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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2.19 13:43:3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전회에 우리고장 충주읍성 사고에 보관 중이던 '고려실록'을 바탕으로 그 유명한 '고려사'를 쓰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문헌적인 근거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려사는 고려시대 쓰여진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삼국사기는 삼국시대가 끝난 후인 고려 때 김부식이 지었다. 마찬가지로 고려사도 고려시대가 종결된 후 기술됐다. 고려사는 조선초 세종대에 집필이 돼 문종 때 발간됐다. 세종실록에 이런 내용이 보인다.

"지금 사고는 충주에만 있는데, 여염(일반집)과 섞여 있사오니, 실로 염려스럽습니다. 바라옵건대, 조종의 실록과 전조의 사적 등, 몇 본을 만들어 각도 명산에 나누어…'

바로 고려사 편찬작업이 진행될 때는 전국적으로 충주사고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또 다른 사고(史庫)인 전주와 성주사고 등은 그 후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런 충주사고에는 고려사를 만드는데 바탕이 된 고려실록 말고도 고려시대 다른 책은 보관돼 있었다. 실록에 이런 내용이 보인다.

"사관 김상직에게 명하여, 충주사고의 서적을 가져다바치게 하였는데 …."-<태종실록> 그중에는 우리들 귀에 익은 책으로 오장육부도, 산해경, 계원필경, 전한서, 후한서, 신당서 등이 보이고 있었다.

충주사고 문헌들은 장르를 뛰어넘어 조선시대 지리지를 만드는데도 크게 참고가 됐다. 세종실록에는 또 이런 표현이 보인다.

'춘추관에서 계하기를, 이제 지리지를 편찬하는 때에, 마땅히 아울러 참고하여야 하겠사온 즉 충주에 명령하여 찾아올려 보내게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세종실록>

바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지리지인 세종실록지리지를 만드는데 충주사고의 실록 내용이 가장 많이 참고가 됐다. 이런 충주사고에는 오래된 책만 보관된 것이 아니라 새로 편찬된 책도 반입됐다.

충주 개천사에는 한 때 고려사를 편찬하는데 기초사료가 됐던 고려실록이 보관됐다.

조선왕조실록 등 국가에서 새롭게 편찬한 책들이 하나도 빠지지 않고 충주사고로 내려와 속속 보관됐다. 세종실록이 이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예문관 검열 김문기를 보내어 태조실록, 공정실록, 태종실록을 충주사고에 봉안하였다." 공정실록은 2대 임금 정종을 말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임진왜란 때 충주사고가 화염에 휩싸이면서 모든 역사 기록물을 잃어버렸다. 다행이 나중에 세워진 전주사고 하나가 불타지 않아 암흑에 묻힐 뻔한 우리 역사를 건질 수 있었다.

고려 말기의 문신 이숭인(李崇仁·1347~1392)은 목은 이색(李穡), 포은 정몽주(鄭夢周) 등과 함께 고려의 삼은(三隱)으로 일컬어진다. 그는 이성계의 창업(건국)에 협조하지 않은 결과, 정도전의 심복 황거정(黃居正)에 의해 유배지에서 장살(杖殺)되었다.

그가 한때 전회 언급한대로 충주사고로 사용됐던 충주 개천사를 찾아 멋진 시를 남겼다. 제목은 '권사군이 충주에 부임하는 것을 전송하며'이다.

'정토산은 좋은 곳이 많지만 / 개천사는 특히 한번 가볼 만 / 산문에 속객은 찾아오지 않고 / 오직 벽을 향하고 있는 고승뿐 / 강물을 내려다보는 백척의 누각 / 등나무 덩굴에 누워 있는 천년의 고목 / 그대 부임하면 한가한 날 많으리니 / 내가 놀았던 곳 하나하나 찾아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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