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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5.29 20:12:43
  • 최종수정2014.05.30 15:48:28
예전 감독의자는 감독 의자만의 디자인이 있었다. 다리가 X자로 되어 있어서 접을 수 있는 의자 말이다. 그 의자의 등받이 부분 녹색 천에는 감독의 이름이 금색으로 '오버로크' 쳐져 있었다. 그 의자는 세상 어떤 안락의자 의자보다 편해보였고, 세상 어떤 국왕의 의자보다 높아보였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의자는 현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알루미늄 프레임에 등받이에는 제품 브랜드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캠핑의자가 감독의자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그 등받이 천은 알루미늄 프레임에 단단히 고정되어 분리되지 않기에 등받이를 떼어내서 오버로크 칠 수 없다. 그래서 등받이 덮개를 천으로 따로 만들어 거기에 감독 이름을 새겨 의자에 뒤집어씌운다.

그런데, 그 천은 원래 의자와 색깔도 다르고 재질도 달라 이질감이 분명하게 느껴지고, 자꾸 빠져서 바닥에 떨어지기 일쑤다. 캠핑용 의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아니면 그게 더 가볍고 견고해서 그런 건지 어떤 건지 이유는 잘 모르지만 이제 현장의 모니터 앞에는 그런 의자들이 2~3열까지 늘어서 있어 감독의 자리를 상징하는 감독의자의 폼과 무게는 많이 퇴색했다.



감독의자 뒤의 수많은 의자들은 감독 뒤에서 감독을 감시하기 위해 있기도 해서 감독입장에서 이제 감독 의자는 깨지기 쉬운 유리의자 혹은 취조실의 접이식 의자나 뒤에서 미는 대로 가야하는 휠체어처럼 보이기도 한다. 얼마 전 미장센 영화제에서 가죽으로 된 감독의자를 받았지만 앉아보니 그리 편하지 않았다. 예전에 다른 감독님들이 그 의자를 받았을 때는 그렇게 부러워 보일수가 없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어떤 최고급 재료로 만든 의자라 해도 똑같을 거 같다.

감독 의자에 빗대어 말했지만, 요즘 영화감독의 권위는 많이 내려왔다. 권위라는 말조차 금기어처럼 느껴질 정도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한탄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균형을 잡아가는 쪽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비단 감독뿐만 아니라 영화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의 역할을 잘 수행하며 업에 만족할 수 있게 권위와 힘이 잘 분배되길 바란다.

'먹을 것이 부족할수록 분배에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고 체 게바라가 말 했듯이 늘 먹을 것이 부족한 영화계는 스텝, 배우들이 청춘을 바쳐 보낸 영화판을 등지며 떠나지 않게, 그리하여 다 같이 웃으며 행복하게 일 할 수 있는 환경으로 점점 더 다가가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요즘 주변에는 충무로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충무로로 오려고 하는 사람들도 엄청 줄어들었다고 한다. 남아 있는 사람들도 풍요롭게 사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 블랙홀처럼 자본의 힘이 모든 이익과 권위와 창작력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대기업의 자본이 많은 극장 시스템을 만들고, 꾸준한 투자로 한국 영화의 규모를 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우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은 수많은 우수한 인력들을 빠져나가게 하고, 창작욕을 떨어뜨려 결국 한국 영화를 헐리웃 영화처럼 세계적인 영화가 아닌 지역 영화로 안주하게 만들다 결국 기존 괴물 헐리웃과 신흥 괴물 중국 영화에 눌려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만들 수도 있다. 현재의 헐리웃이 있게 된 것은 헐리웃에서 일하는 각 분야의 인재들이 끼니 걱정 없이 맘 놓고 재능을 펼칠 수 있기 때문임을 분명히 상기해야 한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얻은 것은 결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들이 오랜 기간 싸워서 얻은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싸우며 얻어가고 있다. 그들이 싸울 때 관객들은 그들 편이 되어서 진통의 시간이 끝나고, 더 좋은 작품들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는 미덕을 보여준다.

박찬욱 감독 의자

우리나라에서 어떤 직종의 사람들이 처우를 개선받기 위해 싸울 때, 우리나라 언론들은 그들의 절실한 행동을 밥그릇 싸움으로 매도하곤 하고, 시민들도 남의 일인양 무관심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은 불편해한다. 물론 잠시 불편한 것은 맞다. 하지만 잠시 불편한 것을 참고 기다려준다면 그들의 처우가 개선되고, 그들의 일에 대한 효율과 만족도가 높아져 그들이 만드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그 보상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온다.

몇 해 전 미국에서 영화와 드라마 작가들이 총파업을 했었고, 그 후 미국 영화는 다시 한 번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기억할는지 모르지만 헐리웃 영화가 그 직전에 엄청나게 재미없어져 관객들에게 외면 받아가고 있었고,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하는 영화들이 부지기수로 생겨나고 있었다. 그대로 가다가는 자칫 헐리웃이라는 신화가 역사 뒤로 사라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현재 홍콩영화나 일본영화처럼 말이다. 만약 그랬다면 미국 영화 종사자뿐 아니라 영화의 즐기는 많은 미국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봤을 것이다.

어쩌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는 결국 모두가 하나라는 생각이다. 세월호 사고가 대한민국의 모든 분야를 한 달 넘게 숨쉬기 힘들게 하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각 분야의 모두가 자기 분야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게 서로 관심을 갖으며 상부상조의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 남의 일을 자기 일이나 자기 가족 일처럼 생각할 때 먼 조상 때부터 오랜 기간 불가능한 꿈으로 생각했던 태평성대의 시대는 열릴 것이다. 한 번 더 체 게바라의 말을 인용하며 오늘의 이야기를 끝내고 싶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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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