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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0.09 16:31:4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풍수가들은 충주의 풍수가 매우 좋다고 말하고 있다. 산이 높고 물이 깊으며 들이 넓기 때문이다. 이런 지리(地理)라면 한번쯤 나라의 도읍지가 됐을 수도 있으나 그렇치는 못했다.

풍수가들은 그 이유로 충주가 풍수상 인체의 어깨 쯤에 위치하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우리 몸의 어깨는 전면이 아닌 후면에 위치한다. 이때 그 기준점이 되는 것이 백두대간이다.

이와 관련 풍수가들은 충주가 백두대간 안쪽, 즉 경상도 북부지역에 위치했으면 도읍지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한 얘기지만 충주를 도읍지로 삼으려 했던 시도는 고려시대부터 나타난다.

고려 후기는 왜구의 극성기였고, 이 때문에 개경의 방어가 불안해지면서 도참설이 횡행하였다. 도참설은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예언 혹은 징조를 통칭하는 말이다. 그것을 적은 책은 비기, 밀기 혹은 비결이라고 부르고 있다.

충주로의 천도는 신돈(辛旽·?~ 1371)이 공민왕에게 알리지 않고 은밀히 추진했다. 신돈은 충주가 내륙의 요새이며 교통의 중심지라는 지정학적 조건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돈이 비밀리에 시중 이춘부를 시켜 충주 천도를 청하니 왕이 크게 노했으나, 신돈이 송경은 해구가 두렵다고 하자 노염을 풀고 삼소의 순주를 명하여 길을 닦고 이궁과 혼전을 짓는 등 백성을 동원하여 고통을 겪게 했다. 그러나 백성들은 신돈을 두려워하여 감히 말하는 자가 없었다"-<고려사>

공민왕은 처음에는 충주로의 천도를 반대했다. 그러나 점차 충주에 호감을 갖게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옛날 우리 태조께서 매양 사중(四仲)의 해에 삼소(三蘇)에 순행했으니 나도 또한 장차 평양, 금강산을 돌아 충주에 주가(駐駕)하리라."-<고려사>

인용문 중 삼소는 수도 개경의 지덕(地德)을 높이기 위하여 주변 세 지역을 '蘇'로 설정한 것을 일컫는다. 지리도참사상과 산악숭배사상이 결합돼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처음에는 개경 주변의 산인 백악산(좌소), 백마산(우소), 기달산(북소)이 삼소로 설정됐다. 이것이 공민왕 18년(1369)에는 평양과 충주 그리고 금강산으로 바뀌었다.

공민왕은 이를 전후로 해서 충주에 이궁(離宮)을 건립했거나 최소한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난다. "삼소 순주의 하교로 평양과 충주에 이궁과 노국공주의 혼전(魂殿)을 지음으로 백성들이 심히 괴롭게 여겼다."-<고려사>

그러나 공민왕의 충주 천도는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 중심에 점복과 풍수사상이 위치한다. 당시 판사천감사 진영서(陳永緖)라는 인물이 "요즘 태백이 낮에 나타나고 연사가 흉황하니 정(靜)하면 길하고, 동(動)하면 흉하다"라는 점괘를 내놨고, 공민왕은 이를 수용했다.

뒤에 이인임이 도당(都堂)에서 "지금 왜가 경도(京都)에 침구할 것을 꾀하는데, 충주는 바다와 거리가 멀고 사방의 도로가 대개 균등하니 마땅히 미리 태조의 진영(眞影)을 충주에 옮기고 송도를 방술의 땅으로 삼으라"고 충주 천도를 다시 촉구했으나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고려의 마지막 무장 최영이 반대했다. 도당은 재추, 즉 대신들이 합의 결정을 하던 고려 후기의 최고 정무기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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