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7.10 15:12:0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지역 성주이씨 문중이 얼마전 묵재 이문건(李文楗·1494∼1567) 부부의 묘를 경북 고령에서 문중산이 있는 괴산문 문광면 대명리 송면산 자락으로 이장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시대 원피스인 철릭(帖裏), 지석의 일종인 묘지명 등 부인 안동김씨 '돈이'(敦伊·1497-1566)의 유품이 다량으로 발견됐다.

명종 때 장조카 이휘가 을사사화에 연루돼 극형당할 상황에 놓였다. 이때 이문건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부모 신주를 본인 집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그는 이때 일기를 이렇게 적었다.

'누님이 새벽에 오셨다. 함께 울었다. 밥과 국과 술잔을 가지고 신주 앞에 차려 놓고서 통곡하였다.'-<1545년 9월 11,12일>

능지처참을 당할 정도의 대역죄를 지었으면 삼촌인 이문건도 중형에 처해졌어야 했다. 그럼에도 이문건이 고향유배라는 비교적 가벼운 형을 받았다.

김언묵의 딸인 돈이는 인종의 비인 '인성왕후'와 사촌간이었다. 이문건과 부인 안동김씨의 부부금슬은 전반적으로 좋았으나 한번 대판싸운 내용이 묵재일기에 기록돼 있다.

이문건이 외박을 하고 들어오자 안동김씨 돈이가 이렇게 바가지를 긁는다.

"멀지도 않은 곳에 있으면서 어째서 밤에 기생을 끼고 남의 집에서 잤수. 어찌 이것이 늙은이가 할 짓이란 말이오. 왜 아내가 상심해서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으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단 말이오."(1552년 11월 21일)

그러자 이문건은 사대부답게 완강하나 한편으로는 처량한 모습도 노출시킨다.

"나도 부드럽게 대답하지 않았다. 서로 격앙되어 어긋장을 놓았으니 오히려 가소롭다. 밤이 되어 비로소 물에 만 밥을 먹고 잤다. (〃 11월 21일)

부인 안동김씨 돈이는 남편 이문건의 바람기를 어떻게 알았을까. 돈이는 여종 '숙지'를 정보원으로 심어놓고 있었다. 같은 날 일기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방금 종 숙지가 말해주었어요. 기생 종대가 자랑하기를 당신이 그 애를 사랑한다고 말했다면서요." 내가 그 말을 듣고도 대답하지 않자(…) 저녁 무렵에 추위를 무릅쓰고 아래채로 내려갔는데 붙들지 못했다. 이게 다 계집종들이 잡소리를 듣고서 일러바친 데 따른 변괴다.'

참고로 이문건은 성주에 두 채의 집을 갖고 있었다. 일기만 보면 두 사람의 화해는 대략 1주일 뒤에 이뤄진다. 그러나 부인 돈이는 마음의 상처가 무척 컸던지 또 토라진다. 11월 28일자 일기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낮에 누워서 아내한테 농담을 하였다. "기생 가운데 잘 생긴 아이가 없다오" 그러자 아내가 노하면서 말하였다. "종대가 또 생각나서 그런 것이지요" 하면서 아래채로 내려가 버렸다. 가히 질투 잘하는 사람이라 할 만하다.'

서두에 안동김씨 묘지명을 언급한 바 있다. 남편이 아내의 묘지명을 직접 쓰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나 이문건은 1년 먼저 죽은 아내를 위해 직접 글을 짓고 글씨를 썼다.

'비록 70나이를 누렸으나 / 깊은 병에 항상 내 마음이 타들어갔다 /…/오호라 훌륭한 부인이여 / 어찌 나보다 먼저 갔는가 / 영원히 혼과 몸을 간직해서 / 만년 동안을 여기에 있으라.'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