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5.31 16:56: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꿈의 사전적인 정의는 수면 중에 일어나는 일련의 시각적 심상이다. 꿈의 가장 큰 특징은 꿈꾸는 '나'는 '나'이면서도 현실의 '나'와는 단절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국 고전인 주례(周禮)는 일찌기 점몽 편에서 꿈을 꾸게 된 원인에 따라 꿈을 정몽(正夢), 악몽, 사몽(思夢), 오몽(寤夢), 희몽(喜夢), 구몽(懼夢) 등 여섯 종류로 분류했다.

정몽은 깨어나도 기억이 생생한 꿈으로 어떤 문제에 깊이 고심하고 있을 때 주로 꾸게 된다. 악몽은 심히 놀라 꾸는 꿈, 사몽은 평소에 생각하던 것이 꿈속에서 나타난 것을 일컫는다. 잠에서 로또 당첨되는 꿈을 꿨다면 바로 '사몽'이 된다.

이밖에 오몽은 낮 동안에 있었던 일이나 평소에 말한 것을 꿈에 보는 것을, 구몽은 두려워하는 꿈을 말한다. 이밖에 꿈과 관련된 표현으로 비몽사몽(非夢似夢), 일장춘몽(一場春夢), 태몽(胎夢), 호접몽(胡蝶夢) 등이 있다.

이중 호접몽은 장자(莊子·BC 369 ~ BC 289?)가 꿈에 호랑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다가 깨서는, 자기가 꿈에 호랑나비가 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호랑나비가 꿈에 장자가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한데서 나온 표현이다.

조선시대 양반가에서는 꿈을 꾸고 난 후 그 꿈의 인상, 충격, 의미를 잡아두기 위해 시(詩)를 짓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기몽시'(記夢詩)라고 한다. 직역하면 '꿈을 기술한다'라는 뜻이다.

유명한 기몽시를 남긴 인물 중에 기준(奇遵·1492∼1521)이 있다. 그는 사림파 조광조의 제자로, 사관(史官)을 거쳐 사가독서(賜暇讀書)를 할 정도로 전도양양한 인물이었다.

사가독서는 인재를 양성할 목적으로 젊은 문신들에게 휴가를 주어 일정기간 학문에만 전념케 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가 이런 기몽시를 남겼다.

'온 세계가 온통 어두움이여 / 평평한 육지에 어둔 바가 되었도다 / 하늘은 무엇 때문인가 / 내게 이런 때 만나게 하여 내 삶을 곤란케하네 / 도리를 남겨봤자 이해하기 못함이여 / 시간은 흘러가서 멈추지를 않는구나 / 아득하고도 아득한 우주여 / 강물이 소용돌이 침이여 / 뽕열매 먹은 산비둘기 울어대누나.'-<德陽遺稿>

 그는 이 기몽시를 짓게 된 동기에 대해 '어떤 사람이 나에게 글을 주었는데 잠에서 깼을 때는 기억이 안 나다가 잠시 잠들자 그 글을 읽을 수 있었다'다고 유고집인 덕양유고에 글을 남겼다.

 그가 이 시를 언제 지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덕양유고에는 그가 기묘사화 유배지에서 쓴 시가 많아 남겨져 있다. 따라서 이 시도 그가 정치적 어려움을 겪을 때 쓴 기몽시로 보인다.

 '강물이 소용돌이 치고 산비둘기 울어대는' 모습을 통해 혼탁한 세상을 표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함경도 온성에 유배돼 있던 중 어머니상을 당하여 고향(충남 아산)에 돌아갔다가 신사무옥(辛巳誣獄)이 터져 다시 유배지에 가서 교살됐다.

 그는 우리고장 출신인 김식(金湜·제천), 김정(金淨·보은))과 '절친'이었고 충청도관찰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맘 때가 그의 기몽시처럼 '뽕열매 먹은 산비둘기 울어대는' 계절이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