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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문화탐방 - 양수척효자비에 얽힌 이야기

유일한 천민의 효자비…사람들이 정성을 보태 세웠다

  • 웹출고시간2014.05.01 15:22:26
  • 최종수정2014.05.01 15:22:43
가정의 달 5월이다. 오는 8일은 어버이날이다. 부모의 자식사랑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때다.

효도(孝道)는 평생 해야 도리이나 그 마음 실천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핵가족화 돼 뿔뿔이 흩어진 현대사회에선 더욱 그렇다. 그저 물질적으로 윤택하게 해드리면 효의 도리를 다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짙다.

과거엔 달랐다. 드릴 수 있는 재화도 부족했거니와 마음으로 부모를 섬기는 효행(孝行)의 방도 자체가 달랐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선 후기 청주지역에서 효행으로 유명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인륜의 도리를 책으로 배우던 선비의 얘기도, 유교의 예를 몸에 익혔던 사대부·명문 세도가의 얘기도 아니다. 고작 버들고리로 체나 만들어 팔던 천민의 효행 스토리다.

양수척효자비

조선 세종에서 성종에 걸친 시대, 지금의 청주시 상당구 운동동 비선거리에는 양수척(楊水尺) 삼형제가 살았다. 양수척은 조선시대에 버들고리로 체나 키를 만들어 팔던 천민집단으로 일명 '무자리'라고도 했다.

무자리 마을은 양반이나 평민 동네와는 약간 떨어져 있었다. 일정한 거처를 마련해 정착하는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떠돌이 생활도 했다.

교육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해 까막눈이 대부분이었고, 평민과 어울릴 수 없는 하층민이므로 성정(性情) 또한 거칠었다.

비선거리에 살던 양수척 3형제도 누구보다 패악질이 심했다. 어찌나 품행이 사나웠는지 부모에게 불효하는 것은 물론 툭하면 동네사람들을 두들겨 팼고, 잔치집이나 초상집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았다.

노모는 항상 이들 형제들을 걱정하다 병이 들어 눕게 되고 누운 채로 배변하게 됐는데, 이들 3형제는 노모를 모실 수 없으니 고려장을 하려고 했다.

동네사람들이 온갖 패악질을 말리려 해도 이들 형제의 힘이 워낙 장사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오히려 이들에게 두들겨 맞아 불구가 된 사람도 있었다.

이 때 효자마을(효촌리)에 와 있던 경대유(慶大有)가 삼형제를 불러 인륜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경대유는 학식과 덕망이 높은 선비로 이산현감을 지낸 인물이다.

처음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으나 경대유의 높은 가르침으로 이들은 점차 교화돼 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도 망나니 취급을 받던 양수척 3형제는 드디어 새 사람으로 태어났다.

부모를 극진히 모심은 물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자신들의 지난날 과오를 사죄했다.

어느 날 모친이 중병으로 눕게 되자 청주성으로 들어가 한약을 지어 돌아오는 길에 홍수가 나서 월운천을 건너지 못하고 한탄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천의 물이 갈라져 건너게 됐으며 약을 달여 모친의 병구완을 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그들은 면피용으로 효도를 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부모를 섬겨 소문난 효자가 됐으니 '개과천선'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후에 동네 사람들은 양수척 3형제의 효행을 기려 마을 입구에 '효자비'를 만들어 세웠으니 이 때가 1860년(철종11년)의 일이다.

방형대석 위에 높이 112㎝, 폭 34㎝, 두께 23㎝의 규모로 세워졌으며 비석 전면에 '양수척효자비(楊水尺孝子碑)'라고 새겨져 있다. 오랜 세월 길가에 방치된 데다 석재인 화강암이 비바람에 마모돼 글씨를 판독하기가 어렵다.

신분 구별이 뚜렷하던 조선시대에 천민의 효자비가 건립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송덕비, 충효비 등에서 보듯 조선시대의 돌 비는 사대부의 전유물이었다.

상민이 함부로 비를 세웠다가 큰 코를 다치는 시대에 동네사람들이 정성을 보태 천민의 효자비를 세웠다하니 그 효성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전국을 통틀어 봐도 양수처의 효자비는 이곳밖에 없다. 충북도는 지난 2009년 양수척효자비를 충청북도기념물 제145호로 지정했다.

가정의 달 5월이 다시 돌아왔다. 이 때가 되면 양수척 3형제의 효행이 빛을 발할 만도 한데 그렇지가 못하다. 인근 목련공원을 오가는 차량은 많으나 이 비를 돌아보는 사람은 흔치 않다.

날짐승인 까막까치도 은혜를 아는 법인데 무자리라 한들 어찌 인간의 도리를 모르겠는가. 효(孝)에는 귀천이 없고 높낮이가 없다. 양수척 3형제의 이야기를 한 번쯤 생각해보는 5월이 됐으면 한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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