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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1.15 18:06: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은 농업국가였고, 그중에도 벼농사를 가장 중시했다. 그래서 '한 나라의 정치 중 농사보다 더한 것이 없고, 그 농사의 요체 중 수리(水利)보다 더한 것이 없다'라는 표현이 생겨났다.

지리지는 수리와 관련된 내용으로 제언(堤堰)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제언은 인공적으로 쌓은 저수지나 보를 말한다. 지금의 저수지는 그 규모가 무척 큰 편이다. 따라서 조선시대는 방죽도 제언으로 표현했다.

벼는 마지막 추수기를 제외하고 생육기간 내내 물을 필요로 하는 작목이다. 때문에 벼농사를 잘 지으려면 제언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했다. 사료에는 제언 축조를 게을리한 고을 수령에게 곤장을 때리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태종 18년의 실록 기사에는 우리고장 충청도와 관련된 내용도 등장한다.

'청주 목사 김매경·판관 윤번·충주판관 장안지·진천 현감 진운수·죽산 현감 김종서에게 각각 태(笞)50대를 때려서 환임(還任) 시키니(…) 행대(行臺) 정길흥이, 김매경 등이 제언을 수축(修築)하지 않았다고 아뢰었기 때문이었다.'-<태종실록>

'수령'(守令)은 군수와 현령의 앞뒷말을 취한 단어로, 지금의 시장·군수와 같은 지방관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들에게 곤장을 쳤다는 것은 당시 조정이 제언을 얼마나 중요시했는가를 반증하고 있다.

제언 축조는 조선시대 난이도가 가장 높은 토목공사였다. 따라서 제언 축조에는 인력이 많이 동원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 조정이 제언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식량·세금과 직결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종 때 우리고장 충주 달천도 제언 축조의 대상에 올랐다. 달천은 유량이 많고 폭이 넓다. 따라서 이때의 제언 축조는 정황상 물막용 대형 보(洑)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충청감사 이칙(李則·1438∼1496)이 달천 제언 축조의 구체적인 장소로 단월역 위를 지목하는 계를 올렸다.

"만약 단월역 위에 있는 여울물이 얕은 곳에 돌을 쌓고 방죽을 만들어 물을 막으면 수세(水勢)가 본시 높아서 전지(田地)에 내려 댈 만하여, 백성이 이로움을 입을 것이니, 만약 군인 수천인을 쓴다면 수순을 지나지 않아, 도랑을 파서 물을 댈 수 있을 것입니다."-<성종실록>

성종은 이칙의 이같은 보고에 대해 당시 공조판서 성건(成健·1439∼1496)으로 하여금 달천 일대를 살펴보게 했다. 성건은 재임시 연해 도서지방의 둔전 설치와 조창이전 문제를 면밀히 검토한 전력이 있는 등 토목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가 돌아와 보고한 내용은 "입지가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충주 달천은 지금 수심이 3척이고 너비가 1백 50척이니, 만약 제방을 쌓아 물을 끌어 들인다면, 뚝의 높이는 모름지기 10척8촌이어야 하고, 뚝의 길이는 모름지기 4백 척이 된 뒤에야 흐르는 물을 끌어 댈 만합니다. 하지만 도랑을 칠 곳은 암석이 험조(險阻)하여, 물이 통하도록 뚫기가 가장 어렵습니다."-<성종실록>

그는 "달천(達川)은 수세(水勢)가 사납고 급하니, 만약 우수(雨水)가 창일하게 되면 방죽과 도랑이 다 허물어져서 남음이 없을 터이니, 장구한 이익은 없을 것 같습니다"라는 보고 내용도 덧붙였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달천이 달강 또는 달래강으로도 불리는 이유를 감천(甘川), 즉 물맛이 좋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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