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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1.26 17:37: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는 청렴결백한 관리인 청백리(淸白吏)를 제도적으로 육성·관리했다. 청백리 제도가 언제 시작됐는지는 분명치 않다. 성종실록에 청백리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조선 전기에 도입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청백리의 선발은 전후기가 달랐다. 조선 전기에는 의정부·이조에서, 후기에는 비변사·이조가 왕명에 따라 2품 이상의 관료자 중 생존하거나 사망한 인물을 1차 대상으로 했다.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청백리 중에 이약동(李約東·1416∼1493)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세종 때 진사시와 문과에 잇따라 급제한 후 제주목사까지 승진했다. 그의 청백리에 얽힌 이야기는 이때 만들어 진다. 이긍익이 지은 연려실기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공이 제주 목사로 있으면서 사냥할 때에 채찍 하나를 가졌었는데, 임기가 차서 돌아올 때 그 채찍을 벽 위에 걸어 두었었다. 후에 섬 사람들이 보배처럼 간수하여 매양 목사가 도임하면 채찍을 내어 놓았다. 세월이 오래 되자 좀이 먹어 부서지니 화공(畵工)을 시켜 그 채찍의 형상을 그려 걸어 놓았다.'-<연려실기술>

공적(公的)으로 주어진 물건은 그것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개인 것으로 만들지 않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인용문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관련 내용이 제주도 바위에 새겨졌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채찍이 걸려 있는 바위'라는 뜻의 괘편암(掛鞭岩) 일화가 생겨났다.

이약동에 얽힌 제주도 시절의 일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연려실기술에는 '항해중 배가 파선의 위기에 이르자 하늘을 속인 노여움이라 단정하고 배 안을 살펴 몰래 부하들이 넣어둔 갑옷을 찾아내어 물에 던졌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연려실기술은 이에 대해 '후세의 사람들이 그곳을 가르켜 '투갑연(投甲淵)'이라 하였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잘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다. 정황상 갑곳을 던진 곳은 항해 중인 바다이나 '못 淵' 자가 등장해 있다.

조선후기 문인 이유원이 지은 임하필기에 투갑에 얽힌 내용이 등장한다. 임하필기에는 '당초 본주(제주 지칭)의 장사들이, 이약동이 일찍이 유장(儒將)으로 천거해 주었다고 하여 갑옷 한 벌을 가져왔다'라는 표현이 보인다.

인용문 내용대로라면 제주도에 유교의 씨앗을 뿌린 인물은 이약동인 것이 된다. 유장(儒將)은 선비형 장수라는 뜻이다. 제주목사가 되기 전의 이약동은 우리고장 황간에도 깊은 족적을 남겼다. 영조 때 쓰여진 여지도서 황간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그는 제주목사가 되기 전 황간현감도 역임했다.

'이약동과 박영상이 연달아 이 고을의 수령이 되어 유교의 풍습을 크게 떨쳤다. 전쟁을 치룬 후 백성이 또 적어졌는데 송시열이 '살만 한 곳이다'라고 언급하면서 고을의 유생수가 많아졌다.'-<여지도서>

중종 때 쓰여진 신증동국여지승람은 황간에 대해 '거주하는 백성들이 적고, 소나무와 참나무가 하늘을 덮어 가장 그윽하고 깊숙한 데다가, 들짐승이 맘대로 뛰놀고 도둑들이 노략질하기 때문에, 여기를 지나는 자는 여럿이 무리를 지어야만 비로소 다니곤 했다'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 들짐승 맘대로 뛰놀던 추풍령 황간에 유교의 씨앗을 뿌려졌다. 바로 이약동에 의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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