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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2.12 16:23:3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지난 1997년 이문건이 쓴 묵재일기 속에 '설공찬전'(薛公瓚傳)이라는 한글 필사본 소설이 함께 적혀 있는 것이 발견돼 학계를 흥분시킨 바 있다. 저자는 우리고장 음성 태생인 채수(蔡壽)라는 인물이다.

작품은 일종의 저승 경험담 계열의 전기(傳奇)적인 내용으로, 주인공 설공찬의 영혼이 잠시 지상에 나와 자신의 경험담을 말하는 구조로 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반역으로 정권을 잡은 사람은 지옥에 떨어진다'는 부분이다. 이는 연산군을 축출하고 집권한 중종정권에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다. 채수는 폭군이라 할지라도 끝까지 보필하여 올바른 정치를 하도록 하는 것이 신하된 도리라고 생각한 것 같다.

아울러 소설에는 여성도 글을 할 줄 알면 관직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보인다. 이는 여성을 차별하는 조선 사회체제를 통박한 것이다.

그 동안 학계에서는 최초의 국문소설인 홍길동전이 장편인 데다 완벽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그 이전에 어떤 형태로든 국문표기 소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그러나 그 중간 작품으로 제시된 안락국태자전·왕랑반혼전 등이 소설이 아닌 모두 불경의 번역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줘왔다. 설공찬전은 조선 최초의 금서였다.

그러나 각계각층의 독자들에게 광범위한 인기를 끌면서 조정에서까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조선왕조실록에도 금서가 되는 과정이 비교적 상세히 적혀 있다.

"채수가 설공찬전을 지었는데, 내용이 모두 화복이 윤회한다는 논설로, 매우 요망한 것인데 중외(中外)가 현혹되어 믿고서, 문자로 옮기거나 언어로 번역하여 전파함으로써 민중을 미혹시킵니다. 부에서 마땅히 행이하여 거두어 들이겠으나, 혹 거두어들이지 않거나 뒤에 발견되면, 죄로 다스려야 합니다."-<중종실록>

사상논쟁과 함께 채수의 형량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당시 김수동이 "만약 이 사람(채수 지칭)이 죽어야 된다면, 태평광기(太平廣記)·전등신화(剪燈新話) 같은 유를 지은 자도 모조리 베어야 하겠습니까"(중종실록)라고 채수를 두둔했다.

그러자 황여헌가 "채수의 설공찬전은 지극한 잘못입니다. (…) 이는 세교(世敎)에 관계되고 치도(治道)에 해로우니, 파직은 실로 너그러운 법이요 과중한 것이 아닙니다"(중종실록)라고 받았다.

결국 이 논쟁은 "채수가 진실로 죄는 있으나, 조율(照律)은 지나치다"는 선에서 마무리 됐다. 조율은 사형을 의미한다.

채수는 중종반정 직후 관직을 버리고 처가가 있는 함창(지금의 상주) 쾌재정이라는 곳에 은거했다. 그는 이때 평소의 생각을 작심하고 소설로 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격적인 내용을 담았던 설공찬전은 모두 불살라졌고, 이를 숨긴 자도 처벌을 받았다.

'설공찬전을 불살랐다. 숨기고 내어 놓지 않는 자는, 요서은장률(妖書隱藏律)로 치죄할 것을 명했다.'-<중종실록>

설공찬전이 하나의 완성된 책이 아닌, 이문건의 묵재일기 이면에서 한글 필사본 형태로 발견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우리고장 괴산에 처가가 있었던 이문건도 평소에 설공찬전을 즐겨 읽었다는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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