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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1.31 16:49:2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 세종~예종 연간에 우리고장 속리산 복천암 주지를 지낸 인물로 신미대사((信眉·?~?)가 있다. 그의 본관은 영산(永山), 즉 지금의 영동으로 그의 집안은 본래 유학을 숭상했다. 그러나 신미는 부친 김훈(金訓)이 주지육림에 빠지자 출가했다. 문종실록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집현전 직제학 박팽년 등이 상서하기를, "(신미는) 그 아비 김훈이 죄를 입게 되자, 폐고(廢錮) 된 것을 부끄럽게 여겨 몰래 도망하여 머리를 깎았습니다…'" -<문종실록> 본문 중 '폐고'는 관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미대사와 관련해 이른바 '한글창제 주도설'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이 설은 대략 세종이 한글창제를 기획하고 작업을 주도한 인물은 신미대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그 근거로 신미가 세종·세조 두 임금과 유난히 친밀했던 점, 한글창제후 유교가 아닌 불교경전이 집중적으로 간행된 점, 법호가 유난히 길고 극존칭으로 돼 있는 점 등을 꼽고 있다.

이밖에 월인석보와 훈민정음이 불교적 상징을 지닌 108장과 33장으로 각각 구성돼 있는 점 등도 거론하고 있다. 신미대사가 한글창제를 주도했다는 내용은 현존하는 사료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는 사료가 더러 존재한다. 1469년 신미대사가 '중이 금강경과 법화경을 시험봐 점수가 안 좋은 승려는 모두 환속시킨다'는 말을 들었던 모양이다. 신미대사는 이를 반대하는 상소문을 올렸다. 그런데 그 상소문은 언문, 즉 한글로 작성됐다.

'중 신미가, (…) 언문(諺文)으로 글을 써서 비밀히 아뢰기를, "중으로서 경(經)을 외는 자는 간혹 있으나, 만약에 강경(講經)을 하면 천 명이나 만 명 중에 겨우 한둘뿐일 것이니, 원컨대 다만 외는 것만으로 시험하게 하소서" 하니…'-<예종실록>

인용문장 마지막에 '임금이 신미를 졸(卒)한 광평 대군(廣平大君)의 집에 거처하게 하고, 병졸들로 하여금 문을 지키게 하여 사알(私謁)을 금하게 하였다'라는 내용이 이어진다. 이것으로 봐 신미의 상소는 관철되지 않았고 도리어 일시적인 구금을 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미가 세종, 세조 임금과 친밀했다는 근거 역시 사료에 등장한다. 유교가 국시였던 조선에서 중이 왕의 침소에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신미는 세종으로부터 침실로 들어오라는 하명을 받는다.

'임금의 병환이 나았는데도 정근(精勤)을 파하지 않고 그대로 크게 불사를 일으켜, 중 신미를 불러 침실 안으로 맞아들여 법사를 베풀게 하였는데, 높은 예절로써 대우하였다'-<세종실록>

세조는 신미를 보기위해 초청약수를 거쳐 속리산 복천사를 방문했다. 이때 그 유명한 정이품송 전설이 만들어졌다. 실록에는 '수양대군 이유(후에 세조)와 안평대군 이용이 심히 믿고 좋아하여, 신미를 높은 자리에 앉게 하고 무릎꿇어 앞에서 절하여 예절을 다하여 공양하고…'라는 표현까지 보인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 신미가 한글창제를 주도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지역 전문가 누군가가 보다 확실한 사료적 증거를 가지고 깊이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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