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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2.26 15:40:4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전회에 이중환(李重煥·1690~1752)이 지은 택리지를 개괄적으로 알아봤다. 이번부터는 우리고장 이야기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택리지를 보면 이중환이 움직인 동선을 대강 알 수 있다. 택리지에 우리고장 고을 중 가장 먼저 등장하는 곳은 최남단인 영동 추풍령이다. 이중환은 추풍령이 소문에 비해 그리 높지 않음을 크게 강조했다.

'(추풍령은) 덕유산에서 나온 산줄기가 정기를 멈춘 곳이다. 이름은 비록 고개라고 하지만 실제는 평지다. 그럼으로 산이 많긴 해도 심하게 거칠거나 웅장하지 않고 아주 낮거나 평평하지도 않다.'

실제 추풍령의 해발 높이는 221m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승용차로 달리다 보면 '고개를 넘었다'는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영동에서 북쪽으로 올라오면 옥천땅에 당도하게 된다. 이중환은 대략 3백년전 옥천땅에 대해 의외로 목화가 잘 된다고 썼다.

목화

이중환은 옥천 목화를 높이 샀다.

'들은 너무 메말라 논의 수확은 적고 주민들이 오직 목화심는 것을 생업으로 삼고 있다. 땅이 목화 가꾸기에 가장 알맞다. 그러나 예부터 문학하는 선비가 많이 나왔으니 학사 남수문과 우재 송시열이 모두 이 고장 사람이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옥천군은 현재 옥천읍 삼청리 국도 4호선 폐도변에 '목화 가로수길'을 조성하고 매년 수확도 하고 있다. 이중환은 보은에서는 역시 대추를 주목했다.

'속리산 남쪽으로 증항 서쪽에 있는데 들이 넓고 기름져 가장 살만한 곳이다. 이 고을은 대추가 잘 되어 백성들이 대추를 팔아먹고 산다.' 보은대추의 이같은 명성 때문에 지금도 '삼복(또는 추석)에 비가 오면 보은처녀 눈물짓는다'라는 속담이 구전되고 있다.

또 민요로는 "비야비야 오지마라 / 대추꽃이 떨어지면 / 보은 청산 시악시들 / 시집못가 눈물난다"라는 타령도 전해지고 있다.

이중환은 보은을 떠나 회인을 거쳐 대읍(大邑) 청주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의 눈에 비친 청주는 조선시대 최대 반란사건인 이인좌의 난(1728)이 20여년 전에 일어난 땅이었다. 이 때문인지 청주에 대해서는 매우 냉랭하다.

'(청주) 고을은 서향인데 지대가 낮고 강물이 높아서 해마다 물난리가 날까봐 걱정한다. 지대는 동쪽이 높고 북쪽이 비어서 은은히 살기(殺氣)가 있다.' 이때의 '은은한 살기'는 무심천이 전국 하천 중 거의 유일하게 남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모양을 지칭한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을 '고을에 병마절도사의 영이 있는데 무신년에 역적 이인좌가 군사를 일으켜 밤에 병영을 습격해 병사 이봉상과 영장 남연년을 죽였다. 드디어 성을 점령해 반역하고는…'라고 썼다.

이중환은 청주 일대에 대한 서술을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상당산성 넘어 동쪽 지역을 집중적으로 둘러봤다.

'청주에서 동쪽으로 거대령을 넘으면 상당산성이 있고 그 동쪽에는 청천창이 있다. 창 서쪽은 신씨마을(고령신씨 지칭)이고 남쪽으로 작은 고개를 넘으면 변씨들(초계변씨 지칭)이 사는 곳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을 '상당과 청천을 아울러 산동(山東)이라고 하는데 지대가 산 위에 있음으로 바람이 차가워서 청주 들판보다는 못하다' 라고 썼다. 낭성, 미원면을 지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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