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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철

충북교총 회장, 죽림초 교장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한 중학교 담임교사가 직무유기로 입건되고, 이어 또 다른 교사가 학교폭력 은폐를 이유로 불구속 입건되는 등 경찰 수사가 잇따르고 있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교사는 학교폭력 문제에 있어 예방·중재·해결자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하는데 이를 위축시킬 처사가 분명하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보면 교사의 직무유기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때문에 사법적인 판단에 있어 자의적인 해석의 가능성이 높다. 위와 같은 경찰의 수사 방침이 계속될 경우 교사들은 학생 생활지도에 적극 나서기보다는 사법기관에 학생 사안을 넘기는 것을 상책으로 생각해 학생들이 온통 전과자가 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성장기의 아이들 간에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다툼까지도 경찰이 담당해야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은폐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한 잣대 또한 없다. 학교폭력의 특성상 학교 근무자들이 신이 아닌 이상 폭력 가해자나 피해자가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폭력의 정도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폭력사건이 인지되었을 경우, 학교 관계자들에게 지도할 시간을 준 뒤 해결이 안 될 때 경찰이 개입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교사들에게는 폭력 발생시 학생들이 정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양자 간에 이해가 된다면 경찰의 개입은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모 주간지가 2012년 2월 초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하루 평균 209명의 초·중·고교생이 학교를 떠난다. 또한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학업을 그만둔 초·중·고교생의 숫자는 7만6489명에 이른다. 고등학생의 경우, 2008년부터 학업중단자의 수가 꾸준히 늘어 2011년에는 3만8787명이 학교를 떠났다. 하루 평균 106명 꼴이다.

학교를 떠나는 이유를 보면 크게 질병, 가사, 품행, 부적응, 기타로 나뉜다. 이렇게 많은 학생이 학교를 떠나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도 삼지 않았다. 정계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 쪽에서도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학등록금 때문에 자퇴하는 학생의 숫자나 문제에 대해서는 앞 다투어 큰 목소리를 냈지만 초중고 학생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아주 미흡했다. 왜일까? 투표권이 없어서일까?

학교폭력 문제를 학교와 교사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더욱이 이번 경우처럼 모든 책임을 학교와 교사에게 몰아붙인다면 교사들의 학생지도는 위축되기 마련이고 교육활동 또한 제대로 이루어 질 수가 없다.

그동안 학생인권을 빌미로 전면 체벌금지는 물론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여 교사들의 손발을 묶어놓고는 이제 와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참으로 온당치 못한 처사로 생각된다.

오늘날의 학교폭력 사태에 대해 물론 교사들에게 일말의 책임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학생들이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상담을 했을 경우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였어야 했다. 학부모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학생들이 부모에게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교사에게는 말할 수 있었을까?

때문에 학교폭력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의 해결도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대안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 중에 내 새끼나 다른 새끼나 모두 함께 돌보아 주는 동물이 있다. 이제 우리도 그 지혜를 배워야 할 때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교사들에게 담당학년과 담당업무가 새로이 주어지게 될 텐데 초등의 경우 고학년 담임을, 중등의 경우 담임이나 생활관련 업무의 담당을 기피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때문에 지금 학교관리자들은 매우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도대체 정부에서는 진정 학교폭력 해결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혹 교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겨 면피하려고 의도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정말 이번 사태는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 지금 교사들은 학부모나 관련자들로부터 뭇매를 맞는 동네북이 되어가고 있다. 맷돌 같은 돌덩어리가 가슴을 짓누르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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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