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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9.26 17:17:47
  • 최종수정2013.09.26 17:17:47

조혁연 대기자

장자 추수편에는 상상속의 새인 봉황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워낙 고결한 새이다 보니 함부로 먹지 않고 아무 곳이나 앉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릇 원추라는 봉황새는 남해를 출발하여 북해로 날아갈 적에 오동나무가 아니면 내려앉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으며 약수가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夫원추 發於南海而飛於北海 非梧桐不止 非練實不食 非醴泉不飮)-<장자 추수편>

인용문중 '예천'(醴泉)이라는 표현이 보인다. 예천은 감천(甘泉), 즉 단맛이 솟는 샘이라는 뜻으로 태평성대에만 상서로운 기운이 솟구친는다는 전설이 있다.

이를 인용한 중국고전 예기는 '하늘에서는 단 이슬이 내리고, 땅에서는 예천이 솟아나는구나'(天降甘露 地出醴泉)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고려의 대문장가인 이규보도 비슷한 분위기를 시를 남겼다.

'아들이 부모에게 효도해도 하늘이 모른다면 / 어찌하여 예천이나 지초가 땅에서 나겠는가 / 백가와 천사를 모두 궁구해야 하지만 / 효경을 먼저 읽어 깊은 뜻 터득하여라.'-<동국이상국집 제 1권>

효도로 가득한 세상이 되면 현세가 곧 '예천의 땅', 즉 낙원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호학군주로 다방면의 학자적인 경지에 올랐던 세종대왕이 '예천'의 의미를 모를리 없다. 그는 우의정 신개가 초정약수를 만나게 된 것을 경하하자 다음과 같이 답한 바 있다고 전회에 소개했다.

"이 물이 과연 예천(醴泉)과 비슷하나, 지리지(地理志)를 상고한즉 청주(淸州) 땅에 초자소(椒子所)가 있다 하였으니, 이 물이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세종26년 3월 6일자>

김종서 묘는 세종시 장군면 대교리에 위치한다.

여기에도 '예천'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호종자의 한 명이었던 김종서(金宗瑞·1382∼1453)는 사믓 다른 시각을 내비췄다. 그는 "초수리 약수는 예전부터 존재하던 것은 맞지만 전하(세종)가 오시니까 솟구쳐 올랐다"는 식의 말을 했다.

"신 등이 엎디어 듣자오니, 전지하시기를, '초자소(椒子所)는 옛부터 있던 것이고 오늘에 나온 것이 아니다' 하셨사온데, 신 등은 그윽이 생각하옵기를, 초자(椒子)의 이름은 비록 옛부터 있었사오나, 시기에 맞추어 우리 조정에 와서 솟구쳐 나온 것이 예천(醴泉)과 비슷하오매, 신 등은 경사스러운 기쁨을 이기지 못하옵니다."-<세종26년 3월 11일자>

김종서의 말은 별뜻이 없어 보이지만 정교한 논리가 장치돼 있다. 현상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작위'를 내포하고 있다. 김종서 말의 핵심은 "과거 존재하던 초수리 약수가 세종대왕이 거둥하니까 솟아오르기 시작했다"라는 표현이었다.

그것도 태평성대의 상서로운 기운으로 나타난다는 '예천'에 비유했다. 논리대로라면 '세종이전=非태평성대', '세종시대=태평성대'가 되고 있다. 6백년전 우리고장 초정약수에서 세종, 신개, 김종서 등 3인 사이에 오간 말이다.

김종서는 육진을 개척한 공로가 있어 흔히 무장으로 알기 쉬우나, 강직·엄정하고 밝은 문인·학자였고 유능한 관료이기도 하였다. 집현전 학자를 제외하고 '고려사'의 최종 교열한 참여한 인물은 김종서가 유일했다. 당시 김종서의 관직은 예조판서(정이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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