은 많이 봐왔지만 영화를 구성하는 3대 요소 중 하나인 배우에 대한 언급은 들어보지 못했었다. 검색을 해보아도 같은 질문은 없다. 동료 영화인들에게 물어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답변이 가장 먼저 돌아온다. 답을 찾아가기에 앞서 먼저 배우란 무엇이고, 예술가란 무엇인지에 대한 사전적인 정의부터 알아보자.

먼저 국어사전에 나온 배우(俳優)의 의미는 영화나 연극 등에서 극중의 인물로 분(扮)하여 연기하는 사람이다. 한자어의 뜻을 보면 '광대 배'에 '넉넉할 우'자다. 광대 끼가 넘치는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배우라는 말이 들어오기 전에 우리나라에서 줄타기나 판소리, 가면극 따위를 하던 사람을 통틀어 광대라고 불렀다. 광대(廣大)는 한자어로 '넓을 광'에 '클 대'자를 쓰지만 음만 한자에서 빌려왔을 뿐 의외로 순 우리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대받던 그들에게 왜 구지 넓을 광자와 클 대자를 갖다 붙였는지는 곱씹어볼 문제다. 사과드리자면 본인은 사전을 찾아보기 전엔 광대의 '광자'를 당연히 미칠 광(狂)자로 생각했었다.

예술가(藝術家)는 예술 작품을 창작하거나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나온다. 너무 당연한 얘기다. 그렇다면 예술이란 무엇일까? 어떤 일정한 재료와 양식, 기교 등에 의하여 미를 창조하고 표현하는 인간의 활동, 또는 그 산물이라고 정의된다.

사전적인 의미만 놓고 본다면 배우는 예술가라고 보기 어렵다. 미를 창조하고 표현하는 예술가라기보다는 창조되고 표현된 산물, 즉 예술품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왜냐면 배우는 독자적으로 움직인다기보다는 각본과 연출가에 의해 움직여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굳이 따지자면 영화배우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운영권이 더 큰 연극배우가 예술가에 가깝고, 코미디언들이 훨씬 더 예술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소룡이 자신의 몸을 최대한 활용해 무술 연기를 하는 장면을 보면 '정말 예술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그가 영화상에서 날카로운 기합소리로 선혈 낭자한 획들을 긋는 순간 그는 예술가가 되는 동시에 예술품이 된다. 이 얼마나 황홀하고 멋진 순간인가.

요즘같이 상업적인 영화들이 대세를 이루는 시기에, 배우뿐 아니라 감독조차도 도구처럼 소구되는 이런 공간속에서 예술품으로만 남아도 멋진 일일 텐데 동시에 예술가가 된다면 그것이 바로 영화사에 획을 그으며 족적을 남기는 역사적 순간일 것이다. 배우라는 직업만이 두 가지를 동시에 획득할 수 있으니 이 또한 근사하지 아니한가.

하지만, 처음 얘기로 돌아가서 캐스팅 때문에 시나리오를 돌리다보면 과연 배우들이 스스로 그렇게 되고 싶고, 남고 싶은 욕망이나 욕심이 있는가라는 의문이 많이 든다. 투자자의 마음과 돈을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배우들이 우선 예쁘고 멋지게 나오는 더 안전한 이미지의 시나리오만 찾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번 시나리오에는 노출 수위가 좀 세기는 하다. 하지만 그건 표피에 불과한 거다. 늘 새롭게 변신해야할 배우가 그 표피적인 이미지가 남아서 CF를 찍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을 두려워한다거나 현실을 초월한 듯 행동하다가도 남편이나 아내가 반대를 한다는 이유로 고사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면 환상 속에 있는 그들에 대한 경외심는 깨지고, 심지어 그들에게 과연 직업의식이나 최소한의 프라이드가 있는 건가라는 서글픈 생각이 든다. 새삼 <김복남 살인사전의 전말>때의 서영희같은 배우가 그리운 대목이다. 그녀는 끔찍한 복수 장면 뿐 아니라 망가지는 장면, 노출 장면등 모든 배우들이 꺼리는 장면들이 가득한 그 영화에서 배우로써의 숭고함이 어떤 것인지 보여줬다.

보수적인 한국 관객들이나 사회의식을 이유로 드는 배우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을 깨라고 예술이 존재하는 것 아니겠는가. 경제적인 이유든 사회적인 이유든 개인사적인 이유든 배우들은 작품을 선택할 자유가 있고, 당연히 그 선택은 존중 받아야 한다. 하지만 광기에 의해서든 도전의식에 의해서든 사회 통념을 깨는데 몸을 던지는 위대한 배우들과 동등히 존경받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관객들은 자기가 못하는 것을 보고 싶어서 극장에 온다. 인간 영역의 경계선에서 노는 배우들을 보고 싶어 한다. 배우들이여! 한번쯤은 미친 척 모든 걸 던지고, 영원히 남길 바란다. 인류의 예술품으로! 불멸의 예술가로! 그리하여 넓고 큰 세상을 사는 광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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