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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7.01 18:44:3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해괴제는 전통시대 나라 안에서 지진 등 이상한 일이 일어났을 때 지내던 제사를 말한다. 옛사람들은 나란 안에서 괴이한 일이 일어나면 자연속의 기 흐름이 응어리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해괴제는 문헌상 고려 현종 14년에 처음 등장한다. '을해일에 金州에 지진이 있었다. 이때부터 지진이 발생한 자리에 해괴제를 지낼 것을 명하였다.'-<고려사>

고려하면 떠오르는 것이 불교다. 그러나 고려의 조정은 불교 만큼이나 점술을 믿고 숭상했다. 고려 공민왕은 홍건적이 쳐들어오자 복주(지금의 안동)를 거쳐 우리고장 청주에 5개월 가까이 머무른다.

이를테면 청주가 한때 고려의 임시수도 역할을 한 셈이다. 홍건적이 거의 물러나가 공민왕은 점술가를 불러들여 '어느날 개경으로 환궁하는 것이 좋겠는가'를 점쳐보게 한다. 고려 조정에서의 주술을 그만큼 일상적인 것이었다. 해괴제도 그 범주의 하나에 속했다.

조선시대의 해괴제는 문헌상 태조 7년에 처음 등장한다. 해괴제는 자연에 지내는 제사의 일종으로 반드시 축문을 지어 읽었다. 해괴제는 지방뿐만 아니라 궁궐 자체에서도 지냈다.

이때 가장 많은 원인 제공자는 엉뚱하게도 부엉이 울음소리였다. 당시 궁궐에서는 부엉이 울음소리를 매우 불길한 징조로 여겼던 것 같다. 다음은 남수문이 지은 해괴제 축문이다.

'부엉이가 우니 실로 이상한 일입니다. 조촐한 음식을차려놓고 이에 물리치는 제사를 거행하며 비오니 바라건데 흠향하시고 은혜를 베푸시어 영원히 도움을 주서소.'-<경제선생유고>

확실히 한밤 중의 부엉이 울음소리는 음산한 면이 있다. 그러다가 세종대에 이르면 부엉이 울음소리를 '매우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기게 된다. 이때부터 부엉이 울음소리는 해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예조에 전지하기를, "금후로는 대궐 안의 부엉이가 운 곳에다 해괴제를 거행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하였다.'-<세종실록>

이번에는 꿩이 날아들자 매우 불길한 징조하고 해서 해괴제를 논의하게 된다. 이 자리에서 좌승지 이사철(李思哲)이 강력히 반대를 한다. 그는 "이제 더이상 귀신을 믿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좌승지 이사철 등이 아뢰기를, "궁성이 북으로 화산(華山)과 연접해 있으니, 꿩의 왕래하는 것이 괴상할 것 없사옵니다. 만약에 이로 인하여 해괴제를 지내오면 후세에 귀신을 숭상하는 단서를 열어주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세종실록>

조선 전기에 축문을 가장 많이 지은 사람 중의 하나가 앞의 인용문에 등장한 남수문(南秀文·1408∼1442)이다. 다음은 해주의 땅이 꺼진 곳에서 괴이함을 푸는 남수문의 축문이다.

'지도는 精을 주로 하거늘 어찌 웅덩이가 홀연히 이루어졌는지 내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이에 몹시 두려워하여 몸둘 곳이 없어 더욱 간절하여 물리치는 제사를 지내오니 상서를 많이 내려주소서.'-<경재선생유고>

경재(敬齋)는 남수문의 호다. 남수문은 우리고장 인물로, 그의 위패는 숙종 37년(1711)에 지어진 옥천 호계당우(虎溪堂宇)에 모셔져 있다. 묘는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 덕령산에 위치한다. 그는 술을 너무 좋아해 세종으로부터 "석잔 이상 마시지 말라"는 어명을 받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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