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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3.05 13:58:0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전회에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이 청주와 그 주변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기술된 내용상 다음번으로 향한 곳은 생거진천의 땅으로 속칭되는 진천이었다. 이중환 역시 진천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적었다. 이런 내용이 나온다.

'청주에 비해 들이 적고 산이 많다. 산골짜기가 겹겹이 감도는 데다 큰 시내도 많다. 그러나 답답한 기상은 없으며 땅도 기름지다.서북쪽으로 대문령을 넘으면 안성·직산 땅이다, 바다와 겨우 100리 떨어져 있음으로 생선과 소금을 편하게 사들일 수 있다'라고 적었다.

인용문 중에 소금을 언급한 대목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조선시대 때 청주지역에는 금강을 거슬러 올라온 배를 통해 서해안 소금이 유입됐다. 부강에서 하역된 소금이 육로를 통해 내륙 청주로 들어왔다.

그러나 진천은 같은 서해안 소금이기는 하나 공급 루트가 달랐다. 바로 서쪽의 대문령을 통해 진천 지역에 소금이 유입됐다. 대문령은 지금의 이티(혹은 배티) 고개를 말하고, 그리고 인근 백곡 석현장에도 규모가 큰 소금시장이 닷새마다 열리곤 했다.

조선후기에는 지금의 이티재인 대문령을 통해 서해안 소금이 진천으로 유입됐다.

진천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표현이 '생거진천 사후용인'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 용인과 충청도 진천에 살았다는 두 형제 이야기에서 유래했다는 전설이 있으나 근거는 없다.

역사학자들은 '생거진천 사후용인'이라는 표현을 조선시대 사대부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진천지역은 서울과 가깝고 들이 기름지고 때문에 한양 사대부들이 많이 내려와 살았고, 또 그들의 농장이 많았다.

그리고 한양 사대부들은 죽으면 구릉형 산이 많은 용인에 묘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살아서는 진천, 죽어서는 용인이라는 뜻의 '생거진천 사후용인'이라고 사학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중환은 이번에는 괴산으로 향한다. 정황상 청안을 거쳐 괴산으로 간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청안에 대해서는 그곳 사람들이 다소 듣기 거북하겠지만 '산수가 촌스러워 살 곳이 못된다'라고 적었다. 반면 괴산에 대해서는 비교적 호평을 했다.

'땅이 새재와 유령 두 고개 사이에 있어 지세가 비좁고 울퉁불퉁하다. 그러나 살기를 조금은 벗었다. 동쪽으로 큰 강을 마주해 경치 좋은 곳과 이름난 마을이 많으며, 높은 벼슬을 지낸 자도 많다. 땅은 오곡과 목화 가꾸기에 알맞다.'

인용문 중에 '유령'이라는 고개이름이 나왔다. 이때의 '유'자는 '느릅나무 유'(楡) 자이나, 지금 '유령'이라는 고개이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 정황상 증평과 괴산군의 경계에 위치하는 '모래재'가 분명해 보인다.

택리지에는 '청주에서 청안의 유령을 넘고 괴산을 지나 달천을 건너면 충주읍이 되는데…'라는 표현이 보인다. 사리면 모래재가 있는 산은 보광산(539)으로, 정상에는 고려때 것으로 추정되는 도유형문화재 제 29호인 봉학사지오층석탑이 존재하고 있다.

참고로 모래재는 전국적으로 매우 흔한 고개이름이다. 모래재라는 지명과 관련해 어문학자들은 한자지명이 없는 것으로 보아 모래가 많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고어(古語)에서 산을 의미하는 단어인 '몰'의 변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산에 있는 고개라는 의미인 '몰의 고개'가 모래고개로 변형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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