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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8.07 15:19:0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전회에 우리고장 충주와 질긴 인연을 가진 인물로 이순몽을 소개했다. 그는 친구 황상(黃象)의 애첩인 월하봉이라는 기생과 사통했다. 그 결과, 자신은 물론 월하봉의 머리가 빡빡 깎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황상이 이를 알고 반인(伴人)과 노복(奴僕)을 거느리고 가서 순몽과 월하봉을 잡고 모두 그 머리를 바싹 깎았으므로, 명하여 의금부에 가두고 국문(鞫問)하게 하였다'-<세종실록>

예나 지금이나 유유상종(類類相從) 중에 친구를 만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온 말이 '그 친구의 그 친구'라는 표현이다. 이순몽의 친구 황상에게도 궁금증의 시선이 쏠린다.

황상 역시 무신 출신이다. 그는 세종 연간에 이종무가 대마도를 정벌할 때 휘하의 중군장으로서 큰 전공을 세웠다. 그러나 그도 친구 이순몽과 마찬가지로 '육봉'(肉棒)을 잘못 휘둘러 망신을 당하게 된다.

가뭄이 크게 들자 태종이 전국적으로 금주령을 내렸다. 황상이 이를 어겼다. 그것도 기생까지 끼고 술을 마시다 관원에게 적발됐다.

'전 소감 황상을 영흥부로 귀양보내었다. 이때에 크게 가물어서 금주령이 엄하였는데, 황상이 의순고별좌로서 주모(酒母)의 집에 들어가 기생을 대하고 술을 마시다가 헌부(憲府)에 적발되었다.'-<태종실록>

유배형이 내려졌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귀양을 갈 수 있었다. 이른바 자원부처(自願付處)다. 황상의 아버지는 개국공신 황희석(黃希碩·?∼1394)이다. 고려말 이성계가 말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으면서 혁명파에게 큰 위기가 찾아온다.

실제 정몽주는 이틈을 노려 이성계 일파를 제거하려 했다. 이때 이성계를 결사적으로 옹위한 인물이 황희석이다. 따라서 그는 부친상 중에도 이성계를 만날 정도로 '신권력'의 중심부에 위치할 수 있었다.

'상의중추원사 황희석이 왔다. 희석은 임금이 즉위하기 전에 부친의 상(喪)을 당했는데, 이때에 이르러 최복(衰服·상복 지칭) 차림으로 와서 임금을 뵈었다.-<태조실록>

황상은 이런 아버지를 둔 덕택에 첫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호색(好色)을 천성적으로 지녔던 것으로 보인다. 서두에 언급한 머리를 빡빡 깎는 사건은 나중의 것에 해당한다. 그 전에 첩 가희아(可喜兒) 사건이 있었다.

그는 정부인 외에 가희아라는 여자를 첩으로 뒀다. 이 첩을 이번에는 김우라는 인물이 사통했다. 두 남자들 사이에 쫓고 쫓기는 육박전이 백주에 벌어졌다.

'황상이 말을 달려 장(杖)을 가지고 쫓으니, (김우의) 갑사(甲士)와 종인(從人)이 모두 흩어지고, 구경꾼이 구름같이 모였다. 도로(道路)에서 말이 전해져 소문이 났으나, 핵문(劾問)하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세종실록>

인용문 중 핵문은 잘 잘못을 따지는 것을 말한다. '둘 다 그렇고 그러니 물을 것도 없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황상이 우리고장에 작은 인연을 남겼다.

그는 충좌사첨절제사(忠佐司僉節制使)를 역임했다. 이때의 '충좌'는 지금의 충북을, 그리고 첨절제사는 진관(鎭管)에 속했던 종삼품의 무관(武官)을 말한다. 정황상 그는 당시 청주진의 병마첨절제사를 역임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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